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영국 현지에서 이번 여름 손흥민과 토트넘 홋스퍼의 결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구단 움직임과 과거 토트넘에서 뛰었던 레전드들의 주장까지 여러 정황을 봤을 때 토트넘, 손흥민 양 측 모두 갈라서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7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손흥민의 기량이 저하되고 윌송 오도베르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 골을 넣어줄 수 있는 윙어를 영입할 수 있다"며 본머스의 앙투안 세메뇨, 브렌트펴드의 브라이언 음뵈모, 크리스털 팰리스의 에베레치 에제 등 대체자를 거론했다.
2024-2025시즌 부상과 부진한 경기력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던 손흥민과 어린 유망주에 불과한 오도베르를 대신해 확실한 결정력을 갖춘 윙어가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영국 풋볼런던도 "손흥민의 이적에는 딜레마가 있다. 토트넘은 캡틴을 유지해야 할까, 아니면 팔아야 할까?"라며 "확실한 건 손흥민은 한국에서 열리는 구단의 프리시즌 투어에 참여할 것이다. 스폰서 계약 때문에 토트넘이 투어가 완료되기 전에 손흥민 매각을 승인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했다.
이어 "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할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1년을 보낸 이번 여름이 팀을 떠나기에 완벽한 시점일 수 있다"고 여름 이적시장이 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최적의 시기라고 주장했다.
현지 매체 뿐만 아니라 토트넘 레전드 출신 전문가들의 냉정한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과거 토트넘과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크리스 워들은 글로벌 매체 OLBG를 통해 "모든 선수는 유통기한이 있다"며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훌륭한 선수로 활약해왔고, 정말 멋진 사람처럼 보인다"고 존중을 표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지난 시즌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의 속도에 꽤 어려움을 겪었다"며 "토트넘은 손흥민의 새로운 도전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 토트넘 레전드인 손흥민을 박수칠 때 떠나보내야 한다"며 이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다른 레전드 제이미 오하라도 포포투와의 인터뷰에서 "최고의 선수로서 손흥민의 역할은 끝났다고 생각한다. 프리미어리그는 그에게 너무 빠르고, 그는 다리를 조금 잃었다"며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아서 예전처럼 선수로 활약했으면 좋겠지만 다시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에게는 더 이상 그런 능력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러한 외부의 평가는 토마스 프랭크 신임 감독의 결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영국 TBR 풋볼은 "프랭크 감독이 올여름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는 걸 허용할 의향이 있다"며 "손흥민은 원한다면 토트넘에 남을 수도 있으나, 그렇게 된다면 아마 벤치에서 상당한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기로 결절하더라도 레전드 대우를 받는다기보다 벤치에 머무르며 마지막 시즌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손흥민도 이적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프랭크 감독은 다음 시즌 선수단 계획을 언급하면서 '주장' 손흥민의 이름은 한 마디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부임 후 첫 인터뷰에서 선수단 계획에 대해 밝힐 때 손흥민, 크리스티안 로메로 등 이적설에 연루된 선수들은 언급하지 않았다.
보통 시즌 계획을 얘기할 때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나 주장을 맡고 있는 선수도 함께 포함해 얘기하기 마련인데, 두 조건에 모두 해당하는 손흥민을 빼놓고 얘기헀다는 건 프랭크 감독이 손흥민을 활용할 계획이 없다는 뜻일 가능성이 높다.
매체는 프랭크 감독의 발언이 손흥민과의 이별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매체는 "토트넘 팬들은 프랭크 감독이 첫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을 봤을 때 손흥민이 확실히 떠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흥미로운 건 프랭크 감독이 도미닉 솔란케, 윌송 오도베르, 아치 그레이 등 많은 선수들의 이름을 말하면서 손흥민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이 확실히 떠나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더 선 또한 토트넘이 손흥민을 매각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체는 "손흥민의 독특한 상업적 가치 때문에 토트넘은 손흥민을 싸게 팔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8월 초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 투어가 끝날 때까지는 아닐 것"이라며 구단이 손흥민의 상업적 가치를 마지막까지 활용한 뒤 매각에 나설 것임을 명확히 했다.
8시즌 연속 이어온 리그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이 깨지고, 시장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지금이 이적료를 챙길 마지막 기회라는 현실적인 판단이다.
더구나 토트넘이 공개한 다음 시즌 유니폼 영상에서 손흥민은 1초 가량 짧게 등장했다.
영상 속에서 손흥민은 굴리엘모 비카리오, 제드 스펜스, 손흥민, 도미닉 솔랑케 등과 함께 유니폼 메인 모델을 맡았으나 정작 소개 영상에서 손흥민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70초 분량의 영상에서 손흥민은 영상 초반 마사크를 쓴 채 1초 정도 얼굴을 비춘 것이 전부였다.
손흥민이 토트넘 주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정도로 짧은 분량을 받았다는 건 토트넘이 의도적으로 손흥민의 비중을 줄인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때문에 손흥민과 토트넘이 올 여름 갈라설 거라는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손흥민은 자신의 미래와 관련된 추측에 말을 아끼고 있다. 지난 6월 A매치 후 손흥민은 "일단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내가 여기서 어떤 말을 하는 것보다 기다려 보는 게 좋을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을 노리는 팀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나스르, 알힐랄, 알이티하드, 알아흘리, 알카디시야 등이 거론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트넘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