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캡틴' 구자욱이 멀티히트 활약를 펼치면서 팀 승리에 기여했다.
구자욱은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구자욱은 이날 경기 전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7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데 이어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는 8타수 1안타에 그쳤다.
구자욱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아쉬움을 만회했다. 삼성이 2-0으로 앞선 3회말 2사 2루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SSG 선발 드류 앤더슨의 8구 122km/h 커브를 받아쳐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세 번째 타석에서는 상대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5회말 1사 2루에서 이로운을 상대로 17구 승부를 펼쳤다. 결과는 삼진이었지만, 구자욱은 포스트시즌 한 타석 최다 투구수 신기록을 세웠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준플레이오프 역사상 한 타자 상대 최다 투구수는 1997년 박충식(준플레이오프 3차전, 당시 삼성 라이온즈)의 14개였다. 상대 타자는 김기태(당시 쌍방울 레이더스)였다.
포스트시즌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2003년 제춘모(한국시리즈 2차전, 당시 SK 와이번스)의 15개였다. 상대 타자는 이택근(당시 현대 유니콘스)이었다.
구자욱은 네 번째 타석에서 안타 1개를 추가하며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7회말 1사에서 김택형을 상대로 8구 승부 끝에 안타를 때렸다. 후속타가 나오지 않으면서 득점까지 올리진 못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구자욱은 "타격감이 좋긴 한데, 계속 결과가 안 나와서 아쉬웠다. 그래도 팀이 이겼으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치기 어려운 공이 많았다. 그래도 (상대의) 투구수를 늘리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괜찮았다"고 밝혔다.
이어 "공이 앞으로 잘 안 날아가더라. 꼭 출루하고 싶었다. 결과를 냈어야 하는데, 삼진을 당해서 아쉬웠던 것 같다. 다른 기록을 세우고 싶은데, 삼진을 당하고 기록을 세웠다"며 17구 승부를 돌아봤다.
삼성은 이날 SSG에 5-3 승리를 거두면서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만들었다. 4차전에서도 승리를 차지한다면 대구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다. 사령탑뿐만 아니라 선수들, 팬들 모두 4차전에서 시리즈가 끝나길 바라고 있다.
구자욱은 "오늘(13일) 팬들의 함성이 컸는데, 정규시즌 때도 팬들의 함성이 컸다. 그래서 긴장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것 같다. 정규시즌에도 (팬들의 함성을) 경험했으니까 더 재밌게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다들 똑같은 마음을 갖고 있지 않을까. 선수들뿐만 아니라 팬들의 마음도 같을 것이다. 대구에서 시리즈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팀 동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구자욱은 "팀 분위기가 너무 좋기 때문에 못하는 선수들도 (부진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으면 한다. 이겼으니까 다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대구,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