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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①] 김래원 "20대 후반 찾아온 슬럼프, 교만했었다"

기사입력 2016.08.28 11:00

정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 정지원 기자] 배우 김래원에게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란 어떤 의미일까. 장르물이 아닌 로맨틱코미디 장르로 다시 저력을 과시한 작품이기도 하고, 또 월화극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하며 여전히 '믿고 보는 김래원'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한 작품이기도 할 것이다. 또 다른 의미로는 가장 좋은 케미스트리를 선보인 출연진을 만난 작품이기도 하겠다.
 
김래원은 최근 SBS '닥터스' 종영 기자간담회에서 드라마 비하인드 스토리와 박신혜와의 연기 호흡, 앞으로 하고 싶은 연기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김래원과의 일문일답.
 
◆'닥터스'로 오랜만에 로맨틱코미디에 도전했다.
-로맨틱 코미디를 피했던 건 아니다. 다만 제안 온 작품들이 매력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닥터스'는 안 해본 직업이라 재밌을 것 같아서 출연을 결정지었다. 또 박신혜는 이미 캐스팅 됐었는데, 나와 같이 하고 싶다고 했다더라. '닥터스'처럼 좋은 작품이 있다면 로맨틱 코미디를 또 할 용의도 있다. 개인적으로 자신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홍지홍 특유의 말투, '결혼했니? 애인있어? 그럼 됐다' 등 대사도 화제였다.
-오글거리는 말투를 어떻게 해야 담백하게 넘길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다보니 화제가 된 말투가 몇 번 나왔다. 그런데 사실은 아무 생각 없었다. 하하. 나중에는 감독님이 그런 말투를 요구했는데, 그땐 또 내 마음이 허락하지 않아서 선보이지 않았다. 또 '결혼했니?' 대사의 경우엔 내가 대사 순서를 바꿨다. 내가 좀 과하긴 했는데, 그래서 이슈가 됐는지 모르겠다. 작가님의 의도는 그 정도까진 아니었다. 난 다정다감하고 지켜봐주는 인물인데, 그 신만 놓고 보면 상남자이지 않냐. 원래 그 신에서는 내가 쭈뼛거리고 어색해하면서 말도 제대로 못 건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난 그냥 바꿨다. 난 내가 바꿔서 잘 됐다고 생각한다.
 
◆'옥탑방 고양이'와 '닥터스',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했나.
-'옥탑방 고양이'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개인기 하듯 한거다. 그게 13년이 됐다. 그땐 무조건 보여지기 위해서 노력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위험할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혜정과의 갈등과 사랑이 있는데 내가 웃겨버리면 인물이 이중적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독님께도 '홍지홍 캐릭터의 폭을 넓히고 싶다. 하지만 위험할 수 있다. 과하다 싶으면 잘 잡아달라'고 말씀드렸다. 그 결과 큰 무리 없이 잘 됐다. 또 어려보이려고 노력했다. 하하. 머리 스타일도 그렇고 피부 관리도 했다. 주변에 잘하시는 분들을 믿고 맡겨버렸다.
 
◆과거 인터뷰에서 "'옥탑방 고양이'에선 넉살 얻었고 '눈사람'에서는 따스함을 얻었다"고 했다. 그럼 '닥터스'를 통해서는 무엇을 얻었나.
-'나도 아직 어려질 수 있구나' 하는 것? 농담이고, 진짜 모르겠다. 하지만 깊이 있는 의사 역할을 다시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나도 시간만 있었으면 수술방도 들어가보고 싶었다. 의학드라마를 다시 하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다.
 
◆동시간대 방송된 '뷰티풀마인드'가 리얼 의학드라마였다.
-난 둘 다 좋다. 그건 취향 차이다. 그래도 '뷰티풀마인드' 같은 그런 쪽 연기도 하고 싶다. 정통 메디컬을 하더라도 극이 너무 깊거나 무거우면 내가 내 식대로 잘 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연기는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 않나. 요 며칠 '이젠 연기 베이스를 잡아야 하는데. 톤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고민했었는데 결국 내 식대로 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아저씨' 원빈 역을 난 더 멋있게 선보이진 못할 것 같다. 하지만 정서적으로 감동은 더 줄 수 있을거다. 내가 내 장점을 잘 살려서 더 리얼하게 만들든지.
 

◆한 인물을 연기할 때마다 실제로도 자신이 변화되는게 느껴지나.
-배우를 오래 하면서 작품을 하면서 실제로 캐릭터에 영향을 많이 받고 많이 바뀐다. 그래서 역할의 장점을 흡수하려고 노력한다. 한때는 내가 밝은 역할만 하고 싶었다. 어두운 역만 하면 어두워지는게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젠 좀 알고 하게 된다. 오히려 편하다. 하지만 모든 작품에 있어서 인과응보에 대한 이야기는 중시한다.
 
◆영화에선 막내, 드라마에선 맏형. 성장한 부분이 있는지.
-특별히 그런 건 없었다. 그냥 '더 방향을 잘 잡아야겠구나. 더 넓어져야겠구나'하는 책임감은 들었다.
 
◆굉장한 열정이 느껴지는데, 슬럼프를 겪은 적 있는지.
-난 열정 없어지면 끝이라고 생각한다. 슬럼프는 당연히 있었다. 어느 감독님이 예전에 지나가듯 '배우라는 직업은 잘 하면 근사하고 멋있는데, 잘못하면 천박한 직업이 된다'고 말했었는데, 슬럼프 당시엔 그 말만 맴돌더라. 아마 20대 후반이었을거다. 그 땐 연기에 별 의미도 없어지고, 많은 분들이 주시는 사랑에도 무관심했었다. 주변에선 그런 내 모습을 교만이라 생각했을 거다. 지금이 있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날이 또 오기도 하겠지. 하지만 아직까진 연기가 재밌다. 점점 더 재밌어지고 있고 더 잘 하고 싶다.
 
◆다른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있는지.
-'캐스트 어웨이'나 '터널'같은 걸 해보고 싶다. 그 안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사실적인 연기로 보는 사람을 웃고 울게 만들고 싶다. 영화를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드라마도 할거다. 종방연에서 만난 SBS 드라마 본부장님께 4부작이나 8부작 완성도 있는 드라마가 제작된다면 출연하고 싶다고 제안을 했다. 생각을 해보겠다고 하시더라.
 
jeewonjeong@xportsnews.com / 사진= HB엔터테인먼트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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