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유민 기자) "직구는 괜찮은데…"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새로운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김 감독은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벨라스케즈의 향후 활용 방안을 묻는 질문에 "뭐가 됐든 계속 써야 한다. 언제 한번 '탁'하고 잘 던질 수 있을 거다. 그렇다고 중간에 쓸 순 없지 않나"고 답했다.
벨라스케즈의 부진은 최근 롯데의 최대 고민이다. 롯데는 지난달 초 기존 외국인 투수였던 터커 데이비슨을 방출하고 벨라스케즈를 영입했다.
데이비슨의 성적이 나빴던 건 아니다. 데이비슨은 올 시즌 KBO리그에 합류해 22경기(123⅓이닝) 10승5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비록 이닝 소화력 측면에서 약점을 드러냈으나, 경기당 5~6이닝 정도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선발 카드였다.
다만 롯데는 더 높은 목표를 위해 10승 투수를 방출하는 결단을 내렸다.
시즌 초반 합류한 대체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도 첫 등판에서 교훈을 얻은 뒤 내리 6연승을 달리며 리그 최고의 1선발로 자리 잡았다. 롯데는 벨라스케즈가 감보아와 함께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를 이뤄주길 기대했다.
그러나 벨라스케즈의 성적은 기대와 달랐다. KBO리그 첫 등판이었던 8월 1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3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바로 다음 등판이었던 19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도 5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벨라스케즈는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6이닝 4실점 피칭을 펼치며 KBO 데뷔 첫 승을 따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등판이었던 29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 5이닝 5실점으로 한국 무대 세 번째 패전을 떠안았다.
시즌 성적은 4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8.05다. 4경기 동안 19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고, 피안타율(0.325)과 이닝 당 출루허용률(1.89)도 기대를 한참 밑돌았다.
3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태형 감독은 "슬라이더나 변화구 카운트 잡는 게 조금씩 빠진다. 볼 카운트를 뺏기면서 본인이 타자와의 싸움에서 몰리는 것"이라며 벨라스케즈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이어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을 수 있으면 직구는 괜찮아서 승부가 된다"며 "카운트 싸움에서 2스트라이크에도 결정구가 확 떨어져야 하는데, 자꾸 공이 손에서 빠진다. 빨리 승부를 내야 하는데 거기서 공이 한두 개 빠지니까 타자들에게 또 분위기가 넘어간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벨라스케즈가 여전히 아쉬운 활약을 보여주는 가운데, 롯데 선발진에 또 다른 악재가 찾아들었다. 후반기 들어 가장 꾸준한 성적을 이어오던 나균안이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르게 될 전망이다.
나균안은 지난달 31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했는데, 4회초 선두타자 양의지가 때려낸 강한 타구에 오른쪽 어깨를 맞았다. 나균안은 후속타자 박준순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김태형 감독은 나균안의 등판 일정에 관한 질문에 "오늘 보고를 받아야 할 것 같다"면서도 "조금 힘들지 않을까"라고 답하며 사실상 나균안이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뛸 것임을 암시했다.
롯데는 3일 KT전에서 9회 끝내기 실책을 저지르며 8-9로 역전패하고 6위로 떨어졌다. 벨라스케즈의 호투가 더욱 절실해지는 상황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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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