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 김성윤이 24일 대구 KIA 타이거즈전에서 활약한 뒤 인터뷰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여러 조언 속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삼성 라이온즈 김성윤은 2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무려 6타수 4안타(1홈런) 2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2023년 8월 16일 대구 LG 트윈스전 이후 617일 만에 홈런을 때려냈다. 또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4안타 경기를 선보이며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 기록을 작성했다. 삼성은 17-5로 대승을 거두며 2연승으로 나아갔다.
김성윤은 3회말 무사 1루서 우전 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들었다. 삼성은 해당 이닝서 2점을 추가해 4-1로 달아났다. 5회말 선두타자로 출격한 김성윤은 KIA 투수 김대유의 3구째, 134km/h 패스트볼을 강타해 비거리 125m의 우월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5-1을 빚었다. 6회말엔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중전 안타를 쳤다. 삼성은 6회에만 8점을 뽑아내며 빅이닝으로 미소 지었다.
8회말 마지막 타석서 김성윤은 2사 2루에 1타점 우전 적시 2루타를 쳐 17-3을 기록했다.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김성윤의 시즌 성적은 24경기 타율 0.358(67타수 24안타) 1홈런 11타점 16득점, 장타율 0.522, 출루율 0.411, 득점권 타율 0.474 등이 됐다.
승리 후 만난 김성윤은 "이진영 타격코치님께서 정말 많은 도움을 주신다. 항상 감사하다"며 "홈런을 치고 들어왔을 때도 코치님이 '잊어버려라'라고 하셨다. 내 방향은 '콘택트'라고 하셨고, 나도 그 마음가짐을 잃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김성윤은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는 말을 계속 되뇐다. 잘 치고 싶어 하면 못 치고, 편하게 즐기면 안타가 나오더라"며 "송은범 선배님이 시즌 초반 치킨을 사주시며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야구하라고 말씀해 주셨다. 한번 해보니 정말 그렇게 되더라"고 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김성윤이 24일 대구 KIA 타이거즈전에서 홈런을 친 뒤 축하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 김성윤이 24일 대구 KIA 타이거즈전에서 홈런을 친 뒤 홈런 인형을 들고 미소 짓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다음은 김성윤과의 일문일답.
-데뷔 첫 4안타 경기 소감부터 듣고 싶다.
▲야구장에서 이진영 코치님께서 항상 내 마음을 잡아주신다. 경기 계획을 짤 때도 도움을 많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또 늘 응원해 주는 가족들과 아내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오랜만에 홈런을 쳤다.
▲기분이 무척 좋긴 했는데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마자 이진영 코치님께서 '잊어버려라'라고 말씀해 주셨다. 다시 마음을 내려놓으려 했다. 그게 다음 타석까지 이어져 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잘 맞았기 때문에 파울 폴대 밖으로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홈런일 것이라 직감했다. 베이스를 도는 데 그렇게 어색할 수가 없더라. 아무런 플레이 없이 돈다는 게 너무 어색해 감정이 색달랐다. 매일 전력 질주만 하다가 4개의 베이스를 천천히 돈다는 게 이상했다. 기분이 좋기도 했다.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반응은 어땠나.
▲내게 파워가 있다는 것은 동료 선수들도 많이 알고 있었다. 선발투수 데니 레예스 선수가 내게 와 '너 몇 피트 쳤다'고 말해주더라. 아리엘 후라도 선수도 항상 내게 '스테이 인 더 미들(Stay in the middle)'을 강조한다. 스윙이 가운데에 머무를 수 있게 하라고 했는데, 이번에도 내게 '그렇게 친 덕에 홈런이 나왔다'고 이야기해 주더라. 많은 선수들에게서 좋은 조언을 얻고 있다.
-최근 타격감이 좋다. 비결이 있을까.
▲야구장에 들어서면 늘 생각하는 게 있다.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라는 말이다. 타석에서도 항상 이 말을 되새긴다. 잘 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못 치고, 그냥 내려놓고 편하게 경기를 즐긴다는 마음으로 하면 안타가 나온다. 그런 과정들이 계속 반복되는 것 같다. 힘 빼고 가볍게 내가 원하는 공만 기다리고 있다. 그게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김성윤은 자신의 헬멧과 모자에도 '필생즉사 필사즉생'을 적어뒀다.)

삼성 라이온즈 김성윤이 자신의 헬멧에 필생즉사 필사즉생 등을 적어뒀다.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삼성 라이온즈 투수 송은범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그 이야기를 김영웅에게도 해줬는데, 김영웅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나도 선배, 형들에게 정말 좋은 조언을 많이 들었다. 특히 올 시즌 초반 주루사를 했을 때 투수 송은범 선배님께서 같이 치킨을 먹으며 조언을 해주셨다. 생각보다 내 나이(1999년생)가 많더라. 송은범 선배님이 내게 해주신 따뜻한 조언을 나도 후배 선수들에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웅이에게 야구에 대한 접근을 달리 해보자는 말을 많이 한다.
-송은범이 먼저 불러서 치킨을 사준 것인가.
▲그렇다. 선배님이 먼저 '성윤아 내 방에 와 치킨 먹자'고 하셨다. 내 룸메이트인 포수 이병헌과 같이 가서 셋이 대화를 나누며 먹었다. 그때 부정적인 감정들을 많이 떨쳐냈다. 선배님이 야구장에서 계속 웃지 않고 울상으로 있으면 안 좋은 기운들이 모인다고 하셨다.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야구하라는 말씀도 해주셨다.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미신 등을 잘 믿는 편은 아니라 뭔가 미신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다음 날부터 웃으며 야구를 하니 안타가 나오고 결과가 좋아졌다.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걸 느꼈다.
-작년엔 스윙이 크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올해는 달라진 듯하다.
▲솔직히 결과는 정말 운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것 같다. 지금 당장 결과가 너무 좋게 나오고 있지만 계속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이진영 코치님께서 말씀해 주시는 콘택트와 좌중간 방향으로 타구를 보내는 것을 연습할 때부터 신경 쓴다. 올해 스프링캠프 때도 코치님께서 작년에 그렇게 큰 실패를 맛봤으니 올해 만회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셨다. 내 방향은 '콘택트'라고 하셨다. 난 지금도, 앞으로 은퇴할 때까지도 이 마음가짐을 변치 않고 간직하려 한다.

삼성 라이온즈 이진영 코치가 정규시즌 경기를 앞두고 배팅볼을 던져주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김성윤이 24일 대구 KIA 타이거즈전에서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이종욱 작전·외야코치가 오며 김성윤의 야구 시야가 넓어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종욱 코치님께서 정말 허를 찌르는 주루 플레이를 유도하신다. 허점을 잘 파고드는 분 같다. 코치님께서 한 번씩 난 아예 생각지도 못한 플레이를 주문하실 때도 있다. '와 이렇게도 야구할 수 있구나'라는 걸 많이 느꼈다. 큰 도움이 되고 있다. 1루에선 강명구 주루코치님께서 많이 도와주시고 계속 날 컨트롤해 주신다.
-팀 내 외야진이 탄탄해 시즌 초반엔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다.
▲초조한 마음 때문에 계속 부정적인 감정들이 모이지 않았나 싶다. 어찌 됐든 다음 날 야구장에 나와야 하고 플레이도 해야 했다. 그 초조한 마음으로만 야구하기에는 스스로 너무 힘들더라. 쫓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내가 내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는데 그냥 내려놓고 편하게 야구를 받아들이고 즐기기로 했다. 이후 내 마음이 꾸준히 좋은 방향으로 바뀌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삼성 라이온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