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민 기자) LA 다저스 앤디 파헤스가 다가오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쿠바 대표팀 합류를 거부했다.
쿠바 현지 매체 '스윙 컴플리트'는 최근 "파헤스가 쿠바 대표팀과 결별했다. 선수 본인은 이 결정의 이유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정황상 분명하게 드러나는 요소들이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파헤스가 국가대표 차출을 거절한 이유로 쿠바야구연맹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맹은 다가오는 2026 WBC에서 성적을 따내기 위해 가장 강력한 전력을 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지난 2023 WBC 준결승에서 미국을 상대로 패하며 아쉽게 4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던 쿠바로서는 더 높은 성적을 향한 강한 기대치가 형성됐다.
그러나 쿠바야구연맹 수뇌부는 대표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됐던 잭 네토(LA 에인절스)를 명단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렸다. 네토는 올해 에인절스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128경기 타율 0.257(502타수 129안타) 26홈런 62타점 26도루 OPS 0.793의 성적을 올렸다.
파헤스 역시 네토와 마찬가지로 쿠바 야구대표팀의 주력 선수 중 하나였다. 그는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었지만, 이내 타격감을 회복하며 156경기 타율 0.272(624타수 158안타) 27홈런 86타점 14도루 OPS 0.774의 성적으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을 마무리했다.
포스트시즌 타석에서는 1할이 채 안 되는 저조한 타격감으로 애를 먹긴 했지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 9회말 2사 만루 4-4 동점 상황에서 동료와의 충돌을 감수하고 점프 캐치에 성공했다. 연장으로 접어든 승부에서 다저스가 경기를 뒤집으며 승리했고, 파헤스는 팀의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의 영웅이 됐다.
최근엔 MLB닷컴이 선정한 '2025 올-월드 로스터' 외야수 부문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함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명단엔 미국을 제외한 국가당 최대 1명이 선정됐는데, 이는 사실상 올해 빅리그에서 뛴 쿠바 국적의 선수 중 파헤스의 활약이 가장 뛰어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스윙 컴플리트'는 "연맹 수뇌부는 대표팀에 합류할 의지가 있었던 쿠바계 미국인 선수들을 명단에서 배제했다. 그 중 가장 큰 파장을 낳은 사례가 네토"라며 "구시대적인 정책이 다시 한번 모습을 드러냈다. 이러한 대응 방식은 파헤스를 비롯한 여러 선수에게 강한 경고 신호로 작용했고, 강력한 타선을 구성할 기회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목격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처럼 핵심 전력들이 빠진 쿠바 대표팀 구성은 여러 저명한 선수들의 불만을 샀다. 다가오는 WBC에서 시상대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크게 꺾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결정들은 그 목표를 스스로 무너뜨렸고, 일부 선수들은 모든 전력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로 대회에 참가하는 것에 불만을 표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한편, 쿠바는 다가오는 2026 WBC에서 푸에르토리코, 캐나다, 파나마, 콜롬비아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히람 비손 야구장에서 본선 1라운드를 치러 조 1, 2위를 차지해야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