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이 '은사' 조세 무리뉴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튀르키예 쉬페르리가의 페네르바체로 향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토트넘 홋스퍼 잔류와 새로운 도전 사이에서 고민 중인 손흥민이 유럽 무대를 떠나지 않으면서 적절한 연봉까지 받을 수 있는 튀르키예 이적을 고려 중이라는 보도다. 현재 손흥민과 연결되고 있는 페네르바체에는 과거 토트넘에서 손흥민을 지도했던 세계적인 명장 무리뉴 감독이 있어 손흥민의 이적 가능성이 낮지 않다고 점쳐지는 중이다.
스페인 매체 '피차헤스'는 15일(한국시간) "토트넘에서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특별한 순간을 보낸 손흥민은 이제 토트넘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런던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손흥민은 그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제안을 받았다"며 "튀르키예의 페네르바체는 손흥민을 영입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매우 매력적인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피차헤스'는 이어 "손흥민이 시즌당 1200만 유로(약 189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제안받았다는 소문도 있는데, 이는 선수로서 손흥민과 같은 시기를 보내는 모든 선수에게 분명히 매력적인 금액일 것"이라며 페네르바체가 손흥민에게 1200만 유로의 연봉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수년간 토트넘의 핵심 선수 중 하나로 활약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프리미어리그에서 멋진 순간을 만들어냈다"면서도 "하지만 손흥민은 32세의 나이에 다른 곳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고려하는 듯하다. 튀르키예 측의 제안은 여름 이적시장이 시작되는 시기에 나왔으며, 손흥민의 진로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피차헤스'의 공신력은 낮은 편이지만, 손흥민의 페네르바체 이적설은 이미 튀르키예에서도 나온 내용이기 때문에 마냥 무시하고 지나칠 수는 없는 루머다.
튀르키예 유력지 '후리옛'은 지난 13일 "페네르바체는 손흥민의 에이전시인 CAA 베이스와 접촉해 토트넘과의 이적 협상이 마무리될 경우 현재 연봉의 두 배에 달하는 1200만 유로를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튀르키예 언론 '파나틱'도 "무리뉴 감독이 페네르바체의 알리 코치 회장에게 손흥민을 반드시 데려오고 싶다는 강력한 요청을 보냈다"며 "코치 회장도 무리뉴 감독의 의견에 동의해 실무진에게 손흥민과의 협상을 시작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의 튀르키예 이적설은 마침 영국에서 토트넘의 새 사령탑인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연결되고 있는 손흥민을 방출할 거라는 예상이 강해지고 있는 와중에 터졌다.
영국의 축구 전문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14일 "프랭크 감독의 첫 번째 행동은 사랑받는 손흥민의 토트넘 생활을 끝내는 것"이라며 전 에버턴 회장 키스 와이네스의 발언을 전했다.
'풋볼 인사이더'에 따르면 와이네스는 "토마스 프랭크 감독과 토트넘은 새로운 체제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아 하고, 이를 위해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야 한다. 손흥민은 토트넘을 훌륭하게 도와줬다. 그는 한국에 거대한 팬층과 수익원을 확보하도록 도왔다"면서도 "나는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날 거라고 생각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손흥민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이용해 엄청난 상업적 가치를 얻으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손흥민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소속팀으로 유명한 알 나스르와 사우디아라비아 최고 명문 알 힐랄 등 복수의 구단들이 손흥민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손흥민의 이적 루머가 이전보다 더 주목받는 이유는 그의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해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게 된 토트넘이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손흥민을 현금화해 선수단 개편을 위해 필요한 이적료에 투자할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특히 손흥민의 몸값을 두둑하게 쳐줄 가능성이 높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구단들이 손흥민의 차기 행선지로 거론되고 있다. 토트넘은 계약 만료를 1년여 앞둔 베테랑을 비싼 가격에 처분할 수 있고, 선수 커리어 황혼기를 보내는 손흥민 입장에서도 커리어 막바지에 거액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유력한 차기 행선지로 언급되고 있는 것이다.
영국 '풋볼 런던'에서 오랫동안 토트넘을 취재한 알레스데어 골드조차 손흥민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을 막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영국에서는 이미 손흥민과의 결별을 준비하는 분위기였고, 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하더라도 이제는 손흥민의 선택을 비판할 수 없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이런 와중에 페네르바체까지 손흥민을 영입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페네르바체는 손흥민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는 팀이다.
기본적으로 손흥민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연봉을 제공하면서, UEFA 주관 대회에 꾸준히 출전한다는 점에서 선수에게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페네르바체는 매 시즌 갈라타사라이와 함께 쉬페르리가 우승을 두고 경쟁하는 팀이며, 당장 지난 시즌에도 UEFA 유로파리그에 참가했다.
무리뉴 감독과의 유대감도 훌륭하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달 22일 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토트넘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이기고 우승하자 자신이 몸 담았던 두 팀의 결승전 소감을 밝힌 뒤 "손흥민이 우승컵 드는 모습에 눈물이 났다"고 밝혀 시선을 모았다.
손흥민이 튀르키예 이적을 택한다면 사우디아라비아처럼 많은 연봉을 받지는 못하겠지만, 현재 토트넘에서 받는 것보다는 더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높은 수준의 무대인 UEFA 주관 대회까지 출전하는 게 가능하다. 무리뉴 감독과 한 번 더 의기투합할 수 있다. 손흥민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더욱 궁금해졌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