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킬리안 음바페가 이끈 프랑스가 또다시 스페인의 벽을 넘지 못했다.
9골이 터진 난타전 끝에 스페인이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끝까지 승부를 포기하지 않았던 프랑스의 저력도 인상적이었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분명 스페인이었고, 그 중심에는 '골든 보이' 라민 야말이 있었다.
스페인은 6일(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MHP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UEFA 네이션스리그 리그A 준결승전에서 프랑스를 5-4로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스페인은 지난 유로 2024 4강전에서 프랑스를 2-1로 꺾은 데 이어 다시 한 번 프랑스를 토너먼트 4강에서 제압하며 제대로 천적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스페인은 오는 9일 4강에서 독일을 꺾고 올라온 포르투갈과 결승에서 맞붙는다.
이날 경기에서는 바르셀로나의 17세 공격수 야말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야말은 전반부터 날카로운 돌파와 정확한 패스로 프랑스 수비진을 끊임없이 위협했고, 두 골을 직접 넣으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스페인은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우나이 시몬이 골키퍼로 나선 채, 페드로 포로, 르뱅 르노르망, 딘 하위선, 마르크 쿠쿠렐라가 백4를 구성했다. 페드리, 마르틴 수비멘디, 미켈 메리노가 중원을 구성했고, 최전방 스리톱에는 야말, 미켈 오야르사발, 니코 윌리엄스가 나섰다.
프랑스는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마이크 메냥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뤼카 에르난데스, 클레망 랑글레, 이브라히마 코나테, 피에르 칼루루가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3선에는 아드리앙 라비오, 부아디오 코네가 배치됐고, 2선에는 데지레 두에, 마이클 올리세, 우스망 뎀벨레가 선발 출전했다. 최전방 원톱에는 음바페가 나서며 상대 골문을 노렸다.
경기 초반 흐름은 팽팽했다. 전반 8분 프랑스는 뎀벨레와 음바페의 빠른 돌파로 스페인 수비를 흔들었고, 13분에는 에르난데스의 슛이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스페인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선제골은 스페인의 몫이었다.
전반 22분 야말이 오른쪽 측면에서 드리블 돌파를 감행하며 수비수 사이로 파고들었고, 오야르사발에게 내준 패스를 오야르사발이 다시 박스 중앙으로 내줬다. 이 공을 받은 니코 윌리엄스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3분 뒤 스페인의 두 번째 골이 나왔다. 전방 압박으로 프랑스의 빌드업을 끊어낸 스페인은 다시 한번 속공을 전개했다.
오야르사발과의 환상적인 패스플레이를 통해 패널티 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받은 메리노는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고,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2-0을 만들었다.
이후 전반 종료 직전 스페인은 세 번째 골에 성공했다. 프리킥 상황에서 야말이 힐패스를 내준 공을 수비라인 뒤로 절묘하게 띄워줬고, 수비멘디가 머리로 연결한 공을 하위선이 아크로바틱한 슛으로 마무리했으나, VAR 판독 결과 오프사이드로 판정됐다.
결국 완벽한 경기력으로 빠른 시간에 2골을 넣은 스페인은 전반을 2-0으로 마무리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분위기를 잡은 쪽도 스페인이었다. 후반 9분 야말이 박스 안에서 라비오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야말은 직접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골문 반대 방향으로 차 넣으며 자신의 첫 골을 기록했다.
1분 뒤인 후반 10분 스페인은 4골차 리드를 만들었다. 윌리엄스의 패스를 받은 페드리가 간결한 터치 이후 골키퍼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4-0으로 벌어졌다.
프랑스는 후반 14분 음바페가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반격의 실마리를 찾았다. 포로가 박스 안에서 음바페를 걸어 넘어뜨렸고, 주심은 VAR 확인 후 다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음바페는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49번째 A매치 골을 신고했다.
그러나 야말의 날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후반 22분 야말은 포로의 오른쪽 크로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다시 격차를 벌렸다. 메냥 골키퍼가 손끝을 댔지만 골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골로 스코어는 5-1까지 벌어졌다.
프랑스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 34분 교체로 투입하며 A매치 데뷔전을 가진 라얀 셰르키가 감각적인 오른발 발리슛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셰르키는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받은 뒤, 두 수비수를 제친 후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강력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후반 39분 프랑스의 크로스 상황에서 수비수 비비안이 공을 걷어내려다 자신의 골문으로 넣는 자책골을 기록하며 프랑스는 5-3까지 따라붙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셰르키가 측면에서 정교한 크로스를 올렸고, 교체 투입된 콜로 무아니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4점 차이를 순식간에 1점 차이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종료 직전까지 스페인은 프랑승의 맹공을 막아냈고, 주심의 휘슬이 울리면서 9골이 터진 난타전의 막이 내렸다.
이날 승리로 스페인은 오는 9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포르투갈과 결승전을 치른다.
포르투갈은 전날 독일을 2-1로 꺾고 결승에 선착한 바 있다. 이로써 결승전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라민 야말의 세대 대결로도 큰 관심을 모으게 됐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역사적으로 이베리아 반도를 대표하는 라이벌로, 두 나라의 축구 대결은 '이베리안 더비'로 불린다. 양국 간 공식 A매치 전적에서는 스페인이 17승 17무 6패로 우세하다.
반면 프랑스는 2024 유로 준결승에 이어 다시 한 번 스페인에 발목을 잡히며 연속된 실패를 경험했다.
특히 이날 실점 장면 대부분에서 수비진의 조직력 붕괴와 집중력 부족이 드러나며 디디에 데샹 감독의 전술에 대한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