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의 강호 알나스르가 시즌 준비 과정에서 스페인 세군다 디비시온(2부리그) 소속 무명팀 알메리아에 충격패를 당했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전반에만 두 골을 터뜨리며 분전했지만, 알메리아의 끈질긴 압박과 집중력 앞에 무릎을 꿇었다.
알나스르는 11일(한국시간) 스페인 알메리아의 에스타디오 데 로스 후에고스 메디테라네오스에서 열린 프리시즌 경기에서 알메리아와 붙어 2-3 역전패를 기록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시험대였기에 알나스르는 새 감독 호르헤 제수스 체제 아래 베스트 일레븐에 가까운 라인업을 들고 나왔지만 알메리아가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알나스르는 프리시즌에서 툴루즈, 리오 아베 등과의 친선경기에서 연승을 거두며 순항 중이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분위기가 달랐다.
호날두를 비롯해 사디오 마네, 조아오 펠릭스, 마르셀로 브로조비치, 웨슬리, 그리고 최근 바르셀로나를 떠난 이니고 마르티네스 등 주력 멤버들이 모두 선발로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패배했다.
경기는 알메리아가 6분 만에 세르히오 아리바스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하며 시작됐다. 아리바스는 레오 바티스타오의 절묘한 패스를 받아 수비를 뚫고 침착하게 골문을 갈랐다.
하지만 알나스르의 반격도 빠르게 나왔다. 호날두는 전반 17분 마네의 침투에 이은 팀 내 원터치 플레이 속에서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정확한 오른발 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후 전반 39분에는 골문 앞에서 알바로 페르난데스 골키퍼의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직접 성공시키며 팀을 2-1로 앞서게 했다.
그러나 알메리아는 금세 반격에 나섰다. 전반 43분경 왼쪽 윙어 아드리안 엠바르바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기록했다.
헤수스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호날두를 교체해 휴식을 부여했다. 하지만 에이스가 빠진 알나스르는 후반전 들어 빠르게 분위기를 내어줬고,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엠바르바의 활약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후반 16분에는 정확한 스루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역전골을 터뜨렸다. 이후 알메리아는 강한 압박과 단단한 수비로 알나스르의 공세를 막아내며 3-2 승리를 지켜냈다.
알나스르 측은 경기 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패배 소식을 전하면서 "호날두가 전반전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수비와 경기 집중력에서 문제를 드러냈다"면서 "이번 경기를 통해 개선해야 할 점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알메리아의 펩 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력을 유지했다"며 "이번 승리가 선수들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줄 것"이라며 다가오는 시즌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지 스페인 매체 '마르카' 역시 "알메리아가 알나스르를 상대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뒀다"며 "주앙 펠릭스와 사디오 마네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모두 있었지만, 세군다 팀의 조직력과 투지가 빛났다"고 평가했다. 특히 엠바르바의 멀티골 활약이 경기의 분수령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결과는 40세 노장 호날두가 여전히 득점력을 과시했음에도 팀 패배를 막지 못하면서, 팀 전력의 균형과 수비 보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알나스르는 이번 패배를 교훈 삼아 다가오는 정규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호날두, 마네, 펠릭스, 마르티네스 등 핵심 선수들의 조화와 함께 수비 조직력 강화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새 시즌 초반부터 강력한 경기력을 선보여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알나스르는 오는 8월 19일 사우디 슈퍼컵 준결승에서 알 이티하드와 맞붙는다.
한편, 호날두는 오랫동안 교제한 여자친구 헤오르히나 로드리게스에게 드디어 청혼했다. 2017년 열애 사실을 공개한 지 약 9년만이다.
사진= 알나스르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