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오키나와, 김지수 기자) '대투수'의 배움에는 끝이 없었다. '코리안 몬스터'를 바라보면서 자신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KIA 타이거즈 토종 에이스 양현종은 25일 일본 오키나와의 킨 타운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 등판, 2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양현종은 이날 KIA가 1-0으로 앞선 3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이달 18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진행된 1차 스프링캠프에서는 불펜 피칭만 소화한 가운데 한화 타선을 상대로 2025 시즌 첫 실전 피칭에 나섰다.
양현종은 이날 최고구속 141km를 찍은 직구를 비롯해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40개의 공을 뿌렸다. 올해 첫 실전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투구 내용이었다.
양현종은 등판을 마친 뒤 "좋다고 볼 수도 없고 안 좋다고 볼 수도 없는 내용이었다"며 "선수 생활을 오래했지만 스프링캠프 첫 실전 등판은 항상 긴장되고 설렌다. 오늘도 그런 마음으로 던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1988년생인 양현종은 2024 시즌 29경기 171⅓이닝 11승 5패 평균자책점 4.10으로 제 몫을 해줬다. 리그 전체에 타고투저 바람이 강하게 불었던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성적표를 받았다.
KIA는 지난해 이의리를 비롯한 국내 선발투수들의 잦은 부상 이탈에도 양현종이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켜준 게 큰 힘이 됐다. 그 결과는 2017년 이후 7년 만에 통합우승이었다.
양현종은 올해도 일찌감치 3선발 보직을 부여받았다. KIA는 양현종과 제임스 네일, 아담 올러, 윤영철 등 1~4선발이 이미 완성됐다. 객관적인 선발투수진 평가에서 10개 구단 최강이라는 말이 나온다.
양현종은 일단 방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우리를 1강이라고 말하지만 아직 시즌이 시작도 하지 않았다"며 "주변 얘기에 동요하지 않고 캠프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현종은 다만 올해부터 ABS(자동투구판정 시스템) 스트라이크 존 설정이 지난해보다 다소 낮아지는 만큼 여기에 맞춰 커브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양현종은 커브 구사가 뛰어난 투수들의 영상을 틈 날 때마다 챙겨보고 있다. 특히 1년 선배인 한화 이글스 류현진의 영상을 애청 중이다.
양현종은 "작년에도 ABS 시행에 맞춰 커브를 많이 던지려고 했는데 기존 내 투구 패턴을 바꾸는 게 쉽지 않았다"며 "올해도 커브 구사가 중요할 것 같다. 투구 패턴에 변화를 줄지 시즌에 들어가면 고민해야 하겠지만 지금은 좋은 피칭을 위해서 커브가 포인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캠프 때 류현진 형의 커브 영상을 많이 봤다. 현진이 형을 보면 '이게 볼배합이다'라는 게 느껴진다. 나도 연차가 있는 투수지만 보고 배워야 한다. 이걸 배우면 나도 타자와 승부가 훨씬 수월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양현종은 이와 함께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내년 3월 열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류현진과 출전하고 싶다는 목표도 내비쳤다.
류지현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2026 WBC 대표팀 최종 엔트리 구성 과정에서 나이를 배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올해 성적과 기량만으로 선수를 뽑겠다는 기준을 밝혔다.
류현진의 경우 태극마크에 대한 열망을 꾸준히 밝히고 있다. 류현진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마지막 대표팀 경력이다. 당시 양현종도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현종은 "실력으로 WBC 선수 선발을 한다고 들었을 때 나도 열심히 해서 류현진 형과 같이 대표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몸과 실력이 되고 국제대회에 나설 수 있다면 언제든 출전해서 잘 던지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KIA 타이거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