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개막전 경기, 6회초 1사 1,2루 KIA 조상우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정규시즌 개막 이후 한동안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KIA 타이거즈 불펜이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KIA는 15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2연승을 달린 KIA의 시즌 성적은 8승10패(0.444)가 됐다. KIA가 올 시즌 개막 후 무실점 승리를 거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선수는 선발투수 제임스 네일이었다. 네일은 6이닝 5피안타 1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KT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여기에 경기 후반 1이닝씩 책임진 조상우-최지민-정해영이 무실점 투구로 승리를 완성했다. 조상우는 지난 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즌 첫 구원승을 수확한 지 일주일 만에 2승째를 올렸다.

22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개막전 경기, 6회초 수비를 마친 KIA 최지민이 포효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9회초 KIA 정해영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날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던 KIA다. 네일이 6이닝 동안 단 1점도 주지 않았지만, 타선이 KT 선발 고영표를 공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투구수가 91구까지 불어난 네일은 더 이상 마운드를 지킬 수 없었고, 7회초부터 불펜이 가동됐다.
KIA는 가장 먼저 조상우를 올렸다. 조상우는 유준규의 2루수 땅볼로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채운 뒤 장준원을 삼진 처리했고, 김상수에게도 삼진을 솎아냈다. 여기에 7회말 최원준의 홈런포로 0의 균형이 깨졌다.
8회초 구원 등판한 최지민도 제 몫을 다했다. KT의 테이블세터 멜 로하스 주니어와 허경민을 각각 우익수 뜬공, 2루수 땅볼로 잡아낸 뒤 김민혁에게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강백호에게 헛스윙 삼진을 끌어내면서 이닝을 끝냈다.
경기를 끝내러 마운드로 향한 선수는 마무리투수 정해영이었다. 정해영은 9회초 장성우의 삼진, 황재균의 유격수 땅볼, 최성민의 투수 땅볼로 KT의 추격을 저지했다.
투수들의 호투 릴레이에 사령탑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상대 선발 투수의 구위가 좋아 쉽지 않은 경기였는데, 네일이 6이닝 동안 대등한 승부를 해주면서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며 "승리투수가 된 조상우가 계속해서 좋은 투구를 해주고 있고, 타이트한 상황에 등판한 최지민과 정해영도 팀 승리를 잘 지켜줬다"고 밝혔다.

3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연습경기, 8회초 KIA 조상우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3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연습경기, 8회초 KIA 조상우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KIA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자유계약) 시장에 나온 장현식(LG 트윈스)을 떠나보냈다.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장현식이 이적했기 때문에 누군가는 공백을 메워야 했고, 외부 영입을 원했던 KIA는 지난해 12월 키움 히어로즈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026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라운드 지명권, 현금 10억원을 키움에 내주면서 조상우를 품었다.
출혈을 감수하고 불펜을 강화한 KIA는 조금이나마 걱정을 덜었다. 당시 KIA 관계자는 "팬들의 기대치는 높아진 게 사실인데, (지난해 상위권 팀이었던)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좋은 전력으로 상위권 경쟁을 펼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어떻게든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KIA는 올 시즌 초반 주축 불펜투수들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조상우를 비롯해 대부분의 불펜투수들이 제 기량을 뽐내지 못했다. 좌완투수 곽도규는 지난 14일 병원 검진에서 좌측 주관절 굴곡근 및 인대 손상 진단을 받았고, 내측측부인대 재건술(토미존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사실상 올 시즌 남은 경기에 등판할 수 없게 됐다.
상황은 다소 어렵지만, 시즌 첫 무실점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끌어올린 KIA 불펜이다. 조상우는 15일 경기를 마무리한 뒤 "우리 팀에는 좋은 투수들이 많다. 시즌 초반에 아직 좋지 않아도 다들 자기 위치를 찾을 것이고 곧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그러면 더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