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넉넉해 보였던 점수 차는 단 한 이닝 만에 순식간에 따라잡혔다. 급격히 가라앉은 분위기 속, 류현진이 직접 야수들을 불러 모았다.
한화는 2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10회 끝 8-7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시즌 전적 31승21패를 만들며 위닝시리즈를 달성, 30승3무21패가 된 롯데를 제치고 하루 만에 2위를 탈환했다.
이날 롯데 선발 한현희를 상대로 1회말부터 에스테반 플로리얼과 노시환의 홈런으로 4점을 뽑아낸 한화는 2회말에도 2점을 추가하며 점수를 6-0으로 벌렸다. 선발 문동주의 컨디션도 좋아보였다. 4회까지 51구로 무실점 피칭. 6-0의 점수 차는 꽤 여유있어 보였다.
그런데 5회초 생각지도 못한 문동주의 난조가 찾아왔다. 나승엽을 3구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손호영에게 볼넷을 내줬고, 유강남에게 좌전 2루타를 맞고 첫 실점. 이어 전민재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그러나 장두성에게 우전 2루타를 허용하고 추가 실점. 이 정도는 무난하다면 무난한 실점이었다.
이후 양상문 투수코치가 한 차례 마운드를 방문해 흐름을 끊었으나 문동주는 고승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계속해 흔들렸다. 이어 레이예스의 우전안타에 장두성이 홈인, 포수 최재훈도 마운드를 찾았으나 문동주는 전준우와 윤동희에게도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결국 6-6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한화 벤치는 문동주의 강판을 선택, 주현상이 올라와 나승엽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으면서 길었던 5회초를 끝냈다.
동점이긴 했지만, 6점이라는 큰 점수 차가 한 이닝 만에 따라잡힌 탓에 경기 흐름은 순식간에 롯데 쪽으로 넘어가는 듯했다. 한화로서는 무너진 분위기를 다잡을 필요가 있었고, 이날은 그 역할을 류현진이 맡았다. 공수교대 시간, 류현진은 더그아웃 앞에서 야수들을 불러모아 무언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연장 10회말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문현빈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었냐고 묻자 문현빈은 "상대 팀이 잘 친 거니까, 우리 지금 지고 있지도 않고 역전할 수 있다, 그런 얘기를 계속 해주셨다. 상대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우리가 할 것들에 집중하자고 하셨다"고 전하면서 "그 말을 듣고 집중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한화는 6회말 1점을 추가하며 7-6, 다시 한 점 차의 리드를 가져왔다. 9회초 2사 상황에서 전준우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맞으며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연장전을 벌인 끝에 10회말 만루 찬스를 만들고 결국 끝내기승을 거두면서 위닝시리즈와 2위 탈환을 완성할 수 있었다.
사진=중계화면 캡쳐, 한화 이글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