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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 무관 탈출기, '런닝맨'을 뺄 수 없는 이유

기사입력 2014.05.19 11:37 / 기사수정 2014.05.19 11:40

김형민 기자
FA컵 우승으로 아스날은 8년 무관에서 탈출했다. 여기에는 베트남에서의 특별한 '런닝맨' 추억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FA컵 우승으로 아스날은 8년 무관에서 탈출했다. 여기에는 베트남에서의 특별한 '런닝맨' 추억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아스날이 오랜 비판을 벗어던졌다. 8년 동안 이어지던 무관에서 탈출, 전환점을 마련했다.

아스날은 지난 18일(한국시간)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14 잉글리시 FA컵에서 헐시티를 연장 승부 끝에 제압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통산 11번째 FA컵 우승, 지난 2004-05시즌 이후 9년만에 맛보는 감격의 우승이었다. 새로운 세대를 맞이하기도 했다. 아스날은 옛날의 영광에 취해 있었다. 데니스 베르캄프, 티에리 앙리들이 나섰던 2004-05시즌 마지막 우승 세대에 대한 그리움이 컸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새로운 '벵거의 아이들'이 탄생,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몸소 입증했다.

올 시즌 아스날의 무관 탈출에 있어 중요한 순간들이 몇 가지가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지점은 바로 베트남 '런닝맨'이었다. 8km를 쉬지 않고 따라갔던 '런닝맨'의 교훈은 아스날의 FA컵 우승까지의 행보와 묘하게 닮아있다.

시즌 개막 전 아스날은 베트남에서 한 소년과 만났다.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베트남을 찾았던 아스날은 구단 버스를 타고 시내를 달리고 있던 중이었다. 그 때, 창문 넘어로 한 소년이 보였다. 아스날 팬인 듯 보였던 소년은 포기를 몰랐다. 끝까지 버스를 따라 오는 모습에 구단은 버스를 세우고 소년과 사진을 찍는 등 추억거리를 만들었다.

이를 본 선수들과 벵거 감독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특별한 메시지도 놓치지 않았다. 보이체스 슈체스니 골키퍼는 당시 "소년으로부터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고 벵거 감독도 "대부분의 팬들은 버스 쫓아오기를 포기했다. 하지만 그는 아니었다"며 놀라운 근성에 엄지 손가락을 세웠다.

특별한 메시지를 안고 아스날은 새 시즌에 돌입했다. 무관 탈출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쉽지 않았다. 각종 변수들은 아스날의 동력을 빼앗기도 했다. 시즌 초반 리그 선두를 달리던 아스날은 주요 선수들의 부상 이탈 등으로 한 때 4위권 밖으로 처졌다. 우승은 물론 챔피언스리그 티켓 획득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챔피언스리그 탈락과 리그 우승이 멀어지는 사이 아스날에는 먹구름이 꼈다. 이번에도 트로피가 없다면 9년 무관이라는 오명이 불가피했다. 시즌 막바지, 아스날의 눈은 FA컵으로 향했다. 무관을 탈출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었다. 2010-11시즌 칼링컵(현 캐피탈원컵) 결승전에서 버밍엄시티에게 1-2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악몽을 잊을 수 없었다.

대망의 결승전이 시작되자 아스날은 초반부터 흔들렸다. 잇달아 2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다. 불안감이 엄습했다. 아르센 벵거 감독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산티 카소를라의 프리킥골로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 후반전 로랑 코시엘니의 동점골과 연장전 아론 램지의 천금같은 결승골로 3-2 역전극을 일궈냈다.

2골을 내주고도 따라붙은 저력이 우승까지 이어졌다. 벵거 감독도 이 사실을 주목하며 "0-2가 됐을때 모두 봤다시피 우리는 흔들렸다. 하지만 우리는 이겨냈다.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의 대처법이 좋았다"며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들을 칭찬했다. 베트남에서 받았던 '런닝맨'의 메시지가 잘 녹아든 '해피엔딩'의 순간이었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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