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2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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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 감독, "평생 감사하겠다" 광주FC와 이별 공식화…수원 삼성 부임 확실시 [오피셜]

기사입력 2025.12.21 17:43 / 기사수정 2025.12.21 17:43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광주FC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이정효 감독이 광주를 떠난다.

당초 광주는 이 감독에게 최고 수준의 대우를 약속하며 이 감독과 재계약을 맺으려고 했으나, 새로운 도전을 위해 구단 측에 계약 해지를 요청한 이 감독의 의사를 받아들이고 이를 존중해 이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부터 광주를 이끌며 광주의 K리그1 승격과 사상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 코리아컵 결승행 등 구단의 역사적인 순간들을 만들어낸 이 감독은 광주와의 동행을 마치면서 광주 구단과 팬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통해 그간 광주를 지도하며 느낀 소회를 밝혔다.

광주는 21일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이 감독과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구단은 "이정효 감독과 상호 합의 하에 4년 간의 동행을 마무리한다"며 "2022년 제7대 감독으로 부임한 이정효 감독은 광주FC의 유례없는 황금기를 이끌며 구단 역사에 남을 순간들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이어 "K리그2 역대 최다 승점으로 다이렉트 승격, 창단 첫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K리그 시도민구단 최초 ACLE 8강 진출, 그리고 구단 최초 코리아컵 준우승까지. 이정효 감독은 광주FC에서 총 181경기 86승 39무 56패를 기록하며 구단 감독 최다 경기·최다승이라는 발자취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정효 감독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날에 늘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란다"며 이 감독의 앞날에 행운을 빌었다.

광주는 이 감독과 결별한 뒤에도 큰 틀에서 선수단 운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생각이다. 구단은 "이미 주축 선수 중심의 재계약 협상을 상당 부분 마무리했으며, 이적시장을 통한 수익 구조와 유소년 및 신인 자원의 단계적 1군 편입을 병행할 예정"이라며 "무리한 영입을 지양하고, 재정 건전성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 중심의 팀 운영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광주는 최근 '리빙 레전드' 수비수 안영규를 비롯해 하승운, 프리드욘슨 등 팀 주축 선수들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구단은 또한 "광주는 즉시 차기 감독 선임 절차에 착수한다"면서 "재정 여건과 시민 구단의 특성을 이해하고, 기존의 공격적이고 주도적인 축구 철학을 계승하거나 이를 보완해 성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구단은 국내외 후보군을 압축한 뒤 구단주 보고와 협상 절차를 거쳐 최종 선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광주와 함께 보낸 3년 동안 수많은 역사를 만들어냈던 이 감독은 광주를 떠나면서 구단과 팬들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광주FC에서의 4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치열했고, 가장 뜨거웠으며, 무엇보다 가장 사람 냄새가 나는 시간이었다"며 "지도자로서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았던 나를 감독이라는 자리로 믿고 맡겨주신 구단의 선택은 내 축구 인생의 출발점이었다. 그 선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구단에 감사를 전했다.

이 감독은 "광주FC는 끝까지 신뢰와 믿음을 잃지 않았고 최고 대우로 함께 가길 원했다"면서도 "하지만 이제 나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려 한다. 광주FC가 시민구단으로 돈이 없어서 또는 어떤 조건 때문이 아니다. 나 자신이 더 넓은 무대에서 부딪히고 증명함으로써 한국 축구가 한 걸음 나아가는 데 더 보탬이 되고 싶다는 꿈 때문"이라며 자신이 광주를 떠나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아울러 "나는 광주FC를 떠나지만, 광주에서 배운 축구와 사람에 대한 믿음은 앞으로 내 모든 선택 속에 함께할 것"이라며 "고맙습니다. 진심으로, 그리고 자랑스럽게 광주FC의 감독이었음에 평생 감사할 것"이라고 했다.

광주FC 구단주를 맡고 있는 강기정 광주광역시장도 이날 "대한민국 축구와 이정효 감독을 위한 길이라는 생각에 2027년까지 함께 하기로 한 계약을 해지하는데 동의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며 이 감독의 퇴단을 공식화했다. 강 시장은 "지금은 헤어지지만 대한민국 축구의 앞날에 또 이정효 감독 앞날에 큰 영광이 있길 바라며 크게 다시 만나길 바랄 뿐"이라고 이 감독과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이 감독의 추후 행선지는 K리그2에서 두 차례 승격에 실패한 수원 삼성이 유력하다. 수원은 다음 시즌 K리그2 우승을 통한 다이렉트 승격에 사활을 걸고 이 감독과 그가 거느리는 대규모 사단을 모두 받아들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이정효 감독의 마지막 메시지 전문.



안녕하세요, 이정효입니다.

광주FC에서의 4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치열했고, 가장 뜨거웠으며, 무엇보다 가장 사람 냄새가 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도자로서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았던 저를 감독이라는 자리로 믿고 맡겨주신 구단의 선택은 제 축구 인생의 출발점이었습니다.

그 선택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광주FC는 제게 단순한 팀이 아니라 사람을 믿는 법, 원칙을 지키는 법, 그리고 버텨내는 법을 가르쳐준 곳이었습니다.

팀이 흔들릴 때도 있었고, 제가 쓴소리를 할 수밖에 없었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그 모든 말들은 불만이 아니라 이 구단이 더 단단해지길 바라는 책임감에서 나온 진심이었습니다.

그 진심을 이해해 주시고, 언제나 전폭적인 신뢰와 지원으로 답해주신 강기정 구단주, 그리고 노동일 대표님과 구단 프런트 구성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독으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광주FC에서 저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성적보다 더 값진 것은 이 팀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스스로 증명해냈다는 사실입니다.

광주FC는 끝까지 저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잃지 않았고 최고의 대우로 함께 가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려 합니다.

이 결정은 광주FC가 시민구단으로 돈이 없어서 또는 어떤 조건 때문에가 아닙니다. 저 자신이 더 넓은 무대에서 부딪히고, 증명함으로써 한국 축구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꿈 때문입니다.

이 선택이 광주FC가 가장 어려운 내년 시즌을 앞두고 떠나게 돼서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더 큰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이별의 인사가 더욱 무겁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FC는 이미 스스로 설 수 있는 팀이 되었고, 더 단단히 변화된 모습으로 앞으로도 분명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갈 것이라 믿습니다.

무엇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경기장을 채워주신 팬 여러분, 패배의 순간에도 등을 돌리지 않고 함께 울고 함께 버텨주신 그 마음을 저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또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가 선수들을 잘 지도할 수 있도록 묵묵히 뒷바라지해 주신 프런트 직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이 있었기에 광주의 축구는 결과를 넘어 이야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광주FC를 떠나지만, 광주에서 배운 축구와 사람에 대한 믿음은 앞으로의 제 모든 선택 속에 함께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진심으로, 그리고 자랑스럽게 광주FC의 감독이었음에, 저는 평생 감사할 것입니다.

이정효 드림.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광주FC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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