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2022-2023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손흥민이 분데스리가에서는 중간급 선수였다.
영국 매체 '팀 토크'는 지난 1일(한국시간) "손흥민은 예전만큼 강력함이 없다. 더 이상 맹렬한 스피드를 낼 수 없다. 뛰어난 골 결정력도 전성기만큼 확실하지 않다"라며 주장했다.
이어 "토트넘은 현실적으로 손흥민을 매각하기 어렵다. 손흥민이 앞으로 전반전인 능력이 하락할 것이기 때문이다"라며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계속 사령탑으로 있을 거면 손흥민은 좋은 로테이션 자원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토트넘이 앞으로 경기장 위에서 더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려면 손흥민이 주장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지금의 토트넘은 계획대로 전진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면서 주장직 박탈을 주장했다.
앞서 스페인 매체 '피차헤스'는 "뮌헨이 현재 토트넘에 있는 손흥민을 눈여겨 보고 있다. 뮌헨은 다음 이적시장에 그를 영입하기 위한 제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보도하며 뮌헨 이적설이 불거졌다.
뮌헨은 앞서 2021년에도 손흥민에 대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당시 뮌헨은 손흥민에게 5년간 주급 20만파운드(약 3억 6800만원)의 제안을 했지만 이적이 성사되지 않았다.
이어 "뮌헨이 다음 시즌 공격진 보강을 계획하고 있다. 손흥민은 뮌헨이 추구하는 플레이 스타일에 부합하는 선수다. 손흥민은 뮌헨에서 그간 없었던 우승 트로피를 들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손흥민이 뮌헨으로 가면 우승컵을 추가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더욱이 케인과 손흥민의 호흡을 분데스리가에서 다시 볼 수 있는 가능성은 최근 뮌헨의 2선 공격진의 부진과도 맞물려있다. 킹슬리 코망, 르로이 사네, 세르주 그나브리 등이 최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뮌헨이 이들의 판매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피차헤스'는 "이런 전략이 가까운 미래에 손흥민이 뮌헨에 도착하도록 이용할 수 있다. 아직 양 구단의 공식적인 확인이 없지만 손흥민이 뮌헨에 합류하는 가능성은 다가오는 이적시장에 흥미로운 요소를 더하고 있다"라며 뮌헨 이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토트넘의 미온적인 태도에 손흥민은 일단 재계약 없이 1년 연장 옵션만 받아들였다. 기존 계약은 2025년 여름까지지만, 옵션 발동으로 1년 연장돼 내년 여름까지 토트넘에서 뛰게 된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손흥민은 논란을 일으키는 선수가 아니지만, 새로운 계약 논의가 전혀 진행되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이 새로운 계약 대신 1년 옵션을 발동하며 손흥민의 미래를 유보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매체는 "토트넘의 접근 방식은 논리적일 수 있지만, 손흥민과 팬들에게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는 분석도 덧붙였다.
토트넘도 손흥민의 대체자를 계속 찾는 분위기다. 영국 매체 '풋볼인사이더'는 "토트넘 내부에서 손흥민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손흥민의 잠재적인 대체자를 고르고 있다. 크리스탈 팰리스의 에체베리 에제가 좋은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라며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했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올여름이 손흥민의 이적료 수익을 챙길 수 있는 마지막 이적시장이다. '보스만룰(계약 기간이 6개월 남으면 타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는 권리)'에 의해 2026년이 되면 손흥민은 FA가 되기 때문이다.
손흥민도 이런 상황에 토트넘 잔류에 회의적인 것으로 보인다.
영국 유력지 '더 타임즈'는 "토트넘은 손흥민과 재계약을 통해 구단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남기길 원하고 있다. 그러나 손흥민이 계약 연장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을 매각할 생각이 없으며 토트넘에서 은퇴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이 토트넘의 재계약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내보내려는 게 아닌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려고 한다는 것이다.
2015년 여름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10년간 토트넘의 전설이 됐다. 하지만 단 하나의 트로피 없이 긴 시간을 보내왔다. 올 시즌도 카라바오컵과 FA컵에서 모두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고 리그에서는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남은 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뿐이다.
그런 와중에 뮌헨 이적설은 손흥민의 무관을 깰 수 있는 유력한 선택지로 꼽힌다. 지난 2023-2024시즌 무관에 그친 뮌헨은 올 시즌을 앞두고 뱅상 콤파니 감독을 선임해 달라진 공격축구를 선보였다. 해리 케인이 분데스리가 2년 차에 공격력을 선보이며 분데스리가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뮌헨은 후반기에 불안한 출발을 보였는데 그간 부진했던 2선 공격진이 부활하지 않으면서 득점력이 올라오지 않았고 계속해서 이들의 계약 관련한 막스 에베를 스포츠 디렉터 등의 인터뷰가 이어지고 있다.
분데스리가 경험이 있는 점도 손흥민의 매력 포인트다. 어린 시절 함부르크 아카데미에 입단하면서 유럽 무대에 진출한 손흥민은 함부르크 역대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레버쿠젠에서도 손흥민은 측면과 중앙 공격수를 오가며 활약했었다.
또 케인과의 호흡도 기대 요소다. 토트넘에서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골 합작(47골) 기록을 세운 두 사람은 케인이 2023년 여름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호흡이 끊겼다. 두 사람이 뮌헨에서 재회한다면 뮌헨 공격에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손흥민의 주급이 합리적이라는 점도 고려할 만한 요소다. 손흥민은 지난 2021년 7월 토트넘과 두 번째 재계약을 체결할 때 주급 19만 파운드(약 3억 4935만원), 연봉 약 988만 파운드(약 181억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과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킹슬리 코망과 세르주 그나브리(1900만 유로, 약 288억원)도 현재 손흥민보다 많은 급여를 받고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 동료 김민재는 1700만 유로(약 258억원)를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팀 내 7위에 해당하는 급여다.
당장 손흥민의 의지에 달려있다. 손흥민이 10년간 토트넘에서 얻은 것은 개인적인 영광뿐이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훌륭한 업적이다. 하지만 1년 남은 계약 기간 안에 토트넘이 그를 붙잡을지는 미지수다. 분데스리가 빅클럽 뮌헨의 관심이 손흥민을 다시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