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오현규가 소속팀 KRC헹크(벨기에)에서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확실한 상승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동안 기복을 겪던 공격수에게 팀 내 경쟁 구도와 대표팀 복귀라는 두 가지 압박이 동시에 몰리던 시기였지만, 오현규는 오히려 부담을 에너지로 바꾸며 헹크의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3경기 모두에서 득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자, 벨기에 현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오현규는 10일(한국시간) 벨기에 헨트 플래닛 그룹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벨기에 주필러 프로리그 14라운드 KAA 헨트전에서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서 시즌 8호 골을 터뜨리며 팀의 1-1 무승부를 이끌었다.
오현규의 선제골에 힘입어 헹크는 공식전 8경기 연속 무패를 이어갔으며, 헨트는 홈에서 귀중한 승점을 확보했지만 순위 경쟁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확실히 홈팀 헨트가 주도했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티아고 아라우호가 왼쪽 측면에서 강하게 돌파하며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이토 아스키가 쇄도했지만 공을 제대로 밀어 넣지 못해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먼저 분위기를 흔든 쪽은 원정팀 헹크였다. 전반 18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콘스탄티누스 카레차스가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단 헤이만스가 높은 타점으로 헤더를 연결했지만 힘이 실리지 않아 골대를 위협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전반 23분 오히려 헨트가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오른쪽 수비수 마틀리스 볼카에르트가 오버래핑 이후 크로스 상황에서 직접 헤더 슛을 시도했는데, 공이 골대 옆을 살짝 스치며 나가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불과 1분 뒤 그는 경기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전반 24분 카레차스가 순간적으로 공간을 만들어내며 오현규에게 절묘한 패스를 찔러 넣었다. 페널티 박스 왼쪽 부근에서 공을 받은 오현규는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고, 그의 슈팅은 볼카에르트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골키퍼 로프는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이 골은 오현규의 시즌 8호 골이자 리그 5호 골로 공식전 연속 득점 기록을 또 한 번 이어가는 순간이었다.
이후 전반 38분 카레차스의 패스를 받은 오현규가 다시 한 번 슈팅 기회를 얻었지만, 이번에는 헨트 수비수 파스코치가 정확한 타이밍에 몸을 던져 슈팅을 차단하며 위기를 넘겼고, 전반전은 헹크의 1-0 리드로 마무리됐다.
후반전도 헹크가 먼저 기세를 잡았다. 후반 6분 헤이만스와 오현규의 연계 플레이가 돋보이며 또 한 번 결정적인 기회가 만들어졌지만 헨트 골키퍼 로프가 과감하게 뛰어나와 슈팅 각도를 지우며 막아냈다.
그러나 경기 흐름은 돌연 후반 11분에 바뀌었다. 헨트 공격 핵심 미칼 스코라스가 힐패스로 아라우호에게 공을 내줬고, 아라우호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정교한 크로스를 옴리 간델만이 강한 헤더로 마무리하며 1-1 동점골을 기록했다.
이후 헨트는 동점골에 힘입어 공격 기세를 끌어올렸다. 후반 16분 델로르주의 중거리 슛이 골문 위로 살짝 벗어났고, 이후 교체 카드가 양 팀에서 연속적으로 사용되며 경기 흐름은 더욱 빠르게 변했다.
오현규는 후반 중반까지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다가 후반 29분 교체되며 벤치로 들어갔다.
양 팀 모두 마지막까지 승리를 움켜쥐려 했지만, 결정적인 장면은 번갈아가며 찾아왔다. 후반 32분 교체 투입된 윌리프리드 강가는 헤더 슛으로 골문을 노렸지만 이번에는 헹크 골키퍼 크롬브루게가 환상적인 반사신경으로 선방했다.
반면 헹크도 후반 42분 결정적 기회를 맞았다. 오현규를 대신해 투입된 미리솔라가 수비수 로페스를 힘으로 제치고 문전으로 돌파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패스 타이밍을 놓치며 결정적인 찬스를 날려버렸다.
경기는 결국 추가시간 6분까지 이어진 치열한 공방전 끝에 1-1 무승부로 종료됐다.
이날 무승부로 헹크는 공식전 8경기 무패를 이어가며 리그 7위 자리를 유지했다.
특히 오현규는 리그와 유럽대항전에서 물오른 득점 감각을 이어가며 국가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최고의 컨디션을 증명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오현규는 이날 74분 활약하며 터치 20회, 슛 4회, 유효슈팅 1회, 리커버리 1회와 함께 1골을 기록하면서 평점 7.3을 부여받았다.
경기 후 현지 언론 '헤트 라트스테 늬우스(Het Laatste Nieuws)' 역시 "헹크는 승리를 놓쳤지만, 오현규의 파괴력은 점점 완성형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는 최근 3경기에서 3골을 기록하며 팀의 공격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연속골 흐름은 그를 태극마크 무대에서도 중요한 경쟁자로 다시 떠오르게 만들었다.
오현규는 11월 A매치 2연전(14일 볼리비아, 18일 가나)을 앞두고 한국 대표팀이 소집된다. 전방에는 부상으로 1년 8개월 동안 대표팀을 떠났던 조규성이 복귀해 주전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최근 흐름만 놓고 본다면 홍명보 감독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연속 득점뿐 아니라 측면으로 내려와 공을 이어주는 움직임, 전방 압박 시의 적극성 등 팀 전술 전체에 기여하는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표팀 복귀를 앞둔 시점에서 '골을 넣는 스트라이커'로서의 명확한 존재감을 다시 되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진=연합뉴스 / 헹크 / 헨트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