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무릎으로 공을 잡는 '묘기' 호수비를 선보이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정후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에서 1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달 28일 뉴욕 메츠전 이후 21일 만에 톱타자로 복귀한 이정후는 4타수 1안타로 6경기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시즌 타율은 0.260을 유지했다.
이정후는 1회말 첫 타석에서 탬파베이 선발 라이언 페피오트의 몸쪽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익수 방면의 2루타를 쳤다. 이정후의 올 시즌 28번째 2루타. 이후 세 차례 타석에서는 삼진 1개와 뜬공 2개로 물러났다.
진기명기에 가까운 슈퍼캐치도 곁들였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서있던 4회초, 얀디 디아스가 외야 우중간 깊숙한 곳으로 공을 날리자 이정후가 이 타구를 쫓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 오라클파크는 우중간 외야 쪽이 다른 구장보다 깊숙이 들어가 있어 수비수들이 더 넓은 구역을 커버해야 한다. 이 때문에 3루타가 자주 나와 '3루타 골목(Triples Alley)'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날 이정후는 미끄러지며 글러브를 뻗었지만 한 번에 타구를 완벽히 잡지 못했다. 공이 다리를 타고 흘러내리자 그는 반사적으로 두 무릎을 모아 공을 붙잡았고, 곧바로 무릎 사이에서 공을 꺼내 높이 들어 보였다. 옆에서 함께 달려오던 우익수 드루 길버트조차 깜짝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현지 중계진도 감탄을 쏟아냈다. 마이크 크루코는 "무릎으로 잡았다!"고 외쳤고, 듀에인 쿠이퍼는 "이건 하루, 한 달, 한 시즌에 한 번 나오는 게 아니다. 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수비"라며 극찬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정후는 "바람이 강하게 불었고 타구가 많이 뻗어 슬라이딩을 했다"며 "잡긴 했지만 공이 가슴에서 몸 아래로 흘렀다. 확실히 독특한 방식으로 잡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도 놀라움을 드러냈다. 그는 “"음엔 그냥 넘어졌다고만 생각했고 발목을 다친 줄 알았다. 나중에야 무릎으로 잡았다는 걸 알았는데, 저런 건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정후의 호수비에 힘입어 7이닝을 버틴 선발 로건 웹은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자이언츠는 7-1로 승리하며 7연패 사슬을 끊었다.
한편 이날 6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와의 3연전 연속 안타 포함 최근 4경기 연속 안타 행진.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0.228로 올랐다.
2회초 첫 타석,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샌프란시스코 선발 로건 웹의 3구 스위퍼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정후 앞으로 향한 안타.
5회에도 웹의 스위퍼를 공략한 김하성은 이번에는 좌익수 앞으로 향하는 안타로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그러나 김하성은 두 차례 출루에도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홈에 돌아오지 못했고, 이후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사진=연합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