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 6회말 1사 만루 KIA 최지민이 SSG 신범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좌완 영건 최지민이 당분간 2군에서 재정비의 시간을 갖는다.
KIA는 지난 12일 1군 엔트리에 변화를 줬다. 전날 더블헤더 특별엔트리로 올라왔던 내야수 홍종표, 외야수 김석환과 더불어 최근 부진에 빠진 투수 최지민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최지민은 올 시즌 20경기에 등판해 14이닝 1승 4홀드 평균자책점 4.50을 올렸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볼넷과 삼진이다. 삼진 개수(12개)보다 볼넷 개수(16개)가 더 많다. 피안타율(0.245)은 그리 높지 않지만,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2.07에 달한다.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8회말 KIA 최지민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022년 2차 1라운드 5순위로 KIA에 입단한 최지민은 2년 차인 2023년 58경기 59⅓이닝 6승 3패 12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12로 활약했다. 지난해에도 그 흐름을 유지하는 듯했다. 4월까지 16경기 15이닝 1승 1패 5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0.60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5월에도 13경기 10이닝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2.70으로 순항을 이어갔다.
하지만 시즌 중반이 지나면서 부진과 부상 때문에 고전했다. 56경기 46이닝 3승 3패 12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5.09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를 끼는 기쁨을 맛봤지만, 팀에 큰 보탬이 되진 못했다. 지난해 최지민의 한국시리즈 성적은 1경기 ⅔이닝 2사사구 무실점.
지난해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2025시즌에 돌입한 최지민은 3월 5경기 3⅔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2.45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4월에도 흐름이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최지민은 지난달 30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 0이닝 2피안타 1사사구 4실점(3자책)으로 주춤했다. 지난 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0이닝 2볼넷 2실점으로 고개를 떨궜다. 이후 사흘간 휴식을 취했지만, 11일 문학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도 0이닝 2볼넷으로 부진했다. 아웃카운트를 단 1개도 잡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7회말 KIA 최지민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던 KIA는 최지민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 13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범호 KIA 감독은 "퓨처스(2군)로 내리는 게 답은 아니니까 1군에서 최대한 편안한 상황에서 올려서 스트라이크를 던지게 하려고 했다. 구위 자체는 좋은 투수인 만큼 공이 스트라이크 존에 형성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계속 노력했다"고 밝혔다.
몸 상태나 구위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는 게 사령탑의 생각이다. 초구를 주목한 이 감독은 "초구가 볼이면 계속 볼을 던지는 경우가 많고, 초구가 스트라이크면 잘 던지는 경우가 많다. 현재로선 볼넷이 많으니까 등판하는 데 제약이 있었던 것 같다"며 "본인이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다. 구위가 좋은 만큼 문제가 없으면 다음에 올라왔을 때 잘 던져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며칠 동안 던지면서 다시 방향성을 찾으면 1군에 올라오자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퓨처스에서 올라온 선수들에게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을까 싶다. 선수들이 생각한 만큼 중요한 상황에 올라가면 잘 던져줘야 한다.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가 한 명 나타나주면 다른 선수들이 돌아오는 시점에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다"며 "자신이 맡은 역할에서 최선을 다해서 던져주면, 또 운이 따라준다고 하면 괜찮을 것 같다. 그냥 자신 있게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