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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5·18 폭동' 주장 DM 공개… "유족 앞에서 그건 2차 가해" 일침 [전문]

기사입력 2026.05.19 16:10 / 기사수정 2026.05.19 16:10

명희숙 기자
가수 하림
가수 하림


(엑스포츠뉴스 명희숙 기자) 가수 하림이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악성 메시지를 공개하며 불편한 심경을 전했다.

하림은 19일 자신의 계정을 통해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5·18은 폭동이에요, 대머리 아저씨”라는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받았다며 당시 상황을 털어놨다.

하림은 “굳이 나를 팔로우하고 메시지를 보낸 뒤 빛의 속도로 언팔한 청년이었다”며 “프로필을 보니 유럽 여행을 즐기는 아주 잘생긴 훈남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순간 ‘내가 정말 뭘 모르고 있나’라는 의심도 잠시 들었다”며 “하지만 우리 엄마도, 외삼촌도, 외할아버지도 평생 속고 살았다는 뜻이냐고 생각하니 말이 안 됐다”고 밝혔다.

특히 하림은 자신이 5·18 피해 유가족임을 고백하며 안타까운 가족사를 전했다. 그는 “나는 5월 광주로 인해 오빠를 잃은 엄마의 아들이자 다정한 외삼촌을 잃은 조카”라며 “어릴 땐 왜 삼촌이 늘 기운 없이 누워만 있었는지 몰랐다. 뒤늦게 그 거대한 트라우마를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또한 “왜 피해자가 입을 다물어야 했는가, 왜 법정에서도 이미 퇴출당한 폭동론을 아직도 붙들고 있는가”라며 “유족 앞에 와서 그런 말을 하는 건 명백한 2차 가해”라고 분노했다.

하림은 해당 DM을 보낸 누리꾼을 차단했다고 밝히며 “도망친 게 아니라 유족으로서 우아함을 지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다. 다시는 이런 모욕적인 말을 듣지 않게 될 그날을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이렇게 우아하게 싸우는 법은 많다”며 “단전·단수하고 헬기를 날리는 이들은 절대 모르는 세상이 있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하림은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 무대에 오르는 등 정치적 사안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하 하림 글 전문. 

”5·18은 폭동이에요, 대머리 아저씨!“

내 SNS로 날아온 DM의 핵심 요약이다. 굳이 나를 팔로우하고 이 메시지를 보낸 뒤, 빛의 속도로 언팔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은 청년. 프로필을 보니 유럽 여행을 즐기는 아주 잘생긴 훈남이었다. 가짜 계정이라기엔 피드가 너무 정성스러워서 잠시 훑어보기까지 했다.

순간 작은 의심이 들었다. ’앗, 내가 정말 뭘 모르고 있나? 극우 세력들이 부정선거 외치듯, 내가 유족이라 눈이 멀어 폭동을 부정하는 건가?‘ 만약 그렇다면 우리 엄마도, 외삼촌도, 외할아버지도 평생 속고 살았단 말인가..... 라고 생각하길 그는 바랐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정도의 내용은 아니었다.

아니면 그 대머리 아저씨는 내 이야기가 아닌 것인가. "5.18은 폭동이에요, 대머리 아저씨(가 일으킨 이 생략됨)". 마치 어제 오늘 난리난 스타벅스 사태처럼 단어와 행간을 가지고 교묘하게 작전을 피운 것일까. 그렇다면 이건 은근한 응원의 메시지인가.....

사실 몇가지 사실로 그 청년의 글이 아주 잠깐 신뢰감을 주긴 했다. 첫째 내가 대머리라는 점, 이어서 내가 아저씨라는 점. (늙은 대머리 아저씨라고 안해줘서 고맙다) 어쨌든 타격감 있는 팩트로 자신의 정직함을 어필한 청년은, 기세를 몰아 5·18이 북한 지령을 받은 폭동이라고 힘주어 결론을 내렸다.

잠시 고민했다. '너도 늙으면 대머리가 될거야...' 라고 반격 해줄까? 그랬다간 다음 날 뉴스에 ’하림, 청년에게 대머리가 되어라, 욕설 파문‘이라고 박제될 게 뻔하다. 26년 차 연예인으로서 이미 미디어의 생리는 학습한 바 있어 참아야 한다는 건 금방 알 수 있었다.

아니면 조목조목 설득을 해볼까? 하지만 그러기엔 요즘 노안이 와서 오타가 너무 많다. 키보드 배틀이 시작되면 백전백패다. 그래서 미안하지만 조용히 ’차단‘을 누르고야 말았다. 시간을 소모하기엔 요즘 공연 성수기라 시간이 없고, 무엇보다 나는 5월 광주로 인해 오빠를 잃은 엄마의 아들이자 다정한 외삼촌을 잃은 조카이기 때문이다.

어릴 땐 몰랐다. 왜 삼촌은 늘 기운 없이 누워만 있었는지. 왜 작은 비디오방에 종일 누워 지내느라 정작 자기 아이는 돌보지 못해 교통사고로 잃어야 했는지. 삼촌의 삶을 무너뜨린 그 거대한 트라우마를 뒤늦게 알게 된 후, 나는 줄기차게 물어보고 있다. '왜 피해자가 입을 다물어야 했는가.' '왜 당신들은 이미 법정에서도 퇴출당한 폭동론을 여전히 붙들고 있는가.' 그리고 '그걸 왜 하필 유족의 눈앞에 찾아와 굳이 쏟아내고 가는가.' 그렇다면 이것은 명백한 2차 가해다.

공개된 이 계정을 통해 팔로우만 하면 어떤 의견도 펼칠 수 있지만 그것은 사실 이런 폭풍 글쓰기로 나에게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알린다. 그러니 이왕 보내려면 이 정도 분량은 보내주기를 바란다. 누가 아는가 그러다보면 책한권은 쓸수있는 작가나 역사강사가 될 수 있을지. 만일 그걸로 먹고 살게라도 된다면 이 또한 언젠가 청년에게 감사 인사를 받을 일이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혹시나 차단하는것이 도피라고 비난할 사람들이 있을지몰라 말하자면, 그 청년을 차단한 것은 도망친 게 아니라 유족으로서 우아함을 지킨 것이다. 여기서 차단은 끝없이 기다리겠다는 당당한 선언이다. 우리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다. 얼마 전 끝내 헌법 전문에 오르지 못했던 그 문장들을 반드시 다시 끌어올리게 될 날을. 그래서 다시는 이런 모욕적인 말을 듣지 않게 될 그날을.

이렇게 우아하게 싸우는 법은 많다. 단전 단수하고 헬기 따위 날리는 이들은 절대 모르는 그런 세상이 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사진 = 엑스포츠뉴스 DB 
 

명희숙 기자 aud666@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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