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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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규에게 전하는 선배 정성룡의 진심 한마디

기사입력 2014.06.27 12:46

조용운 기자
14일 오후 수원 팔만구 우만동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 대 페루의 평가전을 마치고 골키퍼 김승규(왼쪽)와 정성룡이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14일 오후 수원 팔만구 우만동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 대 페루의 평가전을 마치고 골키퍼 김승규(왼쪽)와 정성룡이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상파울루(브라질), 조용운 기자]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순간 정성룡은 아마도 4년 전 이맘 때를 떠올렸을 것이다. 우루과이에 석패하고 눈물을 흘리는 그에게 다가온 대선배 이운재의 포옹.

치열한 주전 경쟁 이전에 한 팀으로 힘겨운 싸움을 했던 후배를 달래는 선배의 그릇이었다. 이운재의 포옹은 흡사 대관식이었고 정성룡은 그 이후 대표팀 부동의 골키퍼로 활약했다.

그리고 4년이 흘러 이운재의 자리에 올라선 정성룡은 그 당시 자신처럼 선배를 위협한 당돌한 후배를 진심으로 끌어안았다. 정성룡이 김승규를 칭찬하며 진심이 담긴 충고를 전했다.

홍명보호가 브라질월드컵 행보를 조별리그에서 멈췄다. 마지막 경기까지 패한 대표팀은 16년 만에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월드컵을 마무리했다.

마냥 잃은 것은 아니다. 대표팀은 벨기에전을 통해 향후 대표팀을 지켜줄 수문장을 찾았다. 앞선 2경기에서 정성룡이 보여준 아쉬운 경기력을 김승규가 완벽하게 메웠다.

김승규는 월드컵 데뷔전임에도 전혀 떨지 않았고 벨기에의 공격을 침착하게 차단했다. 비록 후반 33분 얀 베르통헨에게 결승골을 내줬지만 김승규의 활약을 비판하는 이는 없다. 김승규의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오랜기간 대표팀의 골문을 지켜왔던 정성룡으로선 자존심이 상하는 대목이다. 김승규에게 자리를 내준 정성룡이지만 후배를 대견해하며 다독이는 모습은 4년 전 이운재를 보는 듯했다.

경기가 끝나고 얼굴에 아쉬움이 짙게 묻어난 정성룡은 마지막 경기에서 벤치를 지켜야 했던 것과 관련해 "알제리전은 워낙 크게 졌기 때문에"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내가 든든하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함 마음이 크다. 알제리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앞으로 축구를 할 시간이 많기 때문에 큰 경험을 한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김승규의 활약을 지켜본 정성룡은 "(김)승규가 정말 잘했다. 경기가 끝나고 잘했다는 말을 했다"면서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 승규는 오늘 뛰었던 것처럼 기회가 왔을 때 최선을 다하면 된다"며 혹시 선배를 제쳤다는 데서 오는 미안함을 우려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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