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야수 김헌곤이 지난 2022시즌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을 당시를 되돌아봤다.
김헌곤은 16일 차우찬 해설위원이 운영하는 동영상 채널에 출연해 과거 부진을 회상했다. 그는 지난 2022시즌 중반 5월 28일 LG 트윈스전부터 6월 22일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약 한 달 가까이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졌다. 해당 기간 김헌곤은 무려 43타석 동안 안타를 단 하나도 때려내지 못하며 불명예스러운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김헌곤은 "내가 진짜 번트만 몇 번 댔어도 안타 몇 개는 쳤겠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공을 어떻게 해서든 맞히긴 했는데, 다 잡히고 안타라고 해줄 법한 것도 다 실책으로 올라갔다. 나중에는 해탈한다는 기분이 들더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때) 악플이 제일 힘들었다"고 밝힌 김헌곤은 "어느 날 아내가 울고 있더라. 왜 그러냐고 했더니 '네 자식이랑 남편을 흉기로 해하겠다' 이런 악플들을 저한테 보여주더라"며 씁쓸하게 말했다.
이어 "야구가 물론 힘들고 좋을 때도 있었지만, 싫었던 적은 없었다. 그런데 그걸 보는 순간에는 다 꼴 보기 싫더라. 내가 생각했을 때 그렇게 삶을 살아오지 않았는데, 내 생각과 다르게 사람들의 눈에 비칠 수 있다는 생각에 모든 게 다 싫어지더라"며 "(아내가) 괜히 날 만나서 이런 상황을 겪나, 자고 있는 아이 얼굴을 보는데 '뭐 하려고 지금 야구를 하고 있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헌곤은 6월 25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안타를 때려내며 길었던 무안타의 늪에서 간신히 벗어났다. 그러나 좀처럼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고, 결국 80경기 타율 0.192(224타수 43안타) 1홈런 20타점의 아쉬운 성적으로 2022시즌을 마무리했다.
2022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취득한 김헌곤은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그러나 허리 디스크 수술로 인해 2023시즌 막바지가 돼서야 팀에 복귀했고, FA 자격 행사를 한 해 더 미뤘다. 허리 수술 후 재활 도중엔 구단으로부터 은퇴 권유를 받기도 했으나 현역 생활 연장의 의지를 이어갔다.
그리고 맞이한 2024시즌 김헌곤은 팀 내 젊은 외야수들과 주전 경쟁을 펼치며 117경기 타율 0.302(281타수 85안타) 9홈런 34타점을 기록, 극적인 대반전을 이뤄냈다. 정규시즌 종료 후 포스트시즌에서도 홈런 4방 포함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이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2년이나 미뤘던 FA를 마침내 신청했고, 삼성과 2년 최대 6억원 재계약을 체결했다.
김헌곤은 "집에 갔는데 아들이 아빠 야구선수 더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래 얘 초등학교 갈 때까지만 한번 해보자' 생각했는데, 거짓말같이 작년(2024년)에 말도 안 되는 반전의 한 해를 보냈다. 그리고 구단에서 감사하게도 2년이라는 계약 기간을 제시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2024시즌엔) '잘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왜 자꾸 잘되지?'라는 생각을 했다. 잘하려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1년 더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그러다 보니까 야구장 나가는 게 너무 신나더라"고 지난 시즌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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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