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상업 영화 데뷔작 '엑시트'로 942만 메가 히트를 기록했던 이상근 감독이 차기작 '악마가 이사왔다'로 업그레이드 된 '사람 냄새' 감성을 선보인다.
현실에 발을 붙이되, 무한한 상상력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이 감독의 이야기 세계가 '엑시트'에 이어 '악마가 이사왔다'로 한층 더 확장됐다.
'엑시트'에서 조정석이 연기한 청년 백수 용남이 대학 시절 산악부 동아리에서 활약했던 재능으로 유독가스가 퍼진 현장에서 사람들을 구출해 내는 능력을 발휘했듯, '악마가 이사왔다'에서도 이 감독은 '작은 재능이라도 빛 볼 순간이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함께 채워넣었다.
'악마가 이사왔다' 시나리오는 감독을 준비하던 일명 '백수' 시절인 2014년 한 달 만에 초고를 완성한 작품이다.
이 감독은 "처음 제목은 '2시의 데이트'였다. 숫자가 앞에 있다 보니 폴더에 넣어놔도 맨 위에 제목이 뜨지 않나"라며 "'엑시트'로 먼저 데뷔하게 됐지만 이 작품이 자꾸 눈에 띄더라. 시간이 지나서 다시 보니 왜 처음에 영화화가 되지 못했는지가 보였다. 시대 상황에 맞춰 내용들을 다시 재검토했고, 그렇게 새롭게 다시 빛을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엑시트'의 조정석처럼, '악마가 이사왔다'에서도 과거 이 감독의 실제 모습이 투영된 길구 역의 안보현이 '청년 백수'의 바통을 이어 받았다.
안보현은 '스스로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다'는 길구의 모습을 통해 요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에게 공감대를 선사한다.
이 감독의 '악마가 이사왔다'가 가진 '오리지널 시나리오'의 희소성도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엑시트'에 이어 이 감독의 여전한 '원 픽'으로 두 번째 호흡을 맞춘 임윤아도 "감독님의 가장 큰 매력이, 뿌려놓은 떡밥은 다 회수하신다는 것이다"라고 직접 느낀 점을 말했다.
"'엑시트' 때도 그랬는데, '악마가 이사왔다'에서도 사소한 것 하나까지 의미를 부여한 부분들이 많다. '이것까지 생각하신건가' 놀랐었다"며 "단순히 악마와 관련된 서사 뿐만이 아닌, 하나하나 관객들이 재밌게 찾아볼 수 있도록 만드셨더라. 상상력의 끝이 어디인가 싶다"고 놀라워했다.
안보현은 이 감독을 '잠재적 천재'라고 칭하며 "길구 캐릭터가 감독님이 투영돼 있는 인물이다 보니 왜 현장에서 감독님이 이런 톤, 이런 표정을 원하셨는지 알겠더라"고 고백했다.
넘치는 상상력을 가진 이 감독은, '엑시트' 데뷔 전 자신을 '영화감독 연습생'이라 칭하며 '엑시트' 당시 상업영화 첫 주연에 나섰던 임윤아에게 "이제 우리는 데뷔조에 들은 것이다"라고 말했었다며 직업을 바라보는 개성 넘치는 시선을 전하기도 했다.
지금은 '악마가 이사왔다'를 향한 관객의 진심 어린 리액션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감독은 "지금의 저는 두 번째 싱글이 나온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어둠 속에서 불이 켜지길 기도하고 있다. 마스터피스가 나오기 전까지, 더 많은 시행착오와 수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계속 나아가고 싶다"는 속내를 전했다.
사진 = CJ ENM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