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힌국 스포츠의 역사를 쓴 '배추보이' 이상호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참가한 마지막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통산 네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시즌에만 세 번의 우승, 그리고 한 번의 준우승을 차지한 세계랭킹 1위 롤란드 피슈날러(이탈리아)를 꺾고 시상대 맨 위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다.
지난달 25일 오스트리아 지몬회헤에서 열린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4위에 오르며 이번 시즌 최고 성적을 세웠던 이상호는 이어진 슬로베니아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상호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슬로베니아 로글라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남자 평행대회전 경기에서 피슈날러를 0.24초 차이로 꺾고 대회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24년 3월 이후 약 1년 10개월여 만의 우승이다.
56명이 출전한 예선전에서 1분01초25를 기록하며 피슈날러(1분01초01)에 이어 2위로 토너먼트(16강)에 진출한 이상호는 16강과 8강에서 다리오 카비첼(스위스)과 가브리엘 매스너(이탈리아)를 제압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이어진 준결승에서 개최국 슬로베니아의 팀 마스트나크와 격돌, 승리하면서 결승행 티켓을 따냈고, 대망의 결승전에서는 불과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차이로 피슈날러를 꺾었다.
두 선수의 결승전은 첫 번째 측정 구간에서 이상호는 피슈날러에게 0.16초 뒤졌지만, 두 번째 구간에서는 이상호가 0.14초 빠르게 지나가는 등 접전이 펼쳐졌다.
이상호와 피슈날러의 승부는 사진 판독으로 가려졌다. 결국 이상호의 손이 피니시 라인을 먼저 통과한 것이 확인돼 이상호의 우승이 확정됐다.
이상호는 경기가 끝난 뒤 "피슈날러가 뛰어난 선수여서 많이 긴장됐다. 힘을 100% 이상 발휘하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멋진 레이스를 만들어 준 피슈날러에게 감사하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올림픽 전에 우승이 필요했다. 이번 시즌 시작이 나에게는 최악이었기 때문"이라면서 "장비를 테스트했고, 올림픽에만 집중한 끝에 결국 올림픽 직전에 해냈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강원도 정선군 사북 출신으로 배추밭에서 스노보드를 배워 '배추보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이상호는 친숙한 별명과 다르게 한국 설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다.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평행대회전과 회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스노보드 최초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된 그는 조국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국 설상 종목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이자 아시아 최초의 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메달리스트가 됐다.
다만 지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8강에서 러시아의 빅 와일드에게 불과 0.01초 차이로 패배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를 갈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준비한 이상호는 꾸준히 국제대회에서 10위권 내 성적을 기록하며 경쟁력을 유지했다. 이번 스노보드 월드컵 우승이 절대 우연이 아니라는 의미다.
다가오는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 주장으로 선임된 이상호의 경기는 대회 초반인 8일 예선과 결선을 모두 치른다. 이상호가 8년 전 평창에 이어 밀라노에서도 금빛 함성을 지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FIS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