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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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V] 박기원 감독, 韓배구 부활을 위해 다시 일어서다

기사입력 2012.08.23 14:2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국가대표 감독 부임부터 꿈꿔온 올림픽 행은 좌절됐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박기원 한국남자배구대표팀 감독이 다시 팀을 이끌고 국제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대학선수들이 주축이 된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은 다음달 1일부터 7일까지 베트남 빈푹성에서 열리는 제3회 아시아배구연맹(AVC)컵 대회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최종 엔트리 12명 가운데 프로 선수는 세터 황동일(대한항공) 밖에 없다. 팀의 주포인 전광인(성균관대)을 비롯한 나머지 11명의 선수들은 모두 대학선수들로 구성돼있다.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여자배구는 36년 만에 4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김연경(24)이라는 세계적인 공격수를 앞세워 세르비아 브라질 그리고 이탈리아 등 강호들을 연파하며 새로운 신화를 창조했다.

하지만 남자배구는 지난 5월 일본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올림픽 티켓을 놓치고 말았다. 가장 중요했던 이란과의 1차전에서 0-3으로 무기력하게 패했고 숙적인 일본에 2-3으로 분패하면서 런던행의 꿈을 접어야했다.

한국남자배구가 가장 최근에 올림픽에 출전한 것은 무려 12년 전이다. 여자배구는 올림픽 4강에 오르는 업적을 달성했지만 남자배구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끝으로 더 이상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런던올림픽 진출이 무산되면서 한국배구는 '위기론'이 대두됐다. 궂은일을 해줄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부재와 부상 선수들의 관리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특히 대표팀 선수층이 얇은 점이 치명적이었다.

AVC컵을 준비하고 있는 남자배구대표팀은 지난 12일부터 충북진천선수촌에 입촌해 손발을 맞추고 있다. 박기원 감독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번 대표팀을 대학선수 위주로 구성한 것은 선수층을 두텁게 만들기 위해서다. 지난 올림픽예선전을 치르면서 부상 선수들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부족했다. 이러한 악습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젊은 대학 선수 위주로 팀을 새롭게 개편했다"고 밝혔다.

하루빨리 4년 뒤를 대비해야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박 감독은 "2년 뒤에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과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얻으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지금 대표팀에 모인 젊은 선수들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인재들이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경험을 쌓는다면 충분히 성장할 재목들이다"라고 평가했다.

박 감독이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은 '기본기'다. 한국배구가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잃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기본기의 부재에 있다. 진천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젊은 선수들은 서브리시브와 2단 연결을 집중적으로 익히고 있다.

박 감독은 "아직 대학선수들이기 때문에 웨이트와 체력은 부실한 편이다. 지금은 부족하지만 앞으로 경험을 많이 쌓는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안정된 2단 연결을 위해 선수들에게 언더패스가 아닌 토스를 가르치고 있다. 기본기에 충실한 것이 국제경쟁력을 기를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라고 밝혔다.



세계배구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스피드 배구'를 표방한 박 감독은 빠른 배구를 하기 위해 밑바탕이 돼야 하는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어려서부터 공격에만 익숙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대표팀에 들어와서 기본기 연습을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체계적인 시스템이 완성되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4년 뒤에 또다시 좌절을 겪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착실하게 준비해야한다는 것이 박 감독의 신념이다.

이번 AVC컵은 리우올림픽 출전을 위한 첫 걸음이다. 박 감독은 "이번 AVC컵에 출전하는 젊은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가지고 돌아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런던의 좌절을 딛고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한국배구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사진 = 박기원 감독, 전광인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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