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 이어 양민혁도 떠난다.
'대한민국 국민 구단'으로 사랑받던 토트넘 홋스퍼에 '한국인 0명'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이다.
손흥민이 달던 7번을 언젠가 물려받겠다며 당찬 각오로 영국에 간 양민혁이 새 시즌에도 잉글랜드 2부리그(챔피언십)에서 뛸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팀명까지 나왔다. 공식 발표가 임박했다.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의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7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양민혁의 임대 이적이 임박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양민혁은 이번 주 포츠머스로 떠나 챔피언십으로 복귀하면서 토트넘 임대 이적 물결을 이어갈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골드는 지난 1월30일에도 양민혁이 2부 퀸즈파크 레인저스(QPR)로 24시간 안에 임대될 것이라고 밝혀 시선을 모은 적이 있다. 그의 보도대로 양민혁은 다음 날 QPR 입단을 마무리지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크리스 와이스 기자도 SNS로 "포츠머스가 토트넘과 한국 국가대표 양민혁의 임대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이해된다"라며 "이적은 향후 24시간 내에 완료될 예정이다. 양민혁은 오른쪽 윙어이지만 중앙에서도 뛸 수 있다"라고 밝혔다.
양민혁의 포츠머스 이적은 지역 언론에서 먼저 제기한 적이 있다.
영국 포츠머스 지역 매체 '더 뉴스'는 지난 5일 "포츠머스가 공격력 강화를 위해 한국 공격수 양민혁을 주목하고 있다"며 "존 무시뉴 감독은 최근 프랑스 공격수 플로리앙 비안치니를 영입해 공격력을 높였으나 또 다른 윙어를 원하는 중이다. 높은 잠재력을 가진 한국 국가대표 윙어 양민혁이 임대로 포츠머스에 올 후보"라고 했다.
양민혁은 지난해 7월 K리그1 강원FC에서 이적, 토트넘과 6년 계약을 맺었지만 실제론 2025년 1월에 합류했다.
올여름 토트넘 새 사령탑인 토마스 프랑크 감독 체제에서의 프리시즌에 참여, 2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3일 서울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친선 경기에선 들 것에 실려나간 제임스 매디슨을 대신해 4분간 뛰기도 했다.
하지만 양민혁은 일찌감치 2부 구단 임대가 예상됐다. 프랑크 감독 입장에서도 부임 첫 시즌 프리미어리그 17위까지 추락했던 성적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쟁을 위해서도 검증이 덜 된 어린 선수들을 쓸 이유가 없다.
지난해 K리그1 영플레이어를 수상한 뒤 연말 토트넘에 건너갔던 양민혁은 한 달 만에 2부리그 퀸즈파크 레인저스(QPR)로 임대됐다.
QPR에선 6개월간 14경기에 나서 2골을 넣었다. 이 중 8차례 선발 출전했고 시즌이 종료되면서 토트넘으로 돌아왔다.
2006년생으로 19살인 양민혁은 지난 3월 국가대표팀 데뷔전을 치를 정도로 성인 무대에서 쑥쑥 크고 있다.
다만 토트넘의 걸출한 공격수들 사이에서 출전 기회를 얻기 쉽지 않은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결국 포츠머스 임대 초읽기에 들어갔다.
토트넘은 주전 공격수 손흥민이 7일 미국 LAFC 입단하면서 간판 윙어를 하나 잃었다.
그럼에도 윌송 오도베르, 브레넌 존슨, 히샬리송, 마티스 텔, 데얀 쿨루세브스키 등이 측면 날개 자원으로 활약할 수 있다.
올여름엔 웨스트햄에서 좋은 활약 펼치며 프리미어리그 적응이 다 끝난 가나 국가대표 모하메드 쿠두스도 영입했다. 양민혁 입장에선 토트넘에 남아도 토마스 프랑크 새 감독에게 얼마나 출전 기회를 받을지 알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재임대가 거론되는 중이고, 포츠머스라는 팀명도 나왔다.
포츠머스는 박지성이 활약하던 2005년 전후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다크호스로 꼽히던 팀이었다. 2007-2008시즌엔 맨유, WBA, 카디프 시티를 연파하고 FA컵 우승팀이 됐다.
이후 재정이 무너져 4부리그까지 추락했다가 최근 다시 승격을 일궈내며 챔피언십에 참가하는 중이다.
프리미어리그에 참가하던 2006년엔 국가대표 윙어 이천수 영입을 추진하기도 했다. 박지성도 당시 포츠머스 감독이었던 해리 레드냅에게 이천수를 추천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천수는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하지 못했고, 이제 양민혁이 20년 만에 포츠머스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QPR / 토트넘 홋스퍼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