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 쇼트트랙 최초로 동계올림픽 3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최민정(성남시청)이 올림픽 시즌 국제대회 첫 개인전 금메달을 손에 쥐면서 4달 앞으로 다가온 2026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 청신호를 밝혔다.
최민정은 20일(한국시간)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 모리스 리처드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2차 대회 마지막 날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17초399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코린 스토더드(2분17초516), 크리스틴 산토스-크리스월드(2분17초669) 등 두 미국 선수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냈다.
월드투어 1~2차 대회 개인전에서 한국 선수들을 3차례나 누르고 금메달을 딴 코트니 사로(캐나다)는 2분17초707로 4위에 그쳤다.
준결승에서 상대 선수 반칙에 따른 어드밴스를 받고 결승에 합류했던 김길리는 2분18초030으로 6위를 차지했다.
최민정의 이번 시즌 첫 월드투어 개인전 금메달이기도 하다. 최민정은 19일 열린 여자 1000m, 여자 3000m 계주, 그리고 20일 혼성 2000m 계주에서 수확한 은메달 3개를 합쳐 이번 대회를 금1 은3으로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쇼트트랙 월드클래스 최민정의 괴력이 드러난 한 판이었다.
앞서 여자 1500m 준결승 3조에서 2분22초820을 찍으며 스토더드에 이어 2위로 차지한 최민정은 총 9명이 레이스에 뛰어든 결승에서 그야말로 대역전극을 펼쳤다.
111.11m 트랙을 13바퀴 반 도는 1500m 레이스에서 최민정은 레이스 중반부터 3위권으로 올라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바퀴까지 스토더드와 사로가 1~2위를 굳게 지키면서 좀처럼 틈이 보이질 않았다.
최민정은 기어코 선두 그룹을 제치며 뒤집기 쇼를 펼쳤다. 반 바퀴 남겨놓고 아웃코스로 질주하면서 다른 선수들 따돌렸고 결승선도 맨 바깥쪽으로 통과한 것이다. 최민정의 엄청난 레이스를 안쪽에 있던 다른 선수들은 전혀 견제하지 못했다. 바깥쪽으로 돌면 더 많은 거리를 달리고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최민정은 보란 듯 해냈다.
마지막에 역전패를 당한 스토터드는 굉장히 아쉬워할 정도로 최민정의 역전극이 훌륭했다.
최민정은 이번 우승을 통해 개인전에서 가장 거리가 긴 1500m 만큼은 자신의 영역임을 확실히 알렸다.
최민정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연달아 이 종목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지난 3월 베이징에서 열린 2025 ISU 세계선수권에서도 여자 1500m에서 우승하며 당시 한국 대표팀에 유일한 금메달을 안겼다.
이번 1500m 우승도 월드투어 2차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건 유일한 금메달이다.
최민정은 내년 2월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개인전 단일 종목 세계 최초 3개 대회 연속 금메달 대업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최민정, 김기훈, 전이경(이상 한국), 저우양, 왕멍(이상 중국), 캐시 터너(미국),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 등 단일 종목 2연패를 일궈낸 선수들이 8명 있지만 3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없다.
내년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1500m 최민정, 여자 500m 폰타나가 단일 종목 3연패에 도전한다.
경기 일정상 여자 500m가 먼저 열리지만 최근 이 종목에서 산드라 펠제부르(네덜란드)가 확고한 아성을 구축하고 있어 폰타나 3연패가 쉽지 않다.
한편, 한국은 최민정, 김길리, 임종언(노원고), 황대헌(강원도청)이 차례로 뛴 혼성 계주 결승에선 2000m에선 은메달을 따면서 1차 대회 실격 아쉬움을 털었다.
황대헌은 남자 1000m 결승에서 1분25초587을 찍으며 윌리엄 단지누(1분25초417), 2위 스티븐 뒤부아(1분25초465·이상 캐나다)에 이어 3위로 통과하고 동메달을 땄다.
지난해 남자 쇼트트랙 최고의 선수로 올라선 단지누는 이번 대회 남자부 개인전 3개 종목과 남자 5000m 계주, 혼성 2000m 계주에서 모두 우승하며 5관왕에 등극하고 '괴물 스케이터'임을 증명했다.
사진=연합뉴스 / 올댓스포츠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