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 안현민이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인터뷰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올 시즌 최고의 신인이 되고자 한다.
외야수 안현민(22)은 올해 KT 위즈의 대표 히트상품이다. KT뿐 아니라 타 팀 선수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신인상 후보로 떠올랐다. 유력한 경쟁자인 LG 트윈스 선발투수 송승기(23)가 맞대결을 원한다는 후문. 소식을 접한 안현민은 "송승기 선수는 정말 좋은 투수더라. 나도 한번 대결해 보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안현민은 2022년 2차 4라운드 38순위로 KT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 '도루하는 포수'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KT에서도 첫 시즌 포수로 훈련하다 외야수로 전향했다. 이어 그해 현역으로 입대했다. 군에서 취사병으로 복무한 뒤 지난해 전역해 KT로 돌아왔다.
지난 시즌 1군 데뷔에 성공한 안현민은 16경기서 타율 0.200(25타수 5안타) 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가능성을 내비치다 오른쪽 손가락 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오른 것이 아쉬웠다.
올해 제대로 기지개를 켰다. 4월 10일부터 17일까지 8일간 1군에 머문 뒤 2군 퓨처스팀으로 향했다. 이어 4월 29일 다시 콜업돼 1군에 뿌리내렸다. 총 4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5(170타수 57안타) 13홈런 44타점 34득점, 장타율 0.647, 출루율 0.435 등을 자랑했다.
특히 엄청난 파워로 수차례 대형 홈런을 때려내며 리그를 뒤흔들었다. 팀 내에선 "안현민은 장외홈런만 홈런인 줄 아는 것 같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였다.
단숨에 신인상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최대 라이벌은 LG 송승기다. 2022년 7경기, 2023년 1경기에 나섰던 송승기는 올해 LG 선발진의 주축으로 거듭났다. 총 14경기 80⅔이닝서 8승4패 평균자책점 2.57을 뽐냈다. 리그 평균자책점 3위이자 국내선수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승리 부문서도 리그 공동 4위이자 국내선수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송승기는 최근 "안현민과 한번 붙어보고 싶다. 좋은 승부가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KT 위즈 안현민이 올해 경기에 출전해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T 위즈 안현민이 올해 경기에 출전해 수비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만난 안현민은 "나도 송승기 선수를 한번 상대해 보고 싶다. 이번 LG와의 3연전에 선발 등판하시나 했는데 로테이션이 안 맞아 안 나온다고 한다. 그래도 올해 한 번쯤은 만나지 않을까 싶다"며 입을 열었다.
안현민은 "토종 선발 평균자책점 1위일 정도로 정말 잘하고 계신다. 투구 하이라이트 영상 등을 봤는데 공이 진짜 좋더라"며 "체인지업은 물론 패스트볼 힘도 좋아 보였다. 치기 어려울 듯했다"고 밝혔다.
이어 "라이벌이라기보다는 나보다 더 높은 위치에 계신 것 같다. 다만 맞대결을 하게 된다면 자신 있게 임할 것이다"며 "모든 투수와 상대할 때 늘 그런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선다. 운이 좋으면 공도 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신인상을 향한 욕심은 계속 날 것 같다는 질문에 안현민은 "당연하다. 그런데 송승기 선수가 지금 너무 잘하고 있다"며 "투수는 페이스가 떨어진다고 하는데도 전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나보다는 송승기 선수가 더 욕심내고 있을 듯하다"고 답했다.
안현민도 다른 팀 선수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23일 발표된 올 시즌 올스타전 베스트12 투표에서 안현민은 드림 올스타 지명타자 부문 선수단 투표 1위를 거머쥐었다. 221표를 획득했다. 선수단 투표 2위인 전준우(롯데 자이언츠)의 71표를 압도했다.
다만 총점에선 전준우가 앞서 베스트12에 선정됐다. 전준우는 팬 투표서 148만2247표를 얻어 총점 35.45점을 올렸다. 안현민은 팬 투표서 57만7443표를 받아 총점 30.29점을 기록했다. 지명타자 부문 2위다.
안현민은 "선수단 투표 결과를 보고 정말 감사했다. 다른 팀 선수분들과 여러 팬분들이 많이 뽑아주셔서 내겐 정말 큰 의미가 있었다"며 "내 실력이 좋다기보다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덕에 많은 표를 얻은 듯하다"고 전했다.

KT 위즈 안현민이 올해 경기에 출전해 득점 후 축하 받고 있다. KT 위즈

KT 위즈 안현민이 올해 경기에 출전해 타격하고 있다. KT 위즈
안현민의 괴력에 상대 팀들의 견제도 점차 심해지고 있다. 안현민은 "투수들이 좋은 공을 안 준다고 해도 분명 한 경기에 2~3개씩은 들어온다. 내가 안타를 못 친 날은 그 공들을 놓쳤기 때문이다.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안타 경기를 한 날엔 기분이 정말 좋지 않다. 그런데 스포츠 뉴스를 보면 메이저리그 선수들이나 KBO리그 내 잘하는 선수들도 무안타에 그쳤다는 기사가 나오더라"며 "'아하, 이런 분들도 못 치는데 내가 하루 못 쳤다고 위축될 게 뭐 있어'라고 생각하고 넘긴다"고 배시시 웃었다.
안현민은 "분명 나도 주춤하는 때가 올 것이다. 그 기간이 길어지지 않게 빨리 끊어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에필로그>
-KT 구단 대학생 리포터들은 지난달 말 구단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안현민의 별명 공모전을 진행했다. 역대 가장 많은 댓글이 달렸다. 안현민은 본인에게 제일 잘 어울리는 '케릴라'라는 별명을 택했다. '케이티(KT)'와 '고릴라'의 합성어다.
-안현민에게 몸 관리를 위해 챙겨 먹는 보양식이 있는지도 물었다. "제가 한식을 그리 안 좋아해서…저는 햄버거 먹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KT 위즈 안현민이 올해 경기에 출전해 세리머니하고 있다. KT 위즈
사진=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KT 위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