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마테우스 쿠냐가 '침몰하는 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이유는 간단했다.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드림클럽이기 때문이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4일(한국시간) "6250만 파운드(1159억원)에 맨유로 이적한 쿠냐는 후벵 아모림 맨유 감독이 자신을 설득한 과정을 공개했다. 자신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부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것도 인정했다"고 전했다.
쿠냐는 지난 1일 울버햄프턴에서 맨유로 이적했다. 맨유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쿠냐 영입에 합의했다. 구단의 모든 구성원이 쿠냐의 올드 트래퍼드 입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알렸다.
브라질 국적의 1999년생 공격수인 쿠냐는 지난 2023년 1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울버햄프턴으로 임대돼 프리미어리그에 발을 들였다. 시즌 후반기만 뛰고 20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한 쿠냐는 시즌 종료 후 울버햄프턴으로 완전 이적했다.
적응을 마친 쿠냐는 지난 시즌 36경기 14골 8도움을 기록하며 황희찬과 함께 공격 에이스로 활약했다. 이번 시즌에도 쿠냐의 활약은 대단했다. 리그에서만 15골 6도움을 기록했다. 울버햄프턴에서는 대체가 불가능한 선수였다.
리그 톱 플레이어 수준의 활약을 펼친 쿠냐에게 많은 팀들이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쿠냐의 선택은 오로지 맨유였다. 맨유는 곧바로 쿠냐의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해 쿠냐를 품었다.
쿠냐의 선택에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맨유가 잉글랜드 최고 명문 구단이긴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부진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에도 크게 부진해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저 순위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에 나갈 수 없는데도 쿠냐가 맨유 이적을 선택했다는 것에 많은 이들이 놀라워했다.
쿠냐도 이를 인정했다. 하지만 맨유가 자신의 드림클럽이었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고 이적 비화를 밝혔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쿠냐는 "난 맨유와 아모림 감독을 돕기 위해 여기 왔다. 함께 나눈 모든 논의 덕분에 내 결정이 더 수월해졌다"면서 "솔직히 이 순간에 대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찾기 어렵다"고 벅찬 감정을 전했다.
이어 "어쩌면 다른 사람들은 내 결정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항상 여기서 뛰는 걸 꿈꿔왔다면, 이런 결정을 내리는 건 쉬운 일"이라고 맨유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쿠냐는 "내게 맨유 같은 팀은 없다. 물론 모두에게 힘든 시즌이었다는 건 알고 있다. 내 결정은 이 구단이 내게 어떤 의미인지, 이 팀이 어떤 팀이 될 수 있다고 믿는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 순간 가장 흔히 하는 말은 '이게 바로 꿈이 이뤄진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다. 꿈이 이뤄진 거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릴 적 일화도 들려줬다. 쿠냐는 "어릴 때 할머니 댁에서만 맨유 경기를 볼 수 있었다. 우리 집이나 사촌 집에서는 채널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주말에 할머니 댁에 가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봤다"며 "사촌들은 맨유 팬이었다. 나도 자연스레 맨유를 보며 응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 자갈이 깔린 경기장에서 축구를 했는데 우리는 그곳을 올드 트래퍼드라고 불렀다. 지금은 진짜 올드 트래퍼드에 있다. 그 때를 떠올리면 정말 감정이 북받친다"면서 "웨인 루니, 에드윈 판 데 사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네마냐 비디치, 폴 스콜스, 라이언 긱스 등 이 팀은 내 10대 시절에 큰 영향을 줬다"고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맨유는 이번 시즌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 부재로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어릴 적부터 맨유에서 뛰는 걸 꿈꿔왔던 쿠냐가 맨유의 구세주로 떠오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사진=연합뉴스, 맨유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