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형준 MBC 사장
(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뒷북 사과'를 했지만, MBC의 신뢰도는 바닥이다.
MBC 안형준 사장은 지난 15일, 기상캐스터였던 고(故) 오요안나 유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고개를 숙였다. 고인이 직장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며 세상을 떠난 지 1년 만이다.
고인의 유족은 그간 유족은 MBC에 공식사과 및 재발방지 입장 표명, 기상캐스터 정규직화, MBC 내 비정규직 프리랜서 전수조사 등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MBC 측이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자, 유족은 지난달부터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MBC는 유족의 단식 투쟁 27일 만에 잠정 합의를 이뤄내면서 공식 사과에 나섰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형준 사장은 "고인의 어머님을 비롯한 유족께 진심으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오늘의 이 합의는,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없어야 한다는 문화방송의 다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책임 있는 공영방송사로서, 문화방송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 그리고 더 나은 일터를 만들어 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그러나 고인 사망 1년 만이자, 고인이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려왔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8개월 만의 사과다. 유족의 호소에도 귀를 닫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던 MBC였기에, '진정성' 면에서 인정받긴 어려웠다.
그도 그럴 것이 고 오요안나는 직장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며 세상을 떠났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는 MBC 기상캐스터 4명. 유족은 이들 중 한 명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그 사이 MBC는 '방관'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사건 초기 미온적 대응을 했고, 노동부에서 고인에 대한 괴롭힘이 있었다는 특별근로감독 결과가 나오자 그제서야 '재발 방지'를 외치며 짧은 사과를 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노동부에서 결론을 내린 지 5개월 만에 만든, '공식 사과'의 장이었다. 그것도 고인 사망 1주기에 유족의 단식 농성이 이어지자, 잠정 합의를 한 결과다.
사과를 하긴 했으나 1년간 논란의 불씨를 키워온 MBC다. 그간 쌓아온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는 평가가 잇따를 수밖에 없는 것. MBC에게 숙제가 많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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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