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칼랑(싱가포르), 유준상 기자)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강원도청)가 국제수영연맹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을 좋은 성적으로 통과했다.
황선우는 자신의 자유형 단거리 라이벌인 이 종목 세계기록 보유자 판 잔러(중국)를 따라간 것이 오히려 좋았다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황선우는 30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칼랑의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아레나에서 열린 2025 국제수영연맹 싱가포르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에 출전해 47초94의 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올해 3월에 진행된 대표선발전(48초41)보다 기록을 0.47초 앞당겼다.
이로써 전체 110명 중 8위를 기록한 황선우는 16명에게 주어지는 준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준결승은 이날 오후 8시 27분(한국시간 기준)에 진행된다. 레인 배정도 좋아 1조 6레인에서 물살을 가른다.
황선우는 전날 펼쳐진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72를 찍었다.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1분43초53), 루크 홉슨(미국·1분43초84), 무라사 다쓰야(일본·1분44초54)에게 밀려 4위를 차지하고 아깝게 메달을 놓쳤다. 이 종목 세게선수권 4연속 입상도 무산됐다.
황선우는 마음을 정리하고 약 16시간 만에 다시 물에 뛰어들었다.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경기에 나서야 했다.
예선 12조에 속한 황선우는 헤이코 지글러(오스트리아), 왕하오위, 판 잔러(이상 중국), 안드레이 미나코프, 예고르 코르네프(개인 중립 선수B), 카일 차머스, 플린 사우담(이상 호주), 라파엘 펜테-다머스(프랑스), 루카 훅 르 게네달(스페인)과 함께 레이스를 펼쳤다.
황선우는 23초05의 기록으로 첫 50m 구간을 지났다. 이후 마지막 50m 구간에서 힘을 냈고, 차머스(47초48), 코르네프(47초51), 사우담(47초73), 판잔러(47초86)에 이어 다섯 번째로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예선이 끝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단독으로 만난 황선우는 "어제(29일) 저녁에 이어 바로 자유형 100m에 임했는데, 또 한 번 시즌 최고 기록으로 시작했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이틀 연속으로 경기하는 게) 좀 힘들기도 한데, 기록을 보니까 힘들지 않다. 예선에서 47초대의 기록이 나온 게 정말 오랜만이다. 23초0대의 기록으로 50m 구간을 지나 23초 후반대의 기록으로 마지막 50m 구간을 달렸다. 자유형 200m와 비슷하게 나쁘지 않은 순위로 시작한 것 같다. 시작은 좋은 것 같다"며 "오후에 몸 상태가 더 좋아진다면 개인 최고 기록인 47초5대까지 최대한 끌어올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황선우는 4년 전인 2020 도쿄 올림픽(코로나19로 인해 실제론 2021년에 개최) 준결승에서 47초56의 당시 아시아신기록을 세우며 결승에 오른 적이 있다. 아직도 이 기록은 한국기록으로 남은 상태다. 황선우는 일단 준결승에서 한국신기록을 정조준한다.
지난해 파리 하계 올림픽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 판잔러와의 맞대결이 부담스럽진 않았을까.
황선우는 "오히려 좋았다고 생각한다. 옆 레인에 있었던 코르네프 선수도 빠르고, 판 잔러와 차머스도 좋은 기록을 가진 선수들이라 어떻게 보면 난 그 선수들을 그냥 따라가면 된다. 따라가는 게 가장 마음이 편하다. 그냥 편하게 경기했던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황선우는 준결승에서 게네달, 난도르 네메스(헝가리), 판 잔러, 찰머스, 사우담, 마누엘 프리고(이탈리아), 펜테-다머스와 함께 레이스를 펼칠 예정이다.
황선우는 "결승에 올라가려면 47초대 중반은 무조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0.4초를 줄이려면 첫 50m, 마지막 50m 구간에서 각각 0.2초씩 줄이는 걸 목표로 잡아서 초반에 페이스를 올리고, 후반에 페이스를 더 올려야 할 것 같다"며 "예선보다 힘을 20% 더 써서 (준결승에서) 거의 100%의 힘을 쓰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황선우는 "(준결승 전까지) 똑같이 기본적인 걸 잘 지킬 것"이라며 "잘 자고, 잘 먹으면서 어떻게 경기를 할지 고민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로이터, AP, AFP, EPA/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