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창원, 김유민 기자) 일주일 전 볼넷을 줄여야 한다는 사령탑의 충고를 무색하게 만드는 절망적인 경기가 나왔다.
LG는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 원정에서 5-10으로 역전패했다.
역전과 재역전이 거듭됐다. 2회말 NC가 맷 데이비슨의 선제 솔로홈런으로 앞서갔지만, 3회초 LG가 박동원의 동점 솔로포, 신민재의 적시타로 리드를 가져갔다.
4회말 NC가 서호철과 김형준의 연속 안타로 만든 득점권 기회에서 대타 김주원 작전에 성공하며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권희동의 연속 적시타까지 나오면서 3-2 재역전에 성공했다.
LG는 5회초 선두타자 박해민의 안타, 신민재의 2루타로 1사 2, 3루 역전 찬스를 만들었다. 이후 오스틴 딘의 타석에서 바뀐 투수 신영우의 폭투가 나오면서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갔고, 오스틴이 희생플라이 타점을 추가하면서 점수가 다시 뒤집어졌다.
6회초에는 문보경의 2루타, 문성주의 진루타로 만들어진 1사 3루에서 상대 투수 신영우의 폭투가 나와 스코어 5-3까지 달아났다.
문제는 6회말이었다. 바뀐 투수 이정용이 선두타자 김형준에게 안타를 내준 뒤, 도태훈에게 병살타성 타구를 유도했으나 비디오 판독 결과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이 나왔다. 이후 권희동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이정용은 후속타자 최원준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2사 2, 3루 상황에서 공을 이어받은 함덕주는 박건우에게 볼넷을 내주며 베이스를 가득 채웠다. 이후 데이비슨, 이우성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연속 밀어내기를 내줬고, 점수는 5-5 동점이 됐다.
LG는 백승현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그러나 백승현 역시 김휘집에게 볼넷, 서호철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밀어내기 2실점을 추가했다.
결국 LG는 이닝의 네 번째 투수 이지강을 투입했다. 이지강은 올라오자마자 김형준에게 밀어내기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더니, 후속타자 도태훈에게는 초구 몸에 맞는 볼로 다시 밀어내기를 허용했다. 점수는 어느새 9-5까지 벌어졌다. 이지강은 권희동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간신히 이닝을 마무리했다.
6회말에 나온 7타자 연속 사사구, 6타자 연속 밀어내기는 모두 KBO리그 역대 최장 신기록이었다.
이미 기세가 꺾인 LG는 별다른 반격도 해보지 못한 채 경기를 내줬다. 같은 날 우천으로 경기를 치르지도 않은 2위 한화 이글스에 2.5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반면 8회말 김휘집의 솔로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은 NC는 3연승을 질주, 리그 단독 6위 자리를 차지하며 가을야구를 향한 마지막 희망을 이어갔다.
LG는 지난 1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10-6 승리를 거뒀다. 당시 우천으로 경기가 도중에 길게 중단되는 일이 있었지만, 타선에서 식지 않은 집중력을 앞세운 LG가 최종 승리를 따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승리에는 찝찝함이 남았다. 넉넉한 점수 차에 등판해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한 불펜 때문이었다.
당시 경기 종료 후 염경엽 LG 감독은 집중력을 보여준 타선과 김영우, 김진성, 함덕주, 이정용 등 무실점 피칭을 펼친 불펜의 활약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전반적으로 볼넷을 줄이는 부분이 앞으로 더 보완되길 바란다"며 다소 실망스럽다는 기색을 드러냈다.
그런데 이번 창원 원정에서는 연속 사사구, 연속 밀어내기 신기록 경신도 모자라 중요한 경기를 내주기까지 했으니 염 감독의 실망감도 이만저만이 아닐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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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