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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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뮤지컬 리뷰] 그 누가 마츠코를 혐오스럽다고 할 수 있나

기사입력 2017.11.20 15:13 / 기사수정 2017.11.20 16:13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진심으로 사랑받길 원했다. 또 사랑하길 바랐다. 단지 그것뿐이다. 그 누가 그런 마츠코를 혐오스럽다고 말할 수 있을까. 

뮤지컬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일본 작가 야마다 무네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사랑받기를 꿈꾼 마츠코라는 여인의 기구한 인생을 그려냈다.

착하고 바른 중학교 교사였던 마츠코는 어쩌다 사람들이 혐오하는 인물이 됐을까.

마츠코의 유품을 정리하던 카와지리 쇼의 궁금증에서 출발한 마츠코의 일생은 비참하기 짝이 없다. 제자 류 요이치의 도둑질을 뒤집어쓴 것이 첫 번째 불행의 시작이다. 선생님을 그만둔 그는 이후 마사지 걸, 미용사, 살인자, 죄수 등이 되며 굴곡 많은 삶을 겪는다. 

마츠코는 몸이 불편한 동생 때문에 단 한 번도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교장 선생에게 겁탈을 당했고 작가 연인은 자살했다. 그의 친구와 불륜을 저지르지만 얼마 안 가 버림받는다. 마사지 걸을 하면서 힘들게 번 돈을 탕진한 오노데라를 살해했다. 감옥에서 만난 이발사와 사랑에 빠지지만 돌아온 건 배신이었다. 그러다 류 요이치와 재회했는데 역시나 비극적인 결말을 마주한다. 

작품은 한 여자가 얼마나 비참해질 수 있나를 보여준다. 말미 카와지리 쇼가 마츠코의 남자들을 향해 울분을 토할 때 마츠코에 대한 안쓰러움이 전해진다. 마츠코의 잘못은 없다. 애정 결핍이 생긴 것도, 배신당한 것도 모두 그의 잘못은 아니다. 그저 사랑에 대한 갈망이 컸던 것이고 의도하지 않게 비극적으로 끝났을 뿐이다. 절망의 늪에서 행복을 발견하고 나아가려 했던 마츠코를 그 누가 혐오스럽다고 할 수 있을까. 

독특하고 감각적인 영상미를 자랑한 영화 특유의 분위기를 기대하는 이라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영화와 비교해 단조로운 전개와 무대 장르라는 한계 때문에 약간의 지루함을 준다. 그럼에도 몰입도는 높다. 마츠코에 대한 먹먹한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스트로베리 봉봉’, '스톰', '굿바이' 극의 분위기를 살리는 넘버도 매력적이다. 

박혜나는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는 딸부터 남자에게 배신당한 여인, 절망에 빠져 밑바닥까지 추락하고 마지막으로 사랑한 남자에게마저 외면당한 마츠코의 우여곡절 삶을 폭넓은 연기로 표현한다. ‘모범생들’, ‘ 나쁜 자석’ 등에 출연했던 강정우는 류 요이치 역을 맡아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마츠코를 사랑하지만 결국 그를 버릴 수밖에 없었던 류 요이치의 음울하고 어두운 면모를 극대화한다. 

1월 7일까지 서울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오픈리뷰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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