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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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뽕끼 요구 받기도"…알리, '우리 정서'로 되찾은 자신감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5.05.24 07:00

김예나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가수 알리가 독보적인 감성을 담은 K발라드로 글로벌 음악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대표 보컬리스트로 입지를 굳힌 그는 오리엔탈 정서를 녹여낸 신곡 '진달래꽃 피었습니다'를 통해 "우리나라 정서란 이런 것"이라 자신 있게 말하며, 새로운 음악적 흐름을 제시하겠다는 각오다.

끊임없는 고민과 연구 끝에 탄생한 이번 곡은 알리 특유의 깊은 감성을 느낄 수 있다. K발라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시도로, 알리의 새로운 시도와 음악적 방향성에 대한 음악 팬들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알리는 최근 신곡 '진달래꽃 피었습니다' 발매 기념 엑스포츠뉴스와 단독 인터뷰에서 음악을 대하는 태도 속에 깃든 진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번 신곡 '진달래꽃 피었습니다'는 국악과 사극풍 발라드의 정서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곡으로, 따스했던 사랑의 순간과 마음 깊은 그리움을 정교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보내야 했지만 끝내 놓지 못한 감정과 잊지 못하는 마음을 서정적인 감성으로 표현, 오랜 음악적 뿌리와 경험이 고스란히 스며든 알리만의 독보적인 색채를 더욱 단단하게 완성했다. 

"오리엔탈 발라드야말로 한국의 발라드 정서를 제대로 해외에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안예은, 송소희 등 훌륭한 보컬리스트들이 이미 많은 활약을 하고 있지만, K팝 안에서 '발라드'라는 장르가 더 글로벌하게 나아가려면 누군가는 먼저 문을 열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나부터 스타트를 끊어보자'는 마음이 들었죠.

제 주변에서도 응원을 많이 해줘요. 스페인어, 브라질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 등으로 번역해서 해외에 소개하겠다고 자처해주는 분들도 있어서 너무 감사하죠. 기분도 좋고, 뭔가 흐름이 잘 흘러가고 있는 느낌이에요."



알리는 이번 신곡에서 '오리엔탈 발라드'의 진수를 보여주기 위해 화려한 기교나 과잉된 감정을 쏟아내기보다, 절제된 담백함을 택했다. 

그 안에 스며든 한 끗의 여운은 한국 정서의 깊이를 세련되게 풀어낸 핵심 포인트로, 단순한 '뽕끼' 이상의 감각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대중성과 전통 사이 균형을 지키고, 알리만의 색깔을 유지한 채 'K발라드'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오리엔탈적인 요소를 앞세우다 보면 '기교적으로', '뽕끼 있는' 소리를 요구 받기도 해요. 개념적으로 충분히 이해되지만, 어떻게 신선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지에 대해서는 늘 고민이죠. 우리의 정서를 담으면서도, 너무 익숙하지만은 않도록 그 미묘한 간극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관건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담백한 목소리에 집중했어요. 담백하지만 한 끗 차이로 '우리의 정서가 바로 이런 거다'라는 맛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이를 위해서는 모두가 다 쓰는 창법이 아니라 저만의 신선한 접근 방식이 필요했어요. 거기서 차별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홍익대학교 실용음악과에서 보컬 전공 전임교수로 재직 중인 알리는 팝 발성이 실용음악과의 기본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과연 이게 정말 우리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표를 품게 됐다고 밝혔다. 

"요즘 실용음악과 학생들은 대부분 팝 발성을 기본으로 배워요. 그런데 가만히 보면, 그 발성이 결국 우리 것이 돼가고 있죠.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우리 정서'가 어떻게 섞여 있는가, 그걸 제대로 담아내야 진짜 '우리 정서'이자 'K팝'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아가 알리는 다양한 음색과 정서를 가진 보컬들이 오히려 국내 가요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는 현실적인 문제 자체도 안타깝게 바라봤다. 팝적인 스타일이나 톤을 높이 평가하는 지금의 가요 시장에서 학생들 스스로가 제약을 두고 선을 긋는다는 것. 알리는 이와 같은 흐름을 바꾸고자 '우리 정서'가 녹아든 'K팝'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저보다도 훨씬 짙은 음색이나 톤을 가진 학생들이 많은데, 오히려 그 친구들이 가요를 잘 안 불러요. 가요 자체가 '뽕끼 있다', '색깔이 깔끔하지 않다'는 인식 때문에 아예 장르 자체에 거리감이 생기는 거죠. 그럴 때마다 '아델 같은 톤을 가진 보컬이 부를 수 있는 가요는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또 너무 팝스럽기만 하면 '그게 어떻게 가요야?'라는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그 사이에서 'K'의 기준을 어떻게 세울 수 있을 것인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지금은 마치 낯선 바다를 탐험하듯, 새로운 음악의 길을 항해하는 기분이에요. 아직 불확실하지만 그만큼 설레고, 꽤 신나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알리 스스로가 먼저 나서기로 했다. 'K' 보컬 감성이란 이런 거라는 것을 보여주고,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목소리를 가진 이들도 누구나 쉽게 함께 부를 수 있는 가요를 부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해 보이겠다는 포부다. 

"최근 한 축제 무대에서 이 노래를 라이브로 먼저 불렀어요. 사실 그 무대에 올리기까지도 살짝 용기가 필요했죠. 원래는 콘서트에서 미발매곡으로 불렀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결국 음원까지 내게 됐거든요. 그날도 노래를 부른 뒤 '기억나세요?' 하고 관객에게 마이크를 넘겼는데, 객석에서 '진달래꽃 피었습니다' 부분을 따라 부르더라고요. 그 순간 '아, 나한테도 이런 곡이 생기는구나' 싶었어요.

한편으로는 너무 욕심내면 안 된다는 생각도 했어요. 오리엔탈 발라드라는 게 자칫 세대의 벽을 탈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10대, 20대 친구들 중에서도 사극풍 발라드를 좋아하는 이들이 꽤 많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이 감성이 통하는구나'는 확신이 들었죠. 그간 자존감도 조금씩 떨어지고, '이제 안정적으로 가야 하나?' 고민도 많았는데 이번 노래 덕분에 다시 살아난 기분이에요. 제게 큰 힘이 됩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뮤직원컴퍼니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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