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김민재의 향후 거취를 둘러싼 이적설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2023년 여름, 나폴리에서 뮌헨으로 이적하며 유럽 정상급 수비수로서의 위상을 굳히는 듯했던 김민재는 또다시 중요한 커리어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최근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가 그의 영입에 강한 관심을 드러냈으며, 김민재의 세리에A 복귀 가능성도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스포츠 매체 '원풋볼'은 최근 이탈리아 스포츠 매체는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의 보도를 인용,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안 지운톨리 단장은 김민재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뮌헨에서의 부진을 기회로 삼고 있다. 유벤투스는 더 저렴한 이적료로 김민재를 영입할 가능성을 타진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유벤투스가 저렴한 이적료를 전제로 영입을 구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뮌헨은 지난해 여름 김민재의 5000만 유로(약 808억원)의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해 이적시켰지만, 유벤투스는 이보다 훨씬 낮은 금액에 협상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최근 유벤투스가 겪고 있는 재정적 상황과 맞물려 있다. 유벤투스는 UEFA 파이낸셜 페어플레이(FFP) 규정을 의식해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선수단 리빌딩에 있어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영입 정책을 펴고 있다.
유벤투스는 최근 수년간 수비진 개편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현재 글레이송 브레메르만이 유일한 주전 수비수로 평가받고 있는 수비진의 퀄리티는 유럽 경쟁 구단들과의 격차를 메우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유벤투스에 김민재가 합류할 경우 브레메르와 함께 이상적인 센터백 듀오를 형성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풋볼' 역시 김민재와 브레메르의 합을 긍정적으로 예상했다.
매체는 "두 선수 모두 신체 능력과 압박 저항 능력, 공중볼 경합에서 강점을 보인다. 다만 두 선수 모두 비슷한 스타일이어서 중복 자원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포백 체제라면 이 조합은 세리에A 최고의 센터백 조합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민재의 유벤투스행은 단순히 유럽 내 이적이 아니라, 커리어 안정화를 위한 중요한 전략적 선택일 수 있다. 이탈리아 무대는 김민재가 가장 빛났던 무대였기 때문이다.
그는 나폴리 시절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 뽑힐 만큼 인정받았으며, 당시 이탈리아 언론들 역시 "김민재는 세리에A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아시아 선수 중 하나"라고 평가한 바 있다.
따라서, 이탈리아 팬들 역시 그의 복귀를 반길 가능성이 크다.
이에 더해, 유벤투스의 단장 지운톨리가 김민재의 상황을 면밀히 주시 중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김민재를 이탈리아 무대로 처음 데려왔던 인물이 바로 지운톨리이기 때문이다.
지운톨리는 김민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다. 2022년 여름, 페네르바체에서 활약하던 김민재를 이탈리아 무대로 이끈 인물이 바로 당시 나폴리의 단장이었던 지운톨리였다. 김민재가 영입된 뒤 루치아노 스팔레티 당시 나폴리 감독이 "지운톨리의 선물"이라며 그를 잘 활용했다.
김민재는 세리에A 데뷔 시즌에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나폴리의 33년 만의 스쿠데토라는 기적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이후 뮌헨이 그의 바이아웃 조항인 5000만 유로를 즉시 발동하면서 단 1시즌 만에 이적이 성사됐다.
그러나 독일 무대에서의 활약은 기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다수의 독일 언론들에 따르면, 김민재는 시즌 내내 아킬레스건 부상을 안고 경기를 소화했고, 이는 경기력 저하로 직결되었다.
본인도 이를 인정했다.
최근 독일 매체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김민재는 "부상은 아직 완치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또한 변명일 수 있다. 나는 내 경기력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혀, 프로로서의 태도를 보여주었지만 동시에 그의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그의 기복 있는 경기력은 특히 UEFA 챔피언스리그와 같은 큰 무대에서 더 두드러졌다. 잦은 위치 선정 실수, 패스 미스, 순간적인 집중력 저하가 실점으로 연결되었고, 이는 뮌헨 수비진의 불안정성과 맞물려 도마에 올랐다.
일부 독일 현지 매체에서는 그가 뮌헨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을 내리기도 했다. 김민재는 이탈리아 무대에서는 괴물이라 불릴 정도로 압도적이었으나, 독일에서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뮌헨의 복잡한 수비 재편 계획 속에서 김민재의 거취는 불투명해졌다.
독일 유력지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뮌헨은 김민재의 이적 제안을 열어두고 있으며, 여름 이적 시장에서 현실적인 조건이 제시되면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김민재는 아직 유럽 무대에서 경쟁을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쳤으며,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의 고액 제안을 당장 수락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들도 김민재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각각 수비 보강을 염두에 두고 김민재를 리스트에 올려놓은 상태다.
뮌헨에서 확고한 주전 자리를 보장받지 못한 상태에서 김민재가 다음 시즌에도 뮌헨에 남는다면 현재와 같은 몸 상태, 기복 있는 기용 패턴 속에서 시즌을 보내야 할 가능성이 있다.
유럽 정상급 수비수로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선 보다 안정적이고 전술적으로 본인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팀으로의 이적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다가오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그의 선택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축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