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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잡시대②] 노유민 "연예인=개꿀? NO…커피 팔아 건물 사, '덕업일치' 해냈다" (창간 18th)

기사입력 2025.09.17 07:00



'선택을 받는' 직업인 연예인. 갈수록 '투잡' 인구가 많아지고 있는 요즘, 연예인에게도 예외는 없습니다. 가수, 배우, 코미디언 등 각자 분야에서 활약해 이름을 알렸지만 전혀 다른 분야에 도전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남지현, 윤형빈, 노유민과 엑스포츠뉴스가 만났습니다. 바레 강사 겸 CEO, 격투기선수에서 극장 운영 사업가, 카페 사장이 된 세 사람, 창간 18주년을 맞은 엑스포츠뉴스처럼 18년 뒤 이들의 'N잡' 목표까지 솔직한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1997년 5인조 그룹 NRG가 가요계에 등장했다. "저는 유민이에요"라는 풋풋한 내레이션과 함께 등장한 미소년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기도. 어느덧 세월은 훌쩍 지나 여러 굴곡을 겪은 '원조 꽃미남'은 바리스타 대회 심사위원도 하는 커피 전문가가 됐다. 그에게 이제 본업은 방송인일까, 바리스타일까?

NRG의 꽃미남 멤버로 이름을 날리던 노유민은 결혼과 동시에 카페 창업에 돌입했다. 처음 시작은 아내의 권유였다. 원래도 커피 마시는 걸 좋아했지만, 커피를 직접 만든다는 생각이 없었던 그에게 아내의 권유는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었다.

"결혼 후에도 방송을 많이 하긴 했지만, 아내가 고정적인 수입이 필요하다고 하더라. 아이들이 일찍 태어났고, 케어나 비용이 많이 들어가 카페를 차려보는 건 어떻겠냐고 했다. 당시 '카페형 PC방'이 유행이어서 이걸 해보려고 했는데, 번화가에 차려야 하니 아이들 교육 환경에 좋지 않을 것 같았다. 처음엔 '한 번 해보자'에 가까웠다. 자격증도 따고, 로스팅 하는 법도 발품 팔아 배웠다. 정말 재밌었다."



처음엔 주변의 편견도 심했다고. "'얼마나 하겠어'하더라. 1년, 2년 지나면서 사람들이 알아주기 시작했다. 카페쇼 등 한국에서 하는 커피 박람회가 많다. 제 사업체가 커지니 관련 업체들과 컬래버도 하고, 시연회·세미나 등을 하게 됐다. 연예인 중에서는 독보적으로 많이 했고, 사업도 꾸준히 하고 있어서 이제는 연예인이라기 보다는 커피 전문가로 봐주신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노유민에게도 위기의 순간은 있었다. 코로나19로 식음료 매장들이 큰 타격을 입었고, 그 역시 피해갈 수 없었다.

그는 "매장이 총 10개 정도 됐었다. 코로나 영향을 받아서 정리했고 지금 위치에 건물 매입해서 들어왔다"며 "저는 스틱커피를 개발했다. 매장에서 커피를 못 드시니 인스턴트 커피로 집에서 드실 수 있게끔 했다. 유튜브도 시작했는데 타이밍 좋게 협업 제안도 많이 들어왔다. SNS 활용을 많이 했고, 타이밍이 좋게 홈카페 시장이 커졌다"라고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저도 처음에 카페 차렸을 때 힘들었다"며 "손님을 응대하는 것,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도 힘들더라. '쟤는 잘 안돼서 사업하나' 이런 시선으로 느껴졌다. 아이돌 출신이라 더했던 거다. 1년이 지나니 단골이 생기면서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쉬워졌다. 이제는 커피 바 안이 나의 무대인 거다. 바 밖의 사람들은 관중이고. 이렇게 생각하니까 나름 재밌더라. 그래서 자영업 하면 연예인들이 힘들어 한다. 연예인 사장이 잘 나오는 매장이면, 연예인이 그걸 극복한 거고 매장에 잘 안 나오는 사장은 그걸 극복 못 한 거다"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연예인이 개꿀'이라는 말에 동의하지도 않는다는 그는 "'개꿀'이라는 건 내가 잘하는 분야니까 개꿀인 거다. 연예인도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쉬운 일이 아니다. 평생 직업이 아니지 않나. 연예인 수명이 10년, 아이돌 수명 7년 보통 이렇게 보는데 그 안에 4~50년 치를 버는 거다. 단시간 안에 당겨서 버는 거니 얼마나 힘들겠나"라며 나름의 고충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제 팬분들이 가수일 때 팬과 커피 팬이 두 분야로 나뉘는데, 그 분들이 '덕업일치'라고 하더라.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거. 가수하고 싶을 땐 가수하고, 커피하고 싶을 땐 커피하고. 사람들이 이렇게 보는구나 싶었다. 맞다. 커피로 돈을 벌어서 건물까지 샀는데.(웃음)"라고 덧붙였다.

주변인들에게는 자영업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는 그는 "연예인들도 하다 망하지 않나. 어떤 자영업이든 우습게 보고 들어오면 안된다. 100% 알고 사업을 해야 된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특히 커피는 추출이 쉬운 작업이 아니다. 나는 맛있지만 남이 맛없어도 안 되지 않나. 거기다 영업시간도 식당보다 길다. 몸을 갈아서 하는 직업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쉽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 한 건물에 카페가 세, 네 개씩 되는 거다. 경쟁력이 없으면 추천드리지 않는다. 우리나라 커피로 유명하다는 챔피언들도 차렸다가 망하는데…"라며 커피 업계에 뛰어들 땐 큰 각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노유민은 실력으로나, 상업적으로나 완벽한 커피인으로 성장해 코로나 때 처음 출시한 스틱커피를 대만, 중국, 베트남을 넘어 미국까지 수출하게 됐다고. 그는 이제 바리스타가 본업이라며 "굳이 방송을 안 해도 먹고 살 수 있게 됐다. 계속 방송 관계자분들께 연락이 오니, 맞춰서 하려고는 하는데 들어오면 하고 아니면 말고가 됐다. 사업을 하는 연예인들의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는 'NRG 출신', '살 많이 뺀 사람', '유명한 바리스타' 세대 별로 나눠서 자신을 알아본다며 너스레를 떤 노유민. 바리스타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당연히 "커피를 맛있게 드셔줄 때"라고 답했다. 이어 "제가 내린 커피를 마시고 행복해하는 모습이 좋다. 가수일 때는 '노래 좋다, 노래 잘한다' 하는 것 처럼 카페에서는 '커피 맛있어요'라는게 가장 큰 행복이다"라며 뿌듯함을 전했다.



연예계 대표 N잡러가 된 노유민이지만 다시 선택한다 해도 커피를 선택할 것이라고. "대신 일찍 대회준비를 하고 싶다. (커피 대회) 챔피언이 되고 싶다. 처음 준비할 때 코로나가 터져서 대회가 취소돼 기회를 다 놓쳤다. 지금은 더 젊은 친구들이 발전해야 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18년이 지난 후 노유민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그는 "커피농장의 농장주가 되고 싶다. 그때는 농장에서 보자"며 큰 포부를 드러냈다. 

"엑스포츠뉴스 창간 18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제 기사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연예·스포츠 관련 좋은 기사 많이 내주시고 저도 열심히 할 테니 좋은 기사 부탁드려요. 18주년을 맞은 엑스포츠뉴스와 함께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노유민도 함께 지켜봐주세요."

사진=엑스포츠뉴스 고아라 기자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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