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홈런왕'의 위용이 사라졌다. 한화 이글스 노시환의 방망이가 침묵하고 있다.
한화는 3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10-1 대승을 거뒀다. 한화는 이날 8안타 8볼넷으로 10득점을 올렸다. 노시환은 3루수 겸 4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뒤 5타수 무안타 2삼진을 기록하며 땅볼로 1타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1회말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 상대 1사 1·3루 찬스에서 첫 타석에서 들어선 노시환은 볼 2개와 스트라이크 하나를 지켜본 뒤 4구 슬라이더를 타격했다. 타구는 3루수에게 향했고, 노시환의 땅볼에 3루주자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태그아웃됐다. 노시환은 1루에서 세이프되며 2사주자 1·2루, 한화는 채은성 타석에서 나온 실책을 틈타 선취점을 올렸다.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노시환 앞에 찬스가 놓였다.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우전안타, 투수 폭투 후 하주석 희생번트, 문현빈 스트레이트 볼넷과 도루로 1사 2·3루 찬스가 이뤄졌다. 노시환은 볼카운트 2-2에서 쿠에바스의 투심을 쳤다. 이번에도 결과는 땅볼. 그나마 그 사이 3루에 있던 플로리얼이 득점하면서 타점을 올릴 수 있었다.
노시환은 4회말에는 2사 1·2루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6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직구와 포크볼을 계속 커트하다 6구 포크볼을 지켜보고 삼진으로 돌아섰다. 8회말에는 신인 김재원을 상대해 공 2개를 지켜본 뒤 131km/h 슬라이더에 헛스윙을 하면서 3구 삼진을 당했다.
이날 5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노시환은 최근 5경기 18타수 연속 무안타 수렁에 빠졌다. 타율이 그야말로 0.000이다. 시즌 초반에도 기복이 있었던 노시환은 조금씩 살아나 팀의 상승세와 발걸음을 같이 했는데, 5월 중순 0.280까지 올렸던 타율은 현재 0.233까지 떨어진 상태다. 최근 18경기 타율은 0.121로, 5월 25일 80타석 만에 나왔던 대전 롯데전 홈런 이후 대포도 다시 자취를 감췄다.
노시환은 올 시즌 한화가 치른 59경기 전부에 출전했다. 단 한 경기만 지명타자로 나섰을 뿐, 나머지 58경기에서는 모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끝까지 수비를 소화했다. 수비 이닝이 516이닝으로 리그에서 압도적인 1위다. 2위 플로리얼(492이닝)과도 24이닝, 3경기 정도가 차이가 난다. 경기당 평균 8.75이닝으로, 말 그대로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달 중순 노시환에게 휴식을 줄 뜻을 내비쳤지만, 수비 보강 때문인지 그는 여전히 빠짐없이 경기에 나서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타격 부진이 길어지는 가운데서도 4월 두 경기에서만 5번과 3번 타순에 섰을 뿐 지금까지도 줄곧 4번타자의 중책을 맡고 있다.
무게감 있는 자리에서 매일 경기를 소화하다 보니 누적된 피로가 성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팀에서 차지하는 노시환의 비중이 큰 만큼 쉽게 휴식을 주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더 앞을 내다본다면 잠시 숨을 고를 시간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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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