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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첼시에서 EPL 우승 못한 이유 있다"…16년 만에 첫 리그 우승→포옛이 말하는 우승 조건 [현장메모]

기사입력 2025.10.23 00:28 / 기사수정 2025.10.23 00:28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전북 현대 부임 1년 차에 K리그1을 정복한 거스 포옛 감독은 다득점보다 긴장감 넘치는 한 골 차 승리를 선호했다.

결국 포옛 감독은 '득점'보다 '승리'를 최우선으로 삼았다. 

포옛 감독은 지난 22일 서울 누리꿈스퀘어에서 진행된 하나은행 K리그1 2025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우승 비결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말 전북 현대 9대 감독으로 부임한 포옛은 프리시즌부터 강도 높은 체력 훈련으로 팀의 기반을 다졌다. 그리고 포지션별로 명확한 지시 사항과 역할 수행을 주문하며 이를 어길 경우 선발에서 제외하는 '골든 룰'을 만들었다. 

시즌 초반 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전하던 포옛은 리그 6라운드 안양 원정 경기에서 수비진 6명을 두는 수비적인 선택을 하며 1-0 신승을 거둔다. 

그리고 박진섭의 수비형 미드필더 변화와 부상에서 돌아온 홍정호, 그리고 강상윤-박진섭-김진규로 이루어진 중원이 구성되면서 포옛은 정답을 찾았다. 리그에서 무려 22경기 무패(17승5무)를 달리면서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섰다.

급기야 최강희 전 감독이 달성한 파이널라운드 이전 우승 확정에 성공하며 포옛은 압도적인 2025시즌을 만들었다. 




포옛에게 아주 의미가 큰 우승이다. 2009년 잉글랜드 풋볼리그 리그원(3부)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래 감독 생활 16년 차인 포옛은 지도자로 첫 1부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10-2011시즌 브라이턴으로 리그원 우승을 차지해 2부 승격을 이끈 바 있다. 선덜랜드에 부임해서는 당시 프리미어리그 하위권을 맴돌던 구단을 잔류시키며 지도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 뒤로 포옛은 커리어가 꺾였다. 2021년에는 급기야 칠레 리그 우니베르시다드 카톨리카를 맡기도 했다. 여기에서 그는 슈퍼컵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한 나라의 최상위 리그 우승은 전북에서의 우승 이전에 단 한 번도 없었다. 

포옛은 "내 감독 커리어에 있어서 가장 큰 성과를 이뤄냈다고 생각하고 있다"라면서도 "물론 가장 큰 인정을 받았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것 역시 큰 업적이지만 내가 선덜랜드를 잔류로 이끈 것에 대해서 인정을 많이 받은 편이기 때문에 아마도 그 다음 가는 인정을 받은 성과라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커리어에 있어서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옛은 이어 "내가 전북에 부임하게 된 계기와 처음 구단과 얘기를 했을 때는 성적에 관한 것보다는 '지난 시즌에 많이 침체했던 라커룸 분위기를 바꿔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부탁받았는데 이제 그런 것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가 좋은 성과를 내서 이렇게 우승까지 할 수 있게 돼서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나 안양전 수비 변화에 대해, 포옛은 자신이 선호하는 축구를 거스르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나와 전북에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다음 경기에 5~6명의 선발 선수들을 바꿨다. 대전이 당시 선두였고 그때 팀을 발견했다. 정말 중요한 날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인터뷰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축구가 아니어서 다른 축구를 시도하려고 했던 것 같다. 당시 그 경기를 위한 결정이었다. 꽤나 미친 결정이었다"라고 돌아봤다.

나아가 포옛은 지도자 시절보다 화려했던 선수 시절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선수로 레알 사라고사(스페인·1990~1997), 첼시(1997~2001), 토트넘 홋스퍼(이상 잉글랜드·2001~2004) 등 유럽 빅리그라고 불리는 라리가와 프리미어리그에서 1990년부터 2004년까지 14년간 활약하고 2006년 은퇴했다.

선수로 포옛은 코파델레이(1993-1994), 유럽축구연맹(UEFA) 컵위너스컵 우승 2회(1994-1995, 1997-1998), 그리고 잉글랜드 FA컵(1999-2000)을 우승한 경력이 있다. 물론 선수로도 리그 우승이 없다. 

포옛은 이점을 짚으며 "내가 첼시에서 4년간 뛰었다. 컵대회 우승은 있었어도 리그 우승은 없었다. 우리는 1-0 꾸역승(one nil ugly)이 없었다. 항상 환상적인 축구를 하려고 했다. 1등을 하려면 지저분하게 1-0으로 이겨야 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포옛은 꾸준히 언급하는 선수단과의 관계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외국인 감독이 오더라도 "중요한 것은 선수들과의 연결"이라며 "우리 팀처럼 지난 시즌 굉장히 나쁜 시즌을 보내고 새 감독을 통해 달라진 것을 찾아가면서 올라온 것 같다. 선수들도 외국에서 처음 온 감독과 사단을 잘 품어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옛은 또 "시즌을 시작하고 한두 달 정도 결정마다 지난 시즌에 이랬고 저랬고 하면서 아니라고 했었다. A매치 휴식기에도 작년에는 하루이틀 쉬었다고 했다. 그래서 하루는 내가 더 이상 작년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했다"라며 과거와의 고리를 끊고 앞으로 나아갔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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