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3회말 2사 만루 KIA 황동하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우완투수 황동하가 부상을 딛고 돌아왔다.
KIA는 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15차전을 앞두고 황동하를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황동하가 1군으로 복귀한 건 5월 9일 이후 137일 만이다.
취재진과 만난 황동하는 "너무 긴장해서 표정이 굳은 것 같다. 처음 1군에 올라왔을 때보다 더 많이 긴장했고, 숨도 잘 안 쉬어지는 것 같다. 그만큼 진심이기 때문에 더 긴장한 것 같다"며 " "솔직히 (부상 이후) 경기를 많이 소화하지 못해서 1군에 올라올 줄은 몰랐는데,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이렇게 올라올 수 있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냥 재활하면서 잘 지내고 있었다"며 "몸이나 허리는 아프지 않은데, 실전 감각이 없다 보니까 아직 좀 무딘 느낌이다. 내가 알기로는 (퓨처스리그에서) 구속이 143km/h까지는 나왔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괜찮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6회말 KIA 황동하가 역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002년생인 황동하는 진북초-전라중-인상고를 거쳐 2022년 2차 7라운드 65순위로 KIA에 입단했으며, 1군 통산 51경기 164이닝 6승 12패 평균자책점 5.05를 기록 중이다.
황동하는 1군 첫 시즌이었던 2023년 13경기 31⅓이닝 3패 평균자책점 6.61을 기록했다. 대체 선발 역할을 맡았던 지난해에는 25경기 103⅓이닝 5승 7패, 평균자책점 4.44를 올렸다. 지난해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 1⅓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기대에 부응하며 팀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
황동하는 시즌 개막 전 김도현과 5선발 경쟁을 펼치는 등 기대를 모았다. 롱릴리프로 시즌을 시작했으며, 4월 말부터 대체 선발 역할을 수행했다.
황동하가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마주한 건 5월 8일이었다. 인천 원정 숙소 인근 횡단보도를 건너던 그는 우회전을 하던 차량과 부딪혔다.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진행했다. 검진 결과는 요추 2번, 3번 횡돌기 골절이었다. 6주간 보조기 착용 및 안정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다.
황동하는 "공 던지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은 없는데, 일상생활에서 횡단보도를 건널 때 아직 트라우마가 좀 남은 것 같다"며 "야구를 할 수 없어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진짜 야구를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정말 아팠다. 경기도 보지 않았다. 야구를 하고 싶기도 하고, 경기를 보면서 좀 더 마음이 안 좋아지는 것 같았다. 계속 괜찮다고 스스로 믿으면서 생활하다 보니 점점 괜찮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2회말 KIA 선발투수 황동하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황동하는 부상 이후 회복에 힘을 쏟았다. 그는 "병원에 입원했을 때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많이 와서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좋은 말을 많이 해줘서 힘이 됐던 것 같다. 단장님이나 감독님, 코치님도 계속 전화하셔서 내 상태를 물어보셨다"며 "'1군에서 1경기라도 더 던지지 않을까', '(1군에서) 던지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또 "좋은 글귀 같은 것도 보고 최대한 좋은 말만 들으려고 했다. 유튜브에 그런 걸 찾아보기도 했다"며 "그동안 운동하지 못했기 때문에 비시즌에 한두 달 운동을 하다 보면 (몸 상태가) 금방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동하는 남은 시즌 동안 1군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범호 감독은 "(황)동하가 퓨처스리그에서 몇 경기를 소화한 뒤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했다. 마지막에 던지는 걸 봐야 하니까 괜찮은지 체크해야 할 것 같다"며 "몇 경기 정도 던지고 시즌을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그냥 1경기라도 더 던지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어떻게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생각해보진 않았다. 그냥 1이닝이라도, 아웃카운트 1개라도 잘 잡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다"며 "일단 하던 대로 똑같이 하고 싶은데, 많이 긴장해서 마운드에 올라가면 머리가 하얘질 것 같다"고 말했던 황동하는 이날 곧바로 복귀전에 나섰다.
0-2로 끌려가던 6회말 등판한 황동하는 고명준에게 좌전안타를 내준 뒤 최지훈에게 홈런을 허용하면서 2실점했다.
이후 류효승의 타구를 직접 잡아 처리해 아웃카운트를 잡았으나 정준재에게 2루타를 맞았고, 조형우 삼진 후 박성한에게 적시타를 맞고 한 점을 더 실점했다. 황동하는 안상현을 1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아쉬움을 남긴 채 7회말 김기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7회초 2사 1루 KIA 황동하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