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연이은 비보만 들린다. 발탁 여부를 둑 논쟁이 계속 이어졌던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 장기 부상으로 이탈한 데 이어 김도영(KIA 타이거즈)마저 세 번째 햄스트링 부상으로 악몽의 시즌을 보내는 까닭이다.
WBC 대표팀 류지현 감독은 2026년 3월 열리는 대회 팀 전력 구성을 위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KBO 전력강화위원회와 류 감독은 최대한 가용할 전력을 다 끌어모으고자 한다. 미국 무대에서 뛰는 한국계 선수뿐만 아니라 그간 학교 폭력 이력에 대한 여론으로 대표팀 발탁이 이뤄지지 않았던 안우진까지도 전력 보강 대상에 있었다.
류 감독은 지난 2월 인터뷰에서 "안우진 선수는 KBO리그에는 9월에 복귀하는 걸로 알고 있고, 잘 준비하고 있는 영상을 봤다. 먼저 야구계 전체의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 선수들은 물론 팬들이나 언론에서도 그 부분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져야 하는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고 전했다.
안우진 발탁에 대한 류 감독의 고민은 허망하게 끝났다. 안우진은 지난 2일 사회복무요원 신분으로 2군 청백전에 참가해 투구한 뒤 패한 팀이 받는 벌칙 펑고 훈련에 참가했다가 오른쪽 어깨 견봉 쇄골 관절 손상을 당했다. 우측 어깨 오훼인대 재건술을 받은 안우진은 향후 5~6개월 정도 회복에만 집중할 예정이다.
자연스럽게 안우진의 2026 WBC 대회 참가는 불발됐다. 올 시즌 잔여 경기 출전과 WBC 대회 참가를 통해 1군 등록 일수를 얻어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 조기 도전하려던 안우진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160km/h 강속구를 던지는 선발 투수 카드가 날아간 WBC 대표팀에도 치명타다.
2026 WBC 대표팀에서 투수 쪽에선 안우진, 야수 쪽에선 김도영이 세대교체의 중심이 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안우진에 이어 김도영도 올 시즌 세 번째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되면서 또 대표팀에 근심을 안겼다.
김도영은 지난 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에 선발 출전해 5회말 수비 땅볼 처리 과정에서 포구 실책을 저질렀다. 이후 햄스트링 통증을 느낀 김도영은 곧바로 대수비 박민으로 교체됐다.
다음 날 오전 받은 검진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김도영은 지난 3월 말 처음 다쳤던 좌측 햄스트링 근육 손상 진단을 다시 받았다. 좌측과 우측 햄스트링을 번갈아 다친 뒤 다시 좌측 햄스트링이 다친 상황이라 구단과 현장에서도 충격에 빠졌다.
KIA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의 복귀 시점이) 빠르고 느리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 (햄스트링) 부상은 1년 쉬고 나와도 첫 경기에서 나올 수 있다. 근육 부상은 안을 들여볼 수 없으니까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를 수밖에 없다"며 "MRI 검진에서 괜찮았고, 테스트까지 완벽하게 마치고 올라왔는데 이렇게 됐다. 우리도 답답하지만, 김도영 선수도 엄청나게 답답할 거다. 아까 만났는데 웃음기 없이 얼굴이 계속 굳어있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도영의 2025시즌은 이대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햄스트링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한 2026시즌 준비 과정이 새로운 과제다.
이 감독은 "아직 나이가 어린 선수니까 내년, 내후년엔 햄스트링을 안 다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그런 게 가장 고민이 든다. 구단과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엄청나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바라봤다.
김도영은 2026 WBC 대표팀 야수 핵심 축이다. 대표팀이 김도영에게 기대한 플레이는 정규시즌 MVP를 받은 2024시즌과 같은 활약이다. 40홈런-40도루에 도전할 정도로 장타력과 주력을 동시에 갖춘 파괴적인 공격력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가을 열렸던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에서도 김도영은 장타력과 주력으로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선보인 바 있다.
그래서 김도영의 세 번째 햄스트링 부상이 더 치명적이다. 주루와 수비에서 햄스트링을 다친 김도영은 내년 시즌 준비 과정에서도 이를 조심해야 한다. 다가오는 겨울 김도영과 KIA 구단이 계획할 부상 방지 방향성도 관건이다. 주루와 수비에서 제대로 못 뛰는 김도영이라면 대표팀에도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과연 김도영이 2026년 WBC 대회와 2026시즌 준비 과정을 두고 어떻게 햄스트링 부상 관련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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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