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리빙 레전드'이자 주장인 손흥민의 거취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토트넘의 신임 사령탑 토마스 프랑크 감독이 19일(한국시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을 직접 언급했다.
토트넘이 이미 손흥민에게 "합당한 제안이 있다면 이적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프랑크 감독은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손흥민을 "기준을 세우는 선수"로 평가하며 팀 내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주장 선임과 관련해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기며 손흥민의 입지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프랑크 감독은 레딩과의 프리시즌 첫 경기를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영국 '풋볼런던'은 이날 기자회견 현장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프랑크 감독이 손흥민에 대해 "손흥민은 10년간 이 팀에 있었고, 올여름 마침내 자격 있는 트로피를 얻었다"며 존중을 표했다고 전했다.
이어 프랑크 감독은 현재 주장 손흥민과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두고 "두 선수 모두 훈련을 잘 소화했고 팀의 기준을 설정해주고 있다. 두 선수 모두 내일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며, 난 이들에게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하는 등 손흥민의 프리시즌 선발 출전을 예고했다.
이러한 발언은 현 시점에서 손흥민이 여전히 팀 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한편, 향후 입지에 대한 단서는 제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프랑크 감독의 이번 인터뷰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바로 주장 선임 여부에 관한 질문이다.
그는 해당 질문에 대해 "아직 이번 시즌 주장 결정은 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내일은 두 명이 전후반에 주장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손흥민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각각 주장으로 경기를 치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발언 역시 손흥민이 여전히 팀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난 시즌까지 공식 주장으로 활약했던 손흥민이 새 시즌에도 그 역할을 보장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의 입지가 달라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다시 말해, 프랑크 감독이 주장 선임을 유보했다는 사실은 손흥민의 주장 완장이 박탈될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토트넘 구단의 내부 기류는 다소 혼란스럽다.
영국 'TBR 풋볼'은 이번 인터뷰가 있기 전 보도를 통해 손흥민의 미래를 현실적인 시각에서 바라봤다.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 구단은 손흥민에게 이번 여름 이적이 가능하다는 방침을 이미 전달한 상태다. 매체 수석기자인 그레이엄 베일리는 "손흥민은 더 이상 토트넘의 미래 계획의 핵심이 아니며, 이적 시장에 실질적으로 나와 있는 선수"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또한 프랑크 감독의 전술 구상도 손흥민의 입지를 위협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TBR 풋볼'은 "프랑크는 마티스 텔, 모하메드 쿠두스, 요안 위사와 같은 젊고 역동적인 자원들을 주축으로 삼길 원하고 있으며, 손흥민은 이들과의 경쟁에서 우선순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손흥민은 명백히 시장에 나와 있다"며 "잔류도 가능하지만, 적절한 제안이 오고 선수 본인이 동의한다면 구단은 이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비록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도 10골 11도움이라는 준수한 기록을 남겼지만, 프랑크가 선호하는 고강도 압박 전술에 90분 내내 대응하기엔 체력적 부담이 따를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반면, 쿠두스는 중앙과 양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소화 가능한 멀티 자원으로 손흥민의 출전 기회를 더욱 제한할 전망이다.
일단 손흥민은 현재 토트넘에서 프리시즌에 참가 중이며, 7월 31일 홍콩에서 아스널,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한다.
이 경기가 팬들에게 그의 토트넘 작별 무대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특히 프랑크 감독의 이번 인터뷰 기조를 봤을 때, 10년간 토트넘의 상징이자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었던 그는 이제 새로 부임한 프랑크 감독 체제 아래에서 주장 완장마저 보장받지 못한 채 경쟁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그가 더 이상 중심이 아닐 수 있다는 메시지이자, 향후 토트넘이 구상하는 팀 개편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프랑크 감독의 이번 첫 기자회견은 이런 변화의 분위기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줬다.
손흥민을 향한 존중과 감사의 표현은 분명했지만, 동시에 그는 기존 체계에 얽매이지 않고 새롭게 팀의 방향을 설정하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모든 변화의 흐름 속에서 손흥민은 여전히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여름, 그리고 아시아 투어 종료 이후에는 반드시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8월 초, 구단 수뇌부와의 논의 이후 그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손흥민은 여전히 상징성과 실력, 리더십을 두루 갖춘 선수지만, 이제는 새 감독의 철학과 구상에 따라 역할이 달라질 수도 있는 기로에 서 있다.
사진=SNS/토트넘 홋스퍼/엑스포츠뉴스 DB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