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한화 이글스가 'V2'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KBO리그 '역대급' 커리어를 자랑하는 베테랑 좌타자 손아섭을 품으면서 페넌트레이스 우승 도전에 큰 힘을 받게 됐다.
한화는 KBO리그 트레이드 마감 시한 당일이었던 지난달 31일 "NC 다이노스에 현금 3억원과 2026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넘기고 손아섭을 영입했다"라고 밝혔다.
1988년생인 손아섭은 지난 2007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2차 4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4년차였던 2010시즌부터 주전으로 도약한 뒤 2021시즌까지 1696경기 타율 0.324, 2077안타, 165홈런, OPS 0.866으로 KBO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군림했다.
손아섭은 롯데 시절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5회(2011~2014, 2017) 수상, 최다 안타 타이틀 3회(2012~2013, 2017), 등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2022시즌을 앞두고 NC로 FA 이적, 타율 0.277 4홈런 48타점으로 주춤하기도 했지만 2023시즌 부활했다. 타율 0.339로 데뷔 첫 타격왕에 최다 안타 1위,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 등 펄펄 날았다.
손아섭은 다만 2024시즌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84경기 타율 0.285, 7홈런, 50타점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2025시즌에는 76경기 타율 0.300, 33타점으로 어느 정도 반등에 성공했다.
한화가 손아섭을 품은 이유는 명확하다. 지난 7월 31일까지 2025시즌 59승37패3무, 승률 0.615로 단독 1위를 달리고 있지만 2위 LG 트윈스(58승40패2무)에 2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1위 수성과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타선 강화가 절실했다.
한화는 2025시즌 팀 평균자책점 3.42로 10개 구단 중 1위다. 탄탄한 마운드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승수를 쌓아왔지만 팀 득점은 455로 6위다. 타선이 기복을 크게 보이면서 최근 10경기 5승4패1무로 주춤했고, 그 사이 LG와 격차가 좁혀졌다.
한화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 오른 건 2006시즌, 가장 최근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건 2018시즌이다. 올해 최소한 가을야구를 꿈꾸며 페넌트레이스를 시작한 가운데 현시점에서는 1999시즌 이후 36년 만에 '우승'으로 목표가 상향 조정됐다.
손아섭 트레이드는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창단 후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윈나우'에 대한 의지의 표명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KBO리그에서는 우승에 목마른 팀들이 트레이드 마감 시한 직전 '빅딜'을 단행한 경우가 적지 않게 나왔다. 당장 2023시즌에도 LG 트윈스가 선발진 강화를 위해 핵심 유망주 이주형을 키움 히어로즈로 보내고 최원태를 데려갔다.
과감한 트레이드가 우승까지 부족했던 '퍼즐'을 메워준 사례도 명확하다. 2017시즌 KIA 타이거즈는 뚜렷한 마무리가 없었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트레이드 마감시한 당일 좌완 유망주 이승호, 손동욱을 넥센(현 키움)으로 보내고 2016시즌 세이브왕 김세현과 베테랑 외야수 유재신을 영입했다.
KIA의 김세현 영입은 대성공이었다. 김세현은 2017시즌 KIA로 둥지를 옮긴 뒤 21경기 2패 8세이브 평균자책점 3.43으로 준수한 활약을 해줬다. 특히 두산 베어스와 맞붙은 한국시리즈에서 4⅓이닝 무실점 2세이브 1홀드로 타이거즈의 'V11'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한화가 손아섭에게 기대하는 부분도 명확하다. 페넌트레이스 1위 수성은 물론 향후 포스트시즌에서 경험이 부족한 팀 타선을 이끌어 주기를 원하고 있다.
손아섭의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은 38경기 타율 0.338(145타수 49안타) 3홈런 19타점 4도루 OPS 0.862다. 특히 2023시즌 플레이오프에서는 KT 위즈를 상대로 5경기 타율 0.429(21타수 9안타) 3타점 OPS 0.905로 '빅게임 플레이어'의 면모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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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