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창원,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팀을 12연패의 수렁에서 건져내는 홈런포를 폭발시켰다. 후반기 주춤했던 타격감을 한껏 끌어올린 것도 수확이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팀 간 14차전에서 17-5 대승을 거뒀다. 지난 7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부터 시작된 길고 길었던 12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레이예스는 이날 4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 5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 1볼넷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팀 12연패 탈출을 이끈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레이예스는 첫 타석부터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롯데가 0-0으로 맞선 1회초 1사 1, 3루에서 NC 선발투수 우완 영건 이준혁을 상대로 짜릿한 손맛을 봤다. 팀에 3-0 리드를 안기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레이예스는 1스트라이크에서 이준혁의 2구째 145km/h짜리 직구를 공략했다.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의 타구를 날려 보냈다. 지난 20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시잔 11호 홈런을 기록한 뒤 나흘 만에 홈런포를 재가동했다.
레이예스의 활약은 계속됐다. 롯데가 4-0으로 앞선 3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으로 출루한 뒤 1사 후 나승엽의 중전 안타 때 3루까지 진루했다. 곧바로 터진 이호준의 1타점 적시타 때 홈 플레이트를 밟으면서 팀에 추가 득점을 안겼다.
레이예스는 4회초에도 1타점 적시타, 6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생산하면서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지난 23일 4타수 무안타 2삼진 침묵으로 롯데의 1-4 패배와 12연패를 막지 못했던 아쉬움을 씻어냈다.
롯데도 레이예스의 1회초 선제 3점 홈런을 터진 뒤 쉽게 게임을 풀어갈 수 있었다. 8월 타선 침체 여파로 지난 7일부터 24일까지 14경기 12패2무로 크게 흔들렸던 가운데 모처럼 활기찬 공격이 이뤄졌다.
롯데는 이날 NC를 꺾으면서 순위를 공동 5위에서 공동 4위로 끌어올렸다. 오는 26~28일 안방 사직에서 열리는 공동 4위 KT 위즈와의 주중 3연전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레이예스는 경기 종료 후 "오늘 팀을 승리로 이끄는 선제 홈런을 쳐서 너무 기분이 좋다"며 "무엇보다 팀이 연패에 빠져 있었는데 이 홈런으로 인해 침체되어있던 더그아웃 분위기가 반전되는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레이예스는 2024시즌 페넌트레이스 144경기에 모두 출전, 타율 0.352(574타수 202안타) 15홈런 111타점 OPS 0.904로 맹활약을 펼쳤다.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작성하고 한국 야구 역사를 바꿔놨다.
레이예스는 2025시즌에도 121경기 타율 0.328(479타수 157안타) 12홈런 92타점 7도루 OPS 0.868로 제 몫을 해내고 있다. 후반기에는 이날 NC전 전까지 31경기 타율 0.278(115타수 32안타) 1홈런 19타점으로 파괴력이 떨어졌지만 다시 방망이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롯데는 '캡틴' 전준우가 현재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다. 주전 우익수 윤동희까지 타격 슬럼프 속에 지난 20일부터 1군 엔트리에서 빠져 타선의 무게감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롯데가 2025시즌 페넌트레이스 잔여 경기에서 순조로운 5강 경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결국 레이예스의 힘이 필요하다. 레이예스가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만 2017시즌 이후 8년 만에 가을야구를 노려볼 수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