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지난 6월 UFC 최초의 무패 두 체급 챔피언 일리아 토푸리아가 잠정 은퇴를 선언해 격투기계에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커리어 정점에 오른 시점에서 내려진 결단이었고, 그 배경이 단순한 휴식이 아닌 금전 요구를 동반한 협박이라는 점이 알려지며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16일(한국시간) "UFC 챔피언 일리아 토푸리아가 자신을 둘러싼 협박 음모로 인해 케이지에서 당분간 물러난다"고 전하며, 토푸리아가 개인적 문제를 이유로 타이틀 방어를 잠정 중단하게 된 경위를 상세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장문의 성명에서 "타이틀 방어에서 잠정적으로 물러나기로 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개인적 무결성, 가족, 그리고 명성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직접 마주해야 할 시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몇 달 동안, 금전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허위 가정폭력 혐의를 유포하겠다는 위협을 포함한 심각하고 용납할 수 없는 압박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토푸리아는 "이 혐의들은 전적으로 근거가 없으며, 진실은 의견의 문제가 아니라 증거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오디오 녹음, 서면 커뮤니케이션, 목격자 진술, 영상 자료 등 모든 관련 증거를 철저히 보존하고 문서화했으며, 이는 협박 미수, 증거 조작, 금전 및 개인 재산의 불법 전용, 다수의 협박 혐의로 사법 당국에 제출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폭로는 최근 몇 주간 불거졌던 그의 이혼 문제 관련 추측과 맞물려서 나왔다. 현재 그의 아내 조르지나와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며, 그 과정에서 재산의 50%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해진 바 있다.
물론 그가 성명에서 협박의 주체로 아내를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아이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지금까지 침묵을 선택했다"고 설명해 사실상 전 아내를 저격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대부분이다.
토푸리아는 "이런 상황에서의 침묵은 진실을 보호하지 않는다. 오히려 거짓된 서사가 자리 잡도록 허용할 뿐"이라며 입장 표명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많은 이들이 비슷한 상황을 겪었고, 결국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이 밝혀졌다"며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또한 "나는 법적 절차가 증거에 근거해 사실을 판단할 것이라 전적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토푸리아는 이미 지난달 개인사로 인해 2026년 1분기에는 경기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해 UFC는 라이트급 잠정 타이틀을 신설했고, 데이나 화이트 UFC CEO는 패디 핌블릿과 저스틴 게이치를 UFC 324에서 맞붙게 했다.
토푸리아의 공백이 단순히 개인사를 넘어 법적 사안이라는 점이 명확해지며, 그의 복귀 시점은 더욱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한편, 토푸리아는 최근 격투기 인생의 이후에 대해서도 비교적 솔직한 생각을 내놓았다.
그는 스페인 '마르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항상 복싱에 도전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며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으면 아무것도 잡지 못한다는 말을 삶의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금은 MMA에서 내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싶다. 그 후에 복싱으로 완전히 전향할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 스포츠에 너무 오래 머물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복싱에서는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라는 그의 발언은, 이번 잠정 은퇴가 단순한 쉼이 아닌 인생 전환기의 일부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토푸리아는 추가적인 공개 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옥타곤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싸움의 결말이 어떤 형태로 마무리될지, 그리고 그가 다시 챔피언 벨트를 허리에 두르는 날이 올 수 있을지, 전 세계 격투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SNS / 일리아 토푸리아 인스타그램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