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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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아가 막히자 조용해진 제주의 패스향연

기사입력 2015.04.26 15:55 / 기사수정 2015.04.26 16:37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성남, 김형민 기자] 제주 유나이티드가 선제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성남 원정에서 아쉬운 무승부를 거뒀다.

조성환 감독이 이끄는 제주는 2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8라운드에서 성남FC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35분에 나온 로페즈의 선제골로 기세를 올렸지만 후반전에 들어온 김두현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줘 승점 1에 만족해야 했다.

전반전과 후반전이 달랐다. 여기에는 양준아의 달라진 패스횟수도 원인으로 있었다. 제주의 패스워크는 양준아로부터 시작되는 법인데 이것이 후반전에는 막혀 결국 주도권을 내준 데 이어 성남에게 일격을 맞고 말았다.

제주는 이날 변화가 있었지만 기존의 시스템은 쉽게 쉽게 무너뜨리지 않았다. 부상인 송진형이 빠지고 신예 정영총이 선발로 나선 데다 전반 25분에는 측면 수비를 맡던 정다훤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기존의 색깔은 그대로 이어졌다.

올 시즌에 조성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제주는 지난해보다 더욱 간결해진 패스워크로 경기들을 소화하고 있다. 양준아가 윤빛가람 등과 함께 중심을 잡고 강수일, 로페즈, 배기종 등이 골을 노렸다. 미드필더에서 공격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발휘되는 간결한 패스는 제주의 트레이드 마크다.

이번 성남전에서도 전반전까지는 제주의 강점은 잘 발휘됐다. 경기 초반 잠시 주도권을 내줬지만 점차 분위기를 살린 힘도 깔끔한 패스 연결이었고 이는 득점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 됐다.  전반 35분에는 제주의 장기가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중앙에서부터 패스로 공격을 풀어가던 상황에서 윤빛가람이 로페즈에게 패스를 잘 내줬다. 정면으로 방향을 잡은 로페즈는 뛰어 들어온 배기종에게 공을 내줬고 배기종이 다시 뒷꿈치로 살짝 내주자 로페즈가 곧바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그대로 골문 왼쪽 하단을 갈랐다.

패스워크를 바탕으로 한 제주의 창이 성남의 방패를 뚫는 순간이었다. 성남은 올 시즌 단단한 수비벽을 바탕으로 한 골 승부를 자주 벌일 만큼 뚫기 힘든 방패를 가지고 있었다. 최근 K리그 3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에 오른 원동력도 수비였지만 제주가 넘어섰다.

하지만 후반전에 선제골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성남이 김두현을 투입하면서 양준아의 활동반경이 제한되기 시작했다. 제주 입장에서는 성남에서 가장 막아야 할 대상은 김두현이었는데 포지션상 양준아와 충돌했다. 노련함과 정확한 패스를 가진 김두현을 양준아가 적극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전방으로 나가는 패스는 점차 줄었고 중원싸움에서도 밀리기 시작했다.

결국 성남에게 분위기를 빼앗긴 제주는 후반 18분에 동점골을 허락하고 말았다. 황의조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김두현이 마무리지었다. 일격을 맞고 나서 제주는 심광옥 등 신예를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윤빛가람도 교체 아웃됐고 양준아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그가 패스를 연결하면 전방에 로페즈, 강수일 등이 공격을 이어갔다. 후반 37분 정확한 긴패스를 연결했고 후반 41분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슈팅 등 양준아가 전개 작업을 벌일 수 있는 여지가 생기자 제주도 좋은 공격 찬스들을 잡아갔지만 골소식은 없었다.

결국 더 이상 득점 없이 경기는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이번 경기를 통해 양준아의 패스 중요성과 탈압박 등의 과제들을 확인했다. 양준아의 패스가 살아 나갈 수 있어야 윤빛가람 등의 창의적인 플레이도 가능해진다. 앞으로의 경기에서 양준아와 제주의 노력이 있을 지 주목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양준아(왼쪽)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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