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6-1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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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기 직전까지 갔었는데, 다시 찾아온 기회…'연장전 1⅓이닝 무실점→데뷔 첫 승' 정우주 "프로 와서 가장 떨렸어요" [광주 인터뷰]

기사입력 2025.05.03 08:43 / 기사수정 2025.05.03 08:43



(엑스포츠뉴스 광주,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의 신인 정우주가 아쉬움을 털고, 위기를 넘어 데뷔 첫 승의 기쁨을 안았다. 승리투수 자격이 충분했던 투구였다.

한화는 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연장 11회 끝 3-2 승리를 거두고 5연승을 달성했다. 이날 한화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한 정우주는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데뷔 첫 승을 달성했다. 최고 구속은 155km/h, 26구 중 25구가 모두 직구였다.

0-1로 끌려가던 한화는 5회초 이진영의 투런포로 역전, 5회말 동점 허용으로 2-2의 팽팽한 승부를 계속해 이어갔다. 엄상백 뒤로 김범수와 박상원, 한승혁, 김서현이 무실점으로 KIA 타자들을 막았고, 균형이 깨지지 않으며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10회초 한화가 득점 없이 물러난 뒤 10회말, 김종수가 1사 2루 상황에서 조동욱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조동욱이 최형우에 몸에 맞는 공을 내준 뒤 아웃카운트 하나를 더 처리하며 2사 주자 1・2루. 여기서 한화 벤치의 선택은 신인 정우주였다. 정우주는 대타 변우혁과 풀카운트 승부를 벌인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끝내기 위기에서 탈출했다.

그리고 한화는 11회초 노시환의 솔로 홈런으로 다시 리드를 가져왔고, 정우주는 11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김호령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한준수까지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최원준에게는 볼넷. 포수 최재훈이 한 차례 마운드를 방문했고, 정우주는 박찬호에게도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내면서 이날 경기를 매듭지었다.

경기 후 정우주는 "아직 프로야구 생활 한 달밖에 안 됐지만, 프로 와서 오늘이 가장 떨렸던 것 같다. 책임감을 가지고 던졌다"며 "다음 이닝도 던져야 하니까 너무 흥분하지 않으려고 했다. 홈런이 나온 후에 승리투수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했는데, 너무 흥분하면 다음 이닝에 실점할 수 있으니까 최대한 마음을 숨기려고 했다"고 웃었다.

마운드에서 최재훈이 어떤 얘기를 해줬는지 묻는 질문에는 "남자면 자신있게 좀 하라고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셔서, 굳어 있었는데 덕분에 많이 웃고 편하게 던진 것 같다"고 전했다. 정우주는 "내가 위축된 모습을 보이니까 자신있게 던지라고 그렇게 말씀해주신 것 같은데 그래서 마음이 좀 풀렸다"고 덧붙였다.



바로 직전 등판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던 정우주였다. 4월 27일 대전 KT전에서 팀이 4-0으로 앞선 9회초 등판했으나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고 2루타, 볼넷, 2루타로  경기를 끝내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승계주자의 득점으로 정우주의 실점이 불어나고 3-4까지 추격을 당했지만, 한화가 리드를 잃지 않고 승리를 챙기며 정우주에게 그나마의 위안을 안겼다.

이날 정우주가 내려간 뒤 중계 화면에는 정우주가 더그아웃에서 자책하는 모습, 그런 그를 달래주는 선배들의 모습이 계속해서 잡혔다. 정우주에게 "울었다는 소문이 있다"고 놀리자 그는 "울진 않았는데, 딱 울기 전까지는 갔던 것 같다"고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아무 말도 안 들렸을 것 같다"는 말엔 "다 들려서 더 슬프고 더 후회되고 그랬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나한테는 올해 매일매일이 기회인데 그 기회를 놓친 것 같아서 많이 아쉬웠고, 빨리 다시 던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그래도 팀 승리에 기여해 만족하고 있다"며 "첫 승을 해보고 싶었는데 선배님들이 잘 도와주셔서 첫 승을 할 수 있었다. 이제 또 시작이니까 앞으로도 좋은 기록을 써나가고 싶다"고 얘기했다. 

한 달 밖에 안 됐지만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나날들. 모든 기억들이 정우주의 피가 되고 살이 될 경험들이다. 정우주는 "고등학교 3년 했던 것보다 더 값진 경험을 하는 것 같다"고 말하며 또 한 번 미소지었다.



사진=한화 이글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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