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장대높이뛰기 여왕' 옐레나 이신바예바(31, 러시아)는 건재했다. 그는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들으며 쓸쓸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한번 비상했다.
이신바예바는 14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4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4m89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09년에 세운 세계 기록이자 자신의 최고 기록인 5m06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시즌 기록을 세우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신바예바는 지난달 열린 자국대표 선발전을 마친 뒤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명예롭게 은퇴하고 싶다"고 말했다. 루즈니키 스타디움은 이신바예바가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첫 승리의 기쁨을 안겨준 장소에서 자신의 선수 생활을 마치고 싶다는 뜻을 남겼다.
결국 이신바예바는 자신의 의지대로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현 세계랭킹 1위인 야리슬리 실바(쿠바)와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제니퍼 슈어(미국)을 제치며 홈 팬들의 갈채에 답례했다.
이신바예바는 영국 BBC스포츠를 비롯한 복수의 매체를 통해 "이번 대회가 내 경력의 마지막 무대는 아니다"라고 말하며 은퇴를 번복했다. 그는 "나는 잠시 쉬고 싶을 뿐이다. 가정을 꾸린 뒤 내가 가진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신바예바는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결혼을 올리고 출산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던 그는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부활한 뒤 선수생활을 지속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신바예바는 "관중들의 응원이 나에게 힘을 줬다. 내가 경기를 하면서 받은 역대 최고의 응원이었다. 세계기록을 깨기 위해 5m07에 도전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기술적으로 시도는 좋았지만 많이 피곤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6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그는 스스로를 "이 순간 나는 행복하다. 나는 장대높이뛰기 여왕이고 왕관은 내 것"이라며 기쁨을 만끽했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옐레나 이신바예바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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