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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레비 회장 사실상 경질…25년 철권 끝났다→신임 회장 채링턴 체제 출범

기사입력 2025.09.05 06:28 / 기사수정 2025.09.05 06:28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크고 작은 논란에도 토트넘 홋스퍼의 부흥기를 이끈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클럽의 상징과도 같았던 다니엘 레비 회장이 25년 만에 구단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구단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자리를 지킨 인물이 떠나면서, 토트넘은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레비가 토트넘에서 쌓아올린 업적과 그리고 그의 퇴진 배경이 현재 영국 축구계와 현지 언론에서 가장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토트넘 구단은 5일(한국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다니엘 레비가 약 25년간의 여정을 마치고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하며 향후 구단의 장기적 성공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 체제를 공식화했다.

토트넘은 발표문에서 먼저 지난 25년간 구단이 이룬 성과를 강조했다.

성명문은 "토트넘 홋스퍼는 지난 20시즌 중 18시즌 동안 유럽대항전에 출전하며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축구 클럽 중 하나가 됐다. 또한 유소년 아카데미와 선수단, 시설에 꾸준히 투자했고, 최첨단 훈련장과 세계적 수준의 신구장을 완공했다"며 시작한다.

이어 "구단은 지속적으로 최고의 무대에서 경쟁해왔으며, 최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포함해 수많은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구단은 지난 수개월 동안 후계 구도를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설명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구단주가 주도한 경영 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집행 회장' 직책은 완전히 사라지고 이사회 운영이 현대화되는 과정이 진행 중이다.

토트넘은 이에 대해 "후계 계획의 일환으로 최근 몇 달 동안 주요 인사를 임명했다"며, 전 아스널 CEO였던 비나이 벵카테샴을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고 전했고, 여기에 피터 채링턴이 이사회에 합류해 새로 신설된 비(非)집행 회장직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단은 이 같은 조직 개편의 목적에 대해 "이는 클럽이 장기적으로 스포츠적 성공을 거두도록 보장하려는 우리의 야심의 일환"이라고 밝히며, 단순한 인사 교체가 아닌 체계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성명문에는 레비 회장이 직접 전한 고별 메시지도 포함됐다. 그는 "나는 경영진과 모든 직원들과 함께한 성과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는 이 클럽을 세계적인 무대에서 경쟁하는 강호로 만들었다. 그 이상으로, 우리는 공동체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릴리화이트 하우스와 홋스퍼 웨이에서 함께한 팀, 수많은 선수와 감독들과 일할 수 있었던 것은 내게 큰 행운이었다"며 지난 25년간의 여정을 돌아봤다.

그는 팬들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그동안 나를 지지해준 모든 팬들에게 감사한다. 여정이 늘 쉽지만은 않았지만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앞으로도 나는 이 클럽을 열정적으로 응원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성명문은 각자의 길을 응원하는 아름다운 작별로 보이지만, 'BBC'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정은 단순한 자진 사임이 아니었다.

보도에 따르면 구단 대주주인 조 루이스 가문이 '변화가 필요하다'는 내부 판단을 내리며 레비의 퇴진을 사실상 요구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루이스의 자녀 비비안 루이스와 찰리 루이스가 이번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소식통은 "레비가 물러나야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이번 발표는 여름 이적시장 종료 직후로 맞춰졌다. 이는 후폭풍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레비는 2001년 회장에 오른 뒤 2008년 리그컵, 2025년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두 개의 메이저 트로피를 남겼지만, 장기 재임 기간에 비해 성적은 부족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또한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7위에 머무른 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하면서, 현지 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는 점 역시 이번 결정의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재임 기간 동안 레비는 탁월한 협상가로 평가받았지만 동시에 고집스러운 '인색한 회장'이라는 이미지가 따라붙었다. 선수 영입과 감독 선임 과정에서 잦은 혼선이 빚어졌고, 조제 무리뉴 감독을 결승전을 앞두고 해임한 결정, 안토니오 콘테와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 선임과 같은 인사 실패는 치명적 오판으로 꼽힌다.

실제로 레비의 퇴진에 대해 현지 반응은 엇갈린다.

'BBC 라디오' 해설위원이자 전 토트넘 골키퍼였던 폴 로빈슨은 "레비의 유산은 최신식 구장과 훈련장이지만, 동시에 경기장 내 성과 부족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것"이라며 "사업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축구적으로는 아쉬움이 크다"고 평가했다.

'더미러'는 역시 "토트넘은 지난 5년간 프리미어리그에서 4번째로 많은 이적 지출을 했지만, 영입 성과는 일관성이 없었다"며 "레비가 구단을 훌륭한 기업으로 만들었지만, 축구적인 성과는 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팬들의 반응 역시 극명히 나뉜다.

한 팬은 'BBC'를 통해 "레비는 토트넘을 강한 구단으로 만들었지만 이제는 떠나야 할 때였다"고 전했고, 또 다른 팬은 "레비가 없었다면 지금의 구단은 없었을 것"이라며 공로를 높이 샀다.

이로써 레비는 여전히 토트넘 구단의 지분을 상당 부분 보유하지만, 경영에는 더 이상 관여하지 않는다.

토트넘은 2025-2026시즌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감독과 회장 모두를 교체하면서 변화의 신호탄을 쐈다.

사진=더 미러/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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