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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대담 ①] 2017년 힙합 그리고 '필굿뮤직' 타이거JK

기사입력 2016.12.30 11:44 / 기사수정 2016.12.31 23:52


'힙합'은 이제 ‘K-POP'에서 더이상 아웃사이더가 아닌, '코어'로 자리잡았다. 지난 해 음원차트를 석권한 대다수 뮤지션들은 '래퍼'였고, '힙합 예능'은 케이블과 종편 음악 예능프로그램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쇼 미더 머니' '언프리티랩스타' '힙합의 민족'에 이어 올해는 '고등래퍼'까지 출격을 기다리는 중이다.

타이거JK(본명 서정권)와 라이머(본명 김세환)는 오늘날 대한민국 '힙합'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들이다. 두 사람은 각각 '필굿뮤직'과 '브랜뉴뮤직'을 이끌며 한국 힙합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힙합'의 '큰형님' '빅대디' 타이거JK와 라이머를 만나 한국 힙합의 진단과 방향, 각자의 레이블에서 준비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편집자주]

[신념대담 ①] 2017년 힙합 그리고 '필굿뮤직' 타이거JK
[신년 대담②] 2017년 힙합 그리고 '브랜뉴뮤직' 라이머

[엑스포츠뉴스 홍동희 김미지 기자] 1990년대 중반 이름도 생소하던 '힙합'이란 장르를 우리나라에 소개했던 ‘드렁큰타이거’로도 잘 알려진 타이거JK(본명 서정권). 그는 척수염이라는 희귀병을 이겨내고 2000년대 중반 재기에 성공하면서 힙합계의 '큰형님'으로 우뚝 섰다.

2009년 드렁큰타이거 정규 8집 음반의 성공 이후 왕성한 활동을 해오던 타이거JK는 2013년 아내인 윤미래, 후배 래퍼 비지와 함께 기존 소속사를 나와 독자노선을 걷기로 한다. 드렁큰타이거 정규 8집 앨범 타이틀을 딴 레이블 '필굿뮤직(FEEL GHOOD MUSIC)'을 설립한 타이거JK는 한동안 윤미래, 비지가 함께한 'MFBTY'란 팀으로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해왔다. 그건 그가 최근 3년 여 간 대중과 거리를 두며 자신만의 음악세계에 빠져 지냈다고 했다.

그에겐 최근 3년 사이 크게 2가지의 큰 시련이 있었다. 하나는 기존 소속사와 결별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고, 또 하나는 그런 과정에서 갑작스런 암선고를 받은 아버지가 1년 여 간의 투병 중 결국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언론에 크게 보도되지 않았지만 아버지의 투병 생활은 가족들에겐 큰 고통이었다. 석연치 않았던 의료계의 부당한 행위로 힘겹게 홀로 싸워야 했던 그는 일을 크게 벌리고 싶지 않아 혼자 속앓이가 심했다고 했다.

2013년 9월 발매된 MFBTY의 ‘살자’는 그런 타이거JK의 심경을 담아낸 앨범이다. 그는 “당시 아버지 본인에게는 암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가족들과 함께 힘들게 병마와 싸웠다”며 “그러다 '살자'라는 앨범을 내고 인터뷰를 하는데 아버지가 기사를 볼거라는 생각에 속사정을 솔직하게 밝히지 못하고 가식적인 인터뷰를 했더니 많은 분들이 이상하게 보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그가 미디어, 대중과 점점 거리가 멀어진 것도 아버지를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우울감에 빠졌기 때문이다. MFBTY의 음악은 그런 그를 위로하고 자신들만의 꿈나라였던 셈.

MFBTY를 보고 'JK같지 않다', '윤미래 같지 않다'는 평에 대해 타이거JK는 “그 당시에 우리는 그런 노래를 하지 않으면 우는 수밖에 없었다. 미래나 비지 그리고 나 모두 살려고 만든 MFBTY였기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라고 항변했다.

그런 그가 지난해부터 드디어 꿈틀대기 시작했다. ‘필굿뮤직’이 새로운 뮤지션을 영입하는가 하면, Mnet의 8부작 예능 ‘위키드’에 출연해 색다른 모습도 선보였다. 또 최근에는 레이블 ‘굿라이프크루’를 설립하고 후배 도끼가 메인프로듀서를, 면도, 슈퍼비 등을 새롭게 영입하면서 세를 확장 중이다.

Q. 지난해 특히 힙합은 케이팝의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은 것 같다.
A. 확실히 내가 힙합을 시작했을 때와는 차원이 달라졌다. 최근 청문회 후에 '디스'라는 단어로 인터뷰를 하는 국회의원들도 봤는데 그런 걸 보면 힙합이 하나의 대중적인 장르가 됐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한동안 TV세상을 잊고 곡 만들고 공연에만 몰두했기에 힙합이 어느 정도 대중화가 됐는지를 몰랐다. 그러다 새로운 세상에 적응을 한 지 얼마 안되다 보니 나를 힙합의 큰 형님이라고 불러주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색하다. 지금은 굉장히 신인 같은 기분이다. 신기한 게 많다.

Q. 요즘의 힙합, 어떤 점이 달라졌나.
A. 예전에는 어떤 것을 시도하면 리스너나 평론가가 아주 깊게 분석하고 나름대로의 결과를 내줬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어지고 '누가 더 스웨그가 있나'라는 점이 평가요소가 된 것 같다. 아티스트와 리스너 간의 재미있는 놀이가 없어진 격인데 인터넷 세상이 도래하면서 그런 것들이 사라지고 나는 무인도에 갇혔던 것 같다. 옛 세상만 보고 있다가 어느 날 깨보니 세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또 하나는 예전에는 원타임, 지누션, 리쌍, 허니패밀리, 드렁큰타이거, 다이나믹듀오 등 다 다른 노래 색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누군가가 어떤 시험적인 장르를 내면 '이건 지금 유행하는 스타일이 아닌데'라고 평가를 받기도 해서 음악적 시도를 다양하게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스킬만으로 따지면 전체 래퍼들의 레벨은 향상된 것 같다.

Q. '필굿뮤직'과 '굿라이프크루'의 차이점이 궁금하다.
A. 필굿뮤직이 헤드쿼터라면 굿라이프크루는 레이블이다. 쉽게 말하면 굿라이프크루는 필굿뮤직 안에서 오로지 랩만 하겠다는 랩쟁이들만 모아놓은 곳이다. 필굿뮤직은 음악을 포함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있다. 현재 슈퍼비, 면도가 굿라이프크루에 있고 주노플로를 새롭게 필굿뮤직으로 영입했다. 또 ‘혼자하는 사랑’을 부른 가수 앤을 프로듀서로 영입하고 배우 아덴 조도 함께 하기로 했다.

Q. 굿라이프크루에서 도끼는 어떤 역할인가.
A. 도끼는 프로듀서 역할이다. 도끼의 언어나 힙합 랭귀지가 현재의 래퍼들에게 더 잘 먹힐거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도끼가 프로듀싱을 한다니까 많이 따라 들어오려는 젊은 래퍼들도 있다. 도끼와는 예전 무브먼트크루에서처럼 같은 회사에 소속돼 있지는 않지만 서로 돕는 형태가 될 것 같다. 도끼가 일리네어 레코즈 밑에 앰비션 뮤직이라는 레이블도 가지고 있는데 굿라이프와 앰비션의 래퍼들이 서로 교류하고 도우면서 무브먼트크루의 진화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Q. 얼마전 주노플로와의 계약이 화제가 됐는데.
A. 새로운 힙합에 좀 깨보니까 주노플로라는 친구가 눈에 들어와서 미국에 찾아가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주노플로가 굉장히 큰 회사에서 계약서가 간 상태였는데도 필굿뮤직을 선택해줬다. 나는 주노플로가 어디에서 하든 잘할 수 있는 환경에서 했으면 하는 마음에 어떤 곳이 좋을 것 같다고 컨설팅까지 해줬는데 그걸 마다하고 와줘서 굉장히 신기했다.

Q. 2월 방송 예정인 Mnet '고등래퍼'에 적극 참여한다고 들었다.
A. 예전에는 경연이 이루어지는 힙합 프로그램은 참여하지 않는다는 철학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걸 마다할 수가 없는 세상이 됐다. 그렇다면 내가 들어가서 싸움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면 좋을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 '고등래퍼'의 경우, 서로를 깎아내리거나 폭력을 조성하는 분위기는 안될 것 같다고 제작진에 말씀 드렸는데 나중에 그런 기획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참여하게 됐다. 어떤 심사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고 최종 우승자에게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으로 참여하게 됐다.

Q. 방송을 통해 만들어진 힙합의 아쉬운 점은.
A. 힙합 경연 프로그램이 싫었던 점은 배틀 문화도 힙합 문화도 아닌 디스 문화를 너무 크게 만들었다는 것. 디스가 힙합의 전부가 아닌데 방송에서 그렇게 비춰지는 것이 안타까웠다. 또 다들 악이 가득한 상태에서 배틀을 진행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게 아쉬웠다.

Q. 2017년, 드렁큰타이거 앨범이 8년 만에 나오는데 정규 앨범을 작업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너무 아프고 힘든 시간을 겪고 나서 이제는 돌아와서 드렁큰타이거 앨범을 낼 준비가 된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행히도 지금 메타가 올드스쿨과 붐뱁 장르가 돌아와서 나도 리스너들도 다 준비가 됐다. 지금은 곡의 소재를 모으는 중이다. 정규 앨범을 만드는데 평균 100곡 정도를 녹음하는데 어느 유명한 사람을 피처링으로 세우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언더 래퍼를 발굴해내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 친구들을 찾고 있다.

Q. 2017년도 필굿뮤직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A. 음악을 차트 성적, 음반 판매량 등의 성적이 아니라 뭔가를 만드는 것에서 오는 행복함과 중요성을 아는 사람들이 모이는 해로 만들고 싶다. 그리고 그런 취지에 많은 리스너들이 공감해주는 것이 목표다. 최근 성적 기준에 끌려가는 레이블들이 많은데 우리는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아티스트 자체를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mystar@xportsnews.com / 사진=필굿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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