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골을 넣어도, 경기를 흔들어도 이강인에게 주전 자리란 늘 보장되지 않았다.
프랑스 축구 전문 매체 'GFFN'은 지난해 말 "프랑스 리그앙(리그1)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활약 중인 이강인이 여전히 팀 내 주전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채 조연 역할에 머물고 있다"는 기사를 통해 이강인의 최근 역할을 상세히 조명하며 "그가 PSG서 기대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강인은 발렌시아 유소년 아카데미 출신으로 PSG 입단 이후 2년 반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핵심 주전 미드필더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이는 팀 상황과 선수 구성에 따른 경쟁 탓이 크다"고 설명했다.
2023년 여름 스페인 라리가의 RCD 마요르카에서 PSG로 이적한 이강인은 2024-2025시즌 한때 리그1에서 선발로 꾸준히 출전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2025년 1월 공격 자원인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이적료 7000만 유로(1190억원)에 이탈리아 세리에A SSC 나폴리에서 PSG로 합류하면서 달라진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지난 시즌 크바라츠헬리아가 합류하기 전까지 이강인은 전반기 모든 경기에 출전했으며, 리그 첫 11경기에서 6골을 기록하는 등 준수한 공격 포인트 생산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조지아 출신의 크바라츠헬리아는 직접적인 공격 전개와 득점력으로 찬스를 만들어내는 선수로, 이강인이 가진 섬세한 창조성, 복잡한 패스, 압박 돌파 능력과는 다른 유형의 선수이다.
이 때문에 이강인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PSG는 팀 전반을 아우르는 강력한 공격력을 갖추고 있기에 속도와 파괴력이 중요한 시즌 초반 대회들에서 조금 다른 성향을 지닌 이강인의 영향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었다.
특히 PSG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과정에서 이강인의 출전 시간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지난 3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 리버풀과의 16강 2차전에서만 19분을 소화했을 뿐 이후 토너먼트 경기들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는데, 이로 인해 2025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팀을 떠날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 8월에 열린 2025년 UEFA 슈퍼컵 결승 토트넘 홋스퍼전에서 후반 22분 교체로 출전해 후반 40분 만회골을 집어넣으며 팀의 대회 우승에 기여했고, 그 덕에 다시 팀 내 역할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중요한 경기에서 인상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이 PSG의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 잡기에는 여전히 많은 도전이 남아 있다는 것이 해당 매체의 전망이다.
PSG는 팀 내 유소년 아카데미 출신 선수들을 꾸준히 기용하면서 내부 경쟁을 강화하고 있고, 이강인이 커버 가능한 여러 포지션인 공격형 미드필더, 측면 미드필더 등은 PSG가 자주 갈아치우는 포지션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 매체는 "이강인의 다재다능함이 오히려 전문화된 한 자리를 확보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강인은 아직 20대 중반에 불과하고, 스페인 시절부터 기대를 모았던 창조적 잠재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PSG에서의 실제 역할과 경기 시간은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한 면이 있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즐비한 PSG의 경쟁 환경 속에서 여전히 확실한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것은 이강인 개인과 한국 축구팬 모두에게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들은 "이강인이 여전히 20대 중반의 나이로 성장 가능성이 남아 있다"며 "향후 경기 시간 확대 또는 다른 팀 이적 등이 커리어 발전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PSG에서 조연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주연 자리를 찾아 떠날 것인지, 이강인의 다음 선택이 개인 커리어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 파리 생제르맹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