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실패한 시간을 보낸 브라질 국가대표 윙어 안토니가 최근 충격적인 심경을 고백했다.
그는 "맨유에서 더는 견딜 수 없었다"며 당시 기간 동안 겪은 정신적 고통을 토로했고, 인터뷰 도중 눈물을 참지 못했다.
안토니는 며칠씩 아무것도 먹지 않고 방에 틀어박혀 지내던 시절을 떠올리며 "아들과 놀 힘도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안토니는 브라질 매체 'TNT 스포츠 브라질'과의 인터뷰에서 "맨유에서 더 이상 즐거움을 느낄 수 없었고, 축구를 하고 싶은 의욕조차 사라졌었다"며 "이전에는 축구가 내 삶의 전부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맨유에서의 부진이 단순한 경기력의 문제가 아니라, 삶 전체를 뒤흔들 정도의 정신적 시련 때문이었다는 고백이다.
2022년 안토니는 네덜란드 아약스를 떠나 맨유로 이적하며 8500만 파운드(약 1577억원)의 거액 이적료로 큰 기대를 모았다.
특히 그는 당시 감독이었던 에릭 텐 하흐와 아약스 시절 사제지간이었던 만큼 시너지가 기대됐지만, 기대는 곧 좌절로 바뀌었다.
이적 첫 시즌부터 기복 있는 경기력과 비효율적인 드리블, 낮은 결정력 등으로 팬들의 비판을 받았고, 올 시즌에는 사임되기 전 텐 하흐 감독과 그 후임 루벤 아모림 감독 모두에게 외면받았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선발로 나서지 못한 안토니는 결국 지난 1월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스페인 라리가의 레알 베티스로 임대 이적하며 반전을 노렸다.
이번 시즌 맨유에서 14경기 1골이라는 초라한 기록을 남긴 그였지만, 베티스 이적 이후 안토니는 마치 다른 선수가 된 듯한 활약을 펼쳤다.
라리가와 UEFA 콘퍼런스리그를 포함해 9골 5도움을 기록하며 베티스의 핵심 공격수로 우뚝 섰고, 팀의 유럽 대회 결승 진출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이 화려한 반등 이면에는 감춰졌던 고통의 시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안토니는 도대체 맨유에서는 왜 그런 부진을 보였던 것이냐는 질문에 "내 형에게 '도저히 못 견디겠다'고 말한 적도 있다. 형은 '조금만 더 참아보자'고 했지만, 그 순간조차도 너무 힘들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그는 "그 당시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집에 있으면서도 아들과 놀 힘이 없었고, 방에서 나오지도 않았으며, 며칠씩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고 덧붙이며 맨유 시절 자신의 정신적 고통이 극에 달했음을 설명했다.
안토니는 이 같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가족과 신앙'을 언급했다.
그는 "하나님과 가족의 도움 덕분에 조금씩 나아질 수 있었고, 다시 삶과 축구에 대한 열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지금은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베티스로 온 것이 나 자신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 이곳에서 나는 다시 웃고 있고, 축구가 즐겁다"고 강조했다.
현재 베티스는 안토니의 완전 영입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지만 이적료가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영국 대중지 '더 선'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맨유는 안토니의 이적료로 최소 3000만~4000만 유로(약 467억~623억원)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베티스의 재정적 여건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티스는 구단 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며, 다른 구단들과의 경쟁 또한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안토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유벤투스를 포함한 복수의 구단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맨유는 그를 이적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크며, 베티스 외에도 자금력 있는 팀들의 참여가 예상된다.
한편, 안토니는 오는 29일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릴 UEFA 콘퍼런스리그 결승전에서 첼시를 상대로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우승컵이라는 의미를 제외하고도, 만약 베티스가 해당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다음 시즌 UEFA 유로파리그에 진출이 가능하다.
베티스는 그에 해당하는 보상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안토니의 영입 혹은 차기 시즌 영입시장에 직결될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하지만 안토니는 이미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그는 이미 베티스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개인적으로도 자신의 커리어의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안토니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부진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털어놓으며, 팬들에게 환호받는 화려한 선수 생활 뒤에 숨어 있던 고통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이번 인터뷰는 단순한 경기력 이상의 문제, 즉 선수의 정신적 고통과 회복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안토니는 인터뷰 말미에 "이제 다시 웃을 수 있다. 축구를 사랑하던 어린 시절의 마음을 되찾았다. 이곳 베티스에서 나는 다시 살아났다"며 미소를 지었다.
다시 한 번 커리어를 반전시킬 준비를 하고 있는 안토니다.
사진=연합뉴스/더미러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